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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나의 도장

낮은울타리............... 조회 수 1746 추천 수 0 2002.12.24 15: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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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8. 91년 9월호에 실렸던 이야기

나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도장이 있다. 이미 20년이나 지난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다.

중학교에 입학하려면 입학원서에 찍을 도장이 필요하다며 선생님께서 도장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교육자 가정에서 7남매를 연이어 대학교육까지 시켜야 했던 나의 아버지로서는 도장 하나 남들처럼 제대로 새겨 주기도 경제적 형편이 어려웠을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아버지께서 쓰시던 헌 도장을 깎아 버리고 손수 서툰 솜씨로 밤새워 도장을 파 주지 않으면 안 되셨다.

친구들은 모두 도장 전문가가 새긴 번듯한 도장으로 세련되게 도장을 찍는데, 나는 손때 타서 거무죽죽한 나무 도장을, 그것도 잘 쓴 글씨가 아닌 비뚤어진 글씨의 보잘것 없는 도장을 꺼내 누가 볼세라 어디서 훔쳐 온 도장마냥 살짝 찍어야만 했다.

남이 가진 것보다 내 것은 항상 못하다는 사실이 어쩌면 그렇게도 부끄럽고 서러웠던지….

차차 철이 들면서 아버지의 사랑으로 새겨 주신 그 도장은 어느 유능한 예술가가 새긴 조각품보다도 더 훌륭하고 귀중한 것이 되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나의 못생긴 도장은 각종 진단서나 서류에 유용하게 쓰여지면서 사용하면 할수록 섬세하신 아버지의 한없이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도장을 찍을 때마다 못생긴 도장을 부끄러워하며 서러워했던 철없던 시절의 나의 행동에서 아버지의 성실하시고 검소하신 삶을 부끄러워했던 불효를 느끼고 마음이 참 아팠다.

사연을 모르는 주위의 많은 이들이 내 도장을 보며, “과장님! 돈 벌어 어디 쓰십니까? 신분에 맞게 좋은 걸로 다시 파세요.” 하는 충고도 하고, 또 실제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게 아주 값비싼 고급 도장을 선물로 사 온 분도 있었지만 나는 오로지 이 못생긴 도장만을 사용한다. 쓰지 않으면 배은망덕하기라도 한 것 같아서.

최근 우연히도 30년 만에 그 도장을 아버지께서 보실 기회가 있었다. 나는 아버지께서 밤을 새시며 손수 파 주셨던 이야기며, 딴 애들과  비교해 너무 보잘것없는 도장이라 느끼며 부끄럽고 서러워 울었던 지난 날의 이야기를 해 드렸다.

그 후, 아버지로부터 영문 모를 소포가 하나 왔다. 궁금해하며 열어 보았더니 아버지께서 수십 년을 쓰시던 상아 도장을 깎아 내 이름을 예쁘게 새긴 도장이 들어 있었다.

그 도장과 함께 곱게 접어 넣어 두신 짧은 글.

“사랑하는 순옥아! 아버지가 새겨 준 것이라며 30년이나 간직해 온 너의 못생긴 도장을 보니, 키울 때 잘해 주지 못하고 고생만 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버지 마음이 많이 아프더구나. 그 도장은 네가 계속 쓰기에는 이제 너무 보잘것 없는 것이 되었지. 이것은 아버지가 평생을 써 왔던 도장인데 이제 정년 퇴임을 하고 나니 더 이상 쓸 일이 없어서 다시 깎아 네 이름을 새겨 보았다.

아버지 생각하며 평생을 유익하게 써 다오.”

나는 그 소포와 편지를 받고 그만 울어 버렸다. 그 도장 속에 새겨진, 내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든 고생과 설움을 읽으며 소리내어 울었다.

그 때에 비하면 너무나 경제적으로 부요해지고 풍족한 요즘의 나의 삶을 보며 나는 내 사랑하는 딸들에게 평생을 두고 간직할 만한  정성어린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날이면 날마다 공부, 공부 하며 살아야 하는 그 아이들에게 바쁘게 뛰어다니는 이 삭막한 엄마가  동심어린 무엇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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