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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까요 (일상)

정원............... 조회 수 1310 추천 수 0 2003.12.09 23:10:40
.........

[글방234]행복할까요 (일상)

 

사람들은 흔히 나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가족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그들은 나와 같이 사는 것을 과연 행복하게 여길까요?

물론 아내나 아이들은 나와 같이 지내는 것을 좋아하며 나는 그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또한 나와 같이 지내는 것을 통해서 불편한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예원이가 사소한 일로 마음에 화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예원이는 속이 상한 채로 내 옆에 같이 누워서 조용한 목소리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그러고 나면 마음이 상한 것이 나아지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한지 1분쯤 되었을까 갑자기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습니다.
도저히 예원이 옆에 있을 수가 없어서 나는 예원이를 놔두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예원이가 이상해서 나에게 다가오자 나는 말했습니다.
“안돼.. 예원아.. 조금 이따가 오너라. 지금은 안 돼..”
나는 그러면서 가슴의 갈갈이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을 달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며칠 후의 밤이었습니다.
학원에 다녀온 예원이가 집으로 들어왔는데 그녀를 보는 순간 섬찟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주위에 있는 어두운 기운을 선명하게 느꼈지요.
예원이는 집에 오면 제일 먼저 내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좋아합니다.
들어와서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쉬었다 자기 방으로 가지요.
그래서 이 날도 역시 내 방에 들어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조여드는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나는 또 밖으로 도망쳤습니다.
이것은 먼저의 느낌과 달랐습니다.
먼저번에 느꼈던 가슴이 찢어지는 듯이 아픈 느낌.. 이것은 보통 혈기. 분노의 영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지금 느꼈던 가슴이 조여들고 묵직해지는 느낌.. 이러한 것은 대체로 두려움에 속한 기운입니다. 예원이는 최근에는 밤에 혼자 오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이날은 갑자기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내가 항상 가족들의 상태에 대해서 이렇게 고통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깥에서 사람을 만날 때나 전화를 받아야 할 때에는 영을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히 영이 나쁜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도 그러한 충격을 받는 일은 드뭅니다.
그러나 집에서는 긴장을 풀고 있는 상태이며 또 글에 몰두하고 있거나 내적인 영성의 훈련을 하고 있을 때는 아주 민감한 상태에 있게 되기 때문에 자기를 방어하지 못할 때가 많으며 그럴 때는 옆에 있는 사람의 상태가 그대로 전달이 되어 고통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사람의 얼굴이나 이름은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영의 특성이나 느낌은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끈적거리는 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이들은 예리한 느낌의 영, 어떤 이는 밝거나 어떤 이는 어두움의 영.. 두껍거나 혼돈스럽거나.. 뜨거운 느낌.. 아무튼 그러한 특성들이 선명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끈적거리는 영이나 기운은 대체로 음란성에 관련된 것입니다. 뜨거운 느낌이나 압박감은 대체로 혈기성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영의 상태는 그들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흘러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안에 있는 어떤 특성, 교활함이라든지, 성급함이라든지, 순진함이라든지, 고집이나 지배욕이라든지.. 하는 기운이 그대로 느껴지게 됩니다. 그것들은 그들 자신을 그대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나에게 각 사람의 고유한 특성을 어떻게 잘 느끼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때로 사람들은 나에게 “저보다 더 저를 잘 아시는 것 같아요!” 하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그들의 영혼에 그렇게 기록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개들은 냄새를 맡는 후각이 사람보다 4천 배 정도 예민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한 사람마다 고유한 냄새를 느끼고 냄새를 통하여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와 같이 우리가 영성에 대해서 훈련하고 그 영으로 살다보면 그 영의 느낌이나 감촉에 대해서 좀 더 예민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내가 사람들의 영적 상태를 잘 감지하고 상대방의 상태로 인하여 힘들어할 때가 많으니까 한번은 아내가 물었습니다.
“여보.. 당신은 영이 민감해서 바람도 못 피겠네요?”
나는 웃었습니다.

“많이 고통스럽겠지.. 생각이 복잡한 사람의 옆에 가면 머리가 아프고 혈기가 많은 이들의 옆에 가면 가슴이 아프고 음란성이 있는 이의 옆의 가면 가슴도 터질 것 같고 몸도 여기 저기 아프게 되니까..”
그런 면에서 보면 영이 민감해질수록 죄가 고통스럽게 느껴지니까 좋은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예원이는 자기 때문에 아빠가 아픈 것을 알고는 속이 상해서 울었습니다. 그리고는 집에 올 때는 정말 자기의 영을 잘 보호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예원이는 그 후 한동안 나의 방에 직접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먼저 기도를 드리고 마음이 맑아진 상태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나의 방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러니 나와 같이 사는 가족들도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내는 전화를 많이 받습니다.
대체로 눌리고 어두운 이들이 전화를 많이 합니다.
전화벨이 울리는 그 순간 어두운 기운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물론 영이 맑은 이들도 가끔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은 생각과 영이 어둡고 눌려 있습니다.
즐겁고 명랑한 그리스도인들을 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입니다.
유감이기는 하지만 슬픈 기독교의 현실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은 전화로 대화하고 있는 아내에게 내가 손짓으로 말했습니다.
“여보.. 그냥 전화 끊어요. 그 사람은 당신이 어떤 말을 해도 아무 것도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는 지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요”
물론 나는 아내가 누구와 대화를 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다만 상대방의 영혼이 스스로 어두움을 받아들이고 있고 빛을 튕겨버리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이야기를 한 것이지요. 그런 상태에서는 도움을 주려는 이나 받으려는 이나 둘 다 유익이 없고 괴롭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월요 기도모임에 다녀온 후에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신이 나서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그녀의 영을 점검합니다.
하루는 그녀의 머리를 보니 흑암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말합니다.
“이리 와요. 머리 아퍼.. 지금 당신 머리에 빼낼 것이 많아요..”
아내는 말합니다.
“응? 나 지금 영이 아주 좋은 데요? 기도도 잘 되고.. 마음도 너무 기쁜데..”
“그래도 머리에는 나쁜 게 많이 붙어 있어요.”

나는 손으로 가볍게 아내의 머리를 살살 건드립니다.
아내는 아프다고 비명을 지릅니다.
“아이고.. 너무 아파요. 머리가 쏟아지는 것 같아요..”
“거봐요.. 이렇게 살살 건드려도 엄청 아프잖아요.
당신의 영이 멀정할 때는 이보다 몇 배나 세게 때려도 하나도 안 아파요..“
“그참.. 이상하네.. 영이 참 좋았는데..”

“지금 당신의 가슴에는 따뜻한 불이 많이 와 있어요. 하지만 머리에는 어둠이 좀 쌓였어요.
하지만 이제 조금만 뽑으면 되요..“
그렇게 5분 정도 두드리자 아내는 멀정해졌습니다.
그녀는 신기한 듯이 말합니다.
“응..? 참 이상하네. 이제는 하나도 안 아프네.. 근데 왜 은혜를 받고 좋았는데 머리에 어둠이 있죠?”

“집회에는 여러 사람들이 오잖아요.
그러니까 은혜와 어둠이 서로 섞이게 되요.
집회에서 기도와 찬양을 할 때에는 빛이 오지만 집회가 끝이 난 후에나 중간에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그러한 어둠이 많이 들어오지요.
그리고 그런 모임에 처음 오는 분들은 본인들은 모르겠지만 대부분 어둠으로 가득해서 오는 것이 보통이에요.
그러니 그러한 영이 섞여서 아프게 되는 거죠.”
“아. 그렇군요..”

그런 다음부터는 아내도 바깥에 나갔다가는 내 곁에 오기 전에 몹시 조심을 합니다. 물론 잊어버릴 때도 많지요. 그럴 때 나도 글에 몰두하고 있다든지.. 해서 방심을 하게 되어 자신의 영을 방어하지 않으면 고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 그러니 내 영을 잘 관리해야 하는 나도 조심해야 하지만 나와 같이 사는 가족들도 자신의 영을 잘 관리해야 하고 지켜야 하는 긴장상태에 항상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조용히 있어야 하지요.
아내는 마음놓고 화를 내지도 못한다고 농담삼아 불평하기도 합니다. 아내가 화가 나면 내가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되니까요.

내가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되면 아파하거나 트림을 하거나 하면 가족들은 놀라서 서로 쳐다봅니다.
그리고는 "누가 범인이지? 누가 아빠를 아프게 했지?" 하고 묻습니다.
그러면 나는 "아니야. 이건 당신들과는 상관없어. 밖에서 온 마귀야. 내가 책쓰는 것 방해하려고 온 마귀야.."하고 대답하곤 합니다.
그러니 나와 같이 있는 이들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항상 자신의 영적 상태를 돌아보아야 하니 좋은 면도 있겠지요.
하지만 때로은 그러한 것들이 피곤하게 여겨지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가족이란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모든 가족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서로 불편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서로 같이 있다는 사실을 행복하게 느끼지요.
서로 사랑하고 서로 위로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또는 같이 장난을 치고 즐기면서 살아가지요. 우리는 모두 부족하고 다 같이 실수를 많이 하지만 그렇게 헤매가면서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 아줌마들이 모여서 열심히 가족의 험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 같이 남편 흉을 보고, 시댁에 대해서 불평들을 쏟아놓고, 또 말을 안 듣고 속을 썩이는 자식 놈들에 대한 푸념을 합니다. 그리고 내 팔자야..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저녁이 되어 그들은 헤어집니다.
밥을 할 시간이 되었네, 애들이 학교 갔다가 집에 올 때가 되었네, 남편 좋아하는 된장찌개를 끓여야겠네.. 하면서 그녀들은 자리를 뜹니다.
나는 그것을 읽다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게 바로 가족이 아닐까요?
속을 썩이고 상하게 하지만, 그래도 가족입니다.
푸념을 하고 불평을 해도 그래도 돌아갈 집이 있고 가족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사실입니다.

이제 나도 글 머리에 시작했던 질문에 대해서 답을 쓰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가족들은 나와 함께 지내는 것을 행복하게 여길 것입니다.
그리고 나도 그렇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것들이 부족하고
불편함이 있겠지만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하게 삽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꾸는
행복의 원천이기에
사랑하는 한 우리 모두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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