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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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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10월5일 오전 8시11분.
영국 런던의 패딩턴. 테임즈 소속의 교외선과 그레이트 웨스턴 소속의 급행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했다.불에 타 신원조차 알기 어려운 60구에 이르는 시신들.
참사의 직접 원인은 교외선의 기관사가(그도 사망했다)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 데 있었다. 단순 과실이 부른 참화?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영국의 철도 차량이 신호등을 무시했던 예가 643회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번에 참화를 부른문제의 빨간 신호등도 지난 6년 동안 8번이나 그냥 지나쳤다.
말하자면 영국 철도의 신호체계에 일찍부터 빨간 신호등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안전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당연히 프랑스처럼 자동정지체계(ATP)를 설치했어야 마땅했다.
신호체계를 담당·운영하는 레일 트랙은 런던의 주식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기업의 하나이다. 3년 전 상장 당시 3.90파운드였던 주가는 지난 8일 현재 12.58파운드를 호가하고 있다.
주가가 3배 이상 뛰는 동안 안전 문제는 뒷전에 밀려 있었던 셈이다. 아니, 안전 문제가 뒷전에 있었기 때문에 주가가 그렇게 뛸 수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는 이윤 추구와 공공의 안전 사이에 이해가 상충한다고 생각한다.
토니 블레어 정부의 운수상 존 프레스콧은 스스로 `국가적 수치'라고 칭한 사건 뒤에 이렇게 말했다. 이윤 추구와 공공 안전 사이의 이해 상충. 그는 이 사실을 알기 위해 수십 명의 죽음이 필요했던 것일까? 토니 블레어 정부는 여론의 화살을 대처-존 메이저의 보수당 정권 탓으로 돌리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대처 핑계는 허위'라는 <옵저버>의 지적처럼 집권 뒤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은 토니 블레어 정부도 이번 참사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영국에서 공공 부분의 사기업화(민영화)에 불을 당긴 사람은 물론 대처 총리이다. 79년 집권한 대처는 미국의 레이건과 함께 `국가는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문제를 일으킬 뿐'이라며 국가 축소를 주장하며 공공 부문을 사기업에 넘겼다.
전화(84년), 가스(86년), 수도(89년), 전기(90년) 등을 사기업에 팔았는데 대처의 뒤를 이은 존 메이저는 96년 서둘러서 철도를 백여개의 기업에 쪼개서 팔았다.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개선이란 애초의 기대는 곧 허물어졌고 수익성 없는 노선은 폐쇄됐다. 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낮아졌고 안전 역시 더 소홀해졌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지난해 한해 정부로부터 17억파운드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10억파운드를 넘는 이윤을 챙겼다.
토니 블레어는 야당 시절에 철도의 사기업화를 단호하게 비판하면서 집권하면 다시 국영화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지금은 비행 관제 서비스와 런던 지하철 운영도 사기업으로 전환시킬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의 패딩턴 참사가 그의 정책 노선을 크게 변화시킬 것 같지는 않다. 패딩턴의 빨간 신호등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빨간 신호등이 되기엔 그의 제3의 길이 신자유주의에 아주 밀착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르몽드>와 <리베라시옹>은 이구동성으로 공공의 안전을 이윤 추구에 양보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특히 <르몽드>는 12일치 `위험한 사기업화(민영화)'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공공서비스에 수익성이 개입될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도 우파로 분류되는 레이몽 바르 전 총리는 이번 참사를 이데올로기가 불러온 불길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이데올로기란 물론 신자유주의를 말한다. 그는 이어서 프랑스에서 사기업화 할 만한 것은 이미 다 했다. 이제 중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늘의 한국에도 필요한 충고가 아닐까 싶다.
<한겨레신문, 99. 10. 18, 홍세화>
영국 런던의 패딩턴. 테임즈 소속의 교외선과 그레이트 웨스턴 소속의 급행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했다.불에 타 신원조차 알기 어려운 60구에 이르는 시신들.
참사의 직접 원인은 교외선의 기관사가(그도 사망했다) 빨간 신호등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 데 있었다. 단순 과실이 부른 참화?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영국의 철도 차량이 신호등을 무시했던 예가 643회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번에 참화를 부른문제의 빨간 신호등도 지난 6년 동안 8번이나 그냥 지나쳤다.
말하자면 영국 철도의 신호체계에 일찍부터 빨간 신호등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안전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당연히 프랑스처럼 자동정지체계(ATP)를 설치했어야 마땅했다.
신호체계를 담당·운영하는 레일 트랙은 런던의 주식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기업의 하나이다. 3년 전 상장 당시 3.90파운드였던 주가는 지난 8일 현재 12.58파운드를 호가하고 있다.
주가가 3배 이상 뛰는 동안 안전 문제는 뒷전에 밀려 있었던 셈이다. 아니, 안전 문제가 뒷전에 있었기 때문에 주가가 그렇게 뛸 수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는 이윤 추구와 공공의 안전 사이에 이해가 상충한다고 생각한다.
토니 블레어 정부의 운수상 존 프레스콧은 스스로 `국가적 수치'라고 칭한 사건 뒤에 이렇게 말했다. 이윤 추구와 공공 안전 사이의 이해 상충. 그는 이 사실을 알기 위해 수십 명의 죽음이 필요했던 것일까? 토니 블레어 정부는 여론의 화살을 대처-존 메이저의 보수당 정권 탓으로 돌리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대처 핑계는 허위'라는 <옵저버>의 지적처럼 집권 뒤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은 토니 블레어 정부도 이번 참사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영국에서 공공 부분의 사기업화(민영화)에 불을 당긴 사람은 물론 대처 총리이다. 79년 집권한 대처는 미국의 레이건과 함께 `국가는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문제를 일으킬 뿐'이라며 국가 축소를 주장하며 공공 부문을 사기업에 넘겼다.
전화(84년), 가스(86년), 수도(89년), 전기(90년) 등을 사기업에 팔았는데 대처의 뒤를 이은 존 메이저는 96년 서둘러서 철도를 백여개의 기업에 쪼개서 팔았다.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개선이란 애초의 기대는 곧 허물어졌고 수익성 없는 노선은 폐쇄됐다. 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낮아졌고 안전 역시 더 소홀해졌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지난해 한해 정부로부터 17억파운드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10억파운드를 넘는 이윤을 챙겼다.
토니 블레어는 야당 시절에 철도의 사기업화를 단호하게 비판하면서 집권하면 다시 국영화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지금은 비행 관제 서비스와 런던 지하철 운영도 사기업으로 전환시킬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의 패딩턴 참사가 그의 정책 노선을 크게 변화시킬 것 같지는 않다. 패딩턴의 빨간 신호등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빨간 신호등이 되기엔 그의 제3의 길이 신자유주의에 아주 밀착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르몽드>와 <리베라시옹>은 이구동성으로 공공의 안전을 이윤 추구에 양보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특히 <르몽드>는 12일치 `위험한 사기업화(민영화)'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공공서비스에 수익성이 개입될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도 우파로 분류되는 레이몽 바르 전 총리는 이번 참사를 이데올로기가 불러온 불길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이데올로기란 물론 신자유주의를 말한다. 그는 이어서 프랑스에서 사기업화 할 만한 것은 이미 다 했다. 이제 중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늘의 한국에도 필요한 충고가 아닐까 싶다.
<한겨레신문, 99. 10. 18,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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