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매주 주보에 넣기 좋은 기독교적인 글만 엄선하여 모았습니다.

예수님도 비유로

예화모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못생긴 나의 도장

낮은울타리............... 조회 수 1747 추천 수 0 2002.12.24 15:41:25
.........
Best 8. 91년 9월호에 실렸던 이야기

나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도장이 있다. 이미 20년이나 지난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다.

중학교에 입학하려면 입학원서에 찍을 도장이 필요하다며 선생님께서 도장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교육자 가정에서 7남매를 연이어 대학교육까지 시켜야 했던 나의 아버지로서는 도장 하나 남들처럼 제대로 새겨 주기도 경제적 형편이 어려웠을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아버지께서 쓰시던 헌 도장을 깎아 버리고 손수 서툰 솜씨로 밤새워 도장을 파 주지 않으면 안 되셨다.

친구들은 모두 도장 전문가가 새긴 번듯한 도장으로 세련되게 도장을 찍는데, 나는 손때 타서 거무죽죽한 나무 도장을, 그것도 잘 쓴 글씨가 아닌 비뚤어진 글씨의 보잘것 없는 도장을 꺼내 누가 볼세라 어디서 훔쳐 온 도장마냥 살짝 찍어야만 했다.

남이 가진 것보다 내 것은 항상 못하다는 사실이 어쩌면 그렇게도 부끄럽고 서러웠던지….

차차 철이 들면서 아버지의 사랑으로 새겨 주신 그 도장은 어느 유능한 예술가가 새긴 조각품보다도 더 훌륭하고 귀중한 것이 되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나의 못생긴 도장은 각종 진단서나 서류에 유용하게 쓰여지면서 사용하면 할수록 섬세하신 아버지의 한없이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도장을 찍을 때마다 못생긴 도장을 부끄러워하며 서러워했던 철없던 시절의 나의 행동에서 아버지의 성실하시고 검소하신 삶을 부끄러워했던 불효를 느끼고 마음이 참 아팠다.

사연을 모르는 주위의 많은 이들이 내 도장을 보며, “과장님! 돈 벌어 어디 쓰십니까? 신분에 맞게 좋은 걸로 다시 파세요.” 하는 충고도 하고, 또 실제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게 아주 값비싼 고급 도장을 선물로 사 온 분도 있었지만 나는 오로지 이 못생긴 도장만을 사용한다. 쓰지 않으면 배은망덕하기라도 한 것 같아서.

최근 우연히도 30년 만에 그 도장을 아버지께서 보실 기회가 있었다. 나는 아버지께서 밤을 새시며 손수 파 주셨던 이야기며, 딴 애들과  비교해 너무 보잘것없는 도장이라 느끼며 부끄럽고 서러워 울었던 지난 날의 이야기를 해 드렸다.

그 후, 아버지로부터 영문 모를 소포가 하나 왔다. 궁금해하며 열어 보았더니 아버지께서 수십 년을 쓰시던 상아 도장을 깎아 내 이름을 예쁘게 새긴 도장이 들어 있었다.

그 도장과 함께 곱게 접어 넣어 두신 짧은 글.

“사랑하는 순옥아! 아버지가 새겨 준 것이라며 30년이나 간직해 온 너의 못생긴 도장을 보니, 키울 때 잘해 주지 못하고 고생만 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버지 마음이 많이 아프더구나. 그 도장은 네가 계속 쓰기에는 이제 너무 보잘것 없는 것이 되었지. 이것은 아버지가 평생을 써 왔던 도장인데 이제 정년 퇴임을 하고 나니 더 이상 쓸 일이 없어서 다시 깎아 네 이름을 새겨 보았다.

아버지 생각하며 평생을 유익하게 써 다오.”

나는 그 소포와 편지를 받고 그만 울어 버렸다. 그 도장 속에 새겨진, 내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든 고생과 설움을 읽으며 소리내어 울었다.

그 때에 비하면 너무나 경제적으로 부요해지고 풍족한 요즘의 나의 삶을 보며 나는 내 사랑하는 딸들에게 평생을 두고 간직할 만한  정성어린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날이면 날마다 공부, 공부 하며 살아야 하는 그 아이들에게 바쁘게 뛰어다니는 이 삭막한 엄마가  동심어린 무엇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 반성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2 콜린 파월의 생활신조 13가지 콜린 파월 2003-01-06 1704
181 하나님 일과 내 일 존 화이트 2003-01-06 1707
180 능력 있는 기도법 리차드 포스터 2003-01-06 2816
179 묵상하는 복 [1] 이성희 목사 2003-01-06 1689
178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김윤정 2003-01-06 1606
177 세월에 깎이지 않는 얼굴 박재순 2002-12-28 1715
176 어느 훈련병의 일기 낮은울타리 2002-12-24 2192
175 자전거 [1] 낮은울타리 2002-12-24 1442
» 못생긴 나의 도장 낮은울타리 2002-12-24 1747
173 어느 봄날의 기억 살로트 웨크슬러 2002-12-24 1522
172 나의 스승, 나의 아들 이민정 2002-12-24 1566
171 테디 베어 데일 로얄, 2002-12-24 1477
170 이웃사랑과 바꾼 결혼 십주년 여행약속 중앙일보 2002-12-24 2210
169 보고십흔 내아들 좋은생각 2002-12-24 1512
168 전철 계단 손잡이 [1] 솔로몬 2002-12-24 1537
167 어머니의 한쪽 눈 솔로몬 2002-12-24 1669
166 남편의 사랑 솔로몬 2002-12-24 1580
165 이불은 누가 빨라구 낮은울타리 2002-12-24 1351
164 할머니의 초콜릿 권채경 2002-12-24 1485
163 만남의 소망 낮은울타리 2002-12-24 2634
162 누가 포도잼 병을 깨뜨렸나? 임지혜 2002-12-24 1195
161 가장 중요했던 시험 문제 조안.C. 존스 2002-12-24 2551
160 한 알의 콩 이야기 [1] 솔로몬 2002-12-24 1820
159 온유한 사람 칼빈 2002-12-07 2484
158 성인이 되자 [1] 예화 2002-12-07 1591
157 온유한 사람 하아로우 2002-12-07 2109
156 지식에 대한 오해 file [1] 로자베스 캔터 2002-12-07 1781
155 잘못된 사상과 풍조 키르헬 2002-12-07 1917
154 혼란 중에 드려야 할 바른 예배 예화 2002-12-07 2580
153 누가 더 예배를 필요로 하는가? 예화 2002-12-07 3046
152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말라 file [1] 베토벤 2002-12-07 2571
151 생각하는 시간 율리아누스 2002-12-07 2065
150 육체의 소욕을 결단하는가 아셉시마스 2002-12-07 2381
149 역전의 승부정신 예화 2002-12-07 2305
148 길을 잘 모를 때 file [1] 예화 2002-12-07 2193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