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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에 만난 장마

보시니............... 조회 수 929 추천 수 0 2003.07.24 06: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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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에 만난 장마

밤마다 비가 내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던 여름이 있었다. 그 해 여름에, 어김없이 찾아온 장마로 인해 전국에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냈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집이 물에 잠기고 축대가 무너지고 수돗물이 끊기는 등의 극심한 피해는 피할 수 있었지만, 비가 내리는 밤이면 조마조마해서 마음이 마를 날이 없었다.
부모님이 니트 의류를 만들어 업체에 납품하는 영세 규모의 하청업을 시작하시던 즈음이었다. 자금이 부족해 빚까지 얻어 어렵게 사업을 꾸려가던 시절이었기에 남의 건물 지하에 세를 드는 수밖에 없었다. 한 줌의 햇빛도 없는 공간, 있으나마나 한 통풍 시설, 지저분한 화장실 …. 무엇보다도 여름에 비가 좀 많이 올라치면 흘러 들어오는 빗물이 문제였다.
특히 장마철의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기라도 하면 열악한 건물 구조로 인해 공장 입구의 계단을 타고 내부로 빗물이 흘러드는 것이었다. 좁은 공간으로 인해 바닥에 쌓아놓을 수밖에 없는 재단 천들, 완제품 형태를 갖추기 전의 스웨터 부속들이 빗물에 고스란히 젖기 일쑤였다. 낮에는 그래도 빗물을 받아내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밤에는 사람이 지키지 않는 한 어떤 피해를 입을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좀 굵은 비가 내린다 싶으면 꼭 공장에 가보아야 했다.
그때처럼 밤에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도해 본 적이 없었다. 답답한 지하에서 하루종일 스웨터 먼지와 싸워가면서 새벽녘에야 퇴근하신 부모님은 지친 몸으로 잠자리에 드시는 날이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성수기인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부모님의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 밀려 있으면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2시까지 일하시기 일쑤였다.
부모님은 그렇게 힘들게 일하신 후 단잠을 주무시다가도 비 내리는 소리를 단번에 알아듣고 일어나서 공장으로 향하셨다. 새벽녘은 그래도 낫지만, 밤 1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드셨는데 두세 시쯤 비가 내리면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천근만근 되는 몸을 겨우 추스르시는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도 너무나 안쓰러웠다. 자가용도 없던 그 시절 밤비를 뚫고 택시를 타고 공장으로 달려가 지하 공장의 빗물 제거를 하셨던 것이다.
당시 고3이었던 나는 빗소리도 못 듣고 자다가 대문 닫히는 소리에 잠시 잠이 깼다 다시 잠들곤 했다. 어쩌다 빗소리를 듣고 깨던 날이면 어머니는“얼른 더 자고 학교 가야지”하며 아예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셨다. 그런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느새 잠에 빠져들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공장에서 흘러드는 빗물을 단속하느라 분주하실 텐데 학교 갈 시간에 맞춰 어김없이 전화로 나를 깨워주셨다. 돌이켜 보니 참 철없던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쏟아지는 폭우에 쓰러지는 농작물을 망연자실 바라보아야 하는 농부들의 그 애타는 마음에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오직 성실로 일관해 오신 부모님의 삶 가운데 비는 참으로 잊을 수 없는 고생 목록 중 하나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비만큼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지혜를 절실히 가르쳐 주는 교사도 없다.
요즘 전국은 오히려 넘쳐서 문제되었던 날들이 그리울 정도로 비 소식이 갈급하다. 논두렁에 주저앉아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바닥을 바라보는 농부들의 눈빛과 한숨을 보며 비에 대한 추억이 오히려 사치 같이 느껴진다. 이제는 하루라도 속히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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