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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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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의 신비를 아시나요
대학교 때 친했던 친구랑 단 둘이 치악산을 갖다 온 적이 있다. 당시 이러저러한 문제로, 장래에 대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를 떨쳐 보려고 무작정 여행을 작정한 것이다.
교회 차량 봉사자의 특권(?)으로 담임 목사님의 협조를 구해 교회차를 빌렸다. 친구는 느닷없이 내일 여행 떠나자고 제안하는 말에 어안이 벙벙해서 무슨 일 있냐고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잔말말고 그냥 간단한 개인물품 챙겨서 와! 다른 준비는 다 내가 할 테니 …"
다음날 아침, 일찍 관광지도를 쫙 펼쳐놓고 가고 싶은 데 아무데나 찍으라고 했다. 일단 강원도로 가보자고 해서 지도책을 짚어가며 동쪽으로 나아갔다. 우수에 젖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맞으며 다니고 싶을 만한 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원주쯤 가다가 웅장한 산세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공기에 안내판을 보니 치악산 국립공원이었다.
'그래, 여기야!' 둘이 의견을 모아 방향을 바꿨다. 시간과 방향에 얽매이지 않은 것, 발길 따라 아니 차도 따라 아무데나 갈 수 있는 이의 자유가 좋은 점을 이때 알았다. 도중에 국토 순례단 행렬과 마주쳤다. 일정 지점을 정해서 도보로, 혹은 차를 얻어 타고 무작정 걷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의미 있고 자유로워 보였다.
들어가는 입구를 몰라 산 아래를 빙빙 돌다보니 발길이 적은 통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일단 차로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둘이 산속으로 들어갔다. 좁은 길을 통해 한참 가다보니 사람들이 한둘씩 보인다. 비가 와서 그런지, 정문 입구가 아니라서 그런지 인적은 뜸했다. 산 중턱쯤에 꽤 규모 있는 절이 보였다. 구룡사. 아홉 마리 용이 살던 연못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었다. 바람 따라 흔들리며 낮게 울리는 풍경소리와 산속의 고요함, 새와 풀벌레 소리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경주 수학여행 때 불국사에 들어가 본 것 빼곤 절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인지 부담이 됐지만 느끼고 싶었다. 불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보다 이해를 갖고 싶었다. 향이 타는 냄새, 조용한 목탁 소리. 내 안에 그런 것에 대한 거부감을 씻어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 하는 인간적 구도(求道)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거기를 나와 산속으로 좀더 들어갔다. 해충과 독사 같은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자연이 뿜어내는 대지의 숨결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는 열망뿐.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데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봉우리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줄기가 모여 이룬 작은 웅덩이가 보였다. 손을 대보니 무척 차갑다. 친구는 '이런 기회 흔치 않다'며 옷을 훌훌 벗어 던지더니 들어간다. 차갑다고 오싹오싹 떨면서도 좋다고 유혹한다. 깊은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의 차가움을 경험하면서 우리나라 몇 군데에 있는 얼음골들이 이해가 됐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져서 우린 서둘러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저녁 또한 간단히 해결하고 의자를 젖히고 침대 삼아 누웠다. 후두둑, 후두두둑. 빗소리와 산속의 적막감, 기기묘묘한 분위기. 태고의 적막이 이럴까 싶은, 두려움과 또 다른 신비였다.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이야기가 이런 것일까.
일상생활과 분리된 산속의 경이로움처럼 하나님은 얼마만큼 나와 떨어져 계시기에 경이로우신 분일까. 그 경이에 대한 탐구와 열정이 식은 지 오래다.
눈을 감으며 기도했다. '주님, 주님의 신비 속에 나를 집어넣어 주소서 ….' 깊은 산속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대학교 때 친했던 친구랑 단 둘이 치악산을 갖다 온 적이 있다. 당시 이러저러한 문제로, 장래에 대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를 떨쳐 보려고 무작정 여행을 작정한 것이다.
교회 차량 봉사자의 특권(?)으로 담임 목사님의 협조를 구해 교회차를 빌렸다. 친구는 느닷없이 내일 여행 떠나자고 제안하는 말에 어안이 벙벙해서 무슨 일 있냐고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잔말말고 그냥 간단한 개인물품 챙겨서 와! 다른 준비는 다 내가 할 테니 …"
다음날 아침, 일찍 관광지도를 쫙 펼쳐놓고 가고 싶은 데 아무데나 찍으라고 했다. 일단 강원도로 가보자고 해서 지도책을 짚어가며 동쪽으로 나아갔다. 우수에 젖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맞으며 다니고 싶을 만한 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원주쯤 가다가 웅장한 산세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공기에 안내판을 보니 치악산 국립공원이었다.
'그래, 여기야!' 둘이 의견을 모아 방향을 바꿨다. 시간과 방향에 얽매이지 않은 것, 발길 따라 아니 차도 따라 아무데나 갈 수 있는 이의 자유가 좋은 점을 이때 알았다. 도중에 국토 순례단 행렬과 마주쳤다. 일정 지점을 정해서 도보로, 혹은 차를 얻어 타고 무작정 걷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의미 있고 자유로워 보였다.
들어가는 입구를 몰라 산 아래를 빙빙 돌다보니 발길이 적은 통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일단 차로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둘이 산속으로 들어갔다. 좁은 길을 통해 한참 가다보니 사람들이 한둘씩 보인다. 비가 와서 그런지, 정문 입구가 아니라서 그런지 인적은 뜸했다. 산 중턱쯤에 꽤 규모 있는 절이 보였다. 구룡사. 아홉 마리 용이 살던 연못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었다. 바람 따라 흔들리며 낮게 울리는 풍경소리와 산속의 고요함, 새와 풀벌레 소리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경주 수학여행 때 불국사에 들어가 본 것 빼곤 절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인지 부담이 됐지만 느끼고 싶었다. 불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보다 이해를 갖고 싶었다. 향이 타는 냄새, 조용한 목탁 소리. 내 안에 그런 것에 대한 거부감을 씻어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 하는 인간적 구도(求道)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거기를 나와 산속으로 좀더 들어갔다. 해충과 독사 같은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자연이 뿜어내는 대지의 숨결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는 열망뿐.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데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봉우리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줄기가 모여 이룬 작은 웅덩이가 보였다. 손을 대보니 무척 차갑다. 친구는 '이런 기회 흔치 않다'며 옷을 훌훌 벗어 던지더니 들어간다. 차갑다고 오싹오싹 떨면서도 좋다고 유혹한다. 깊은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의 차가움을 경험하면서 우리나라 몇 군데에 있는 얼음골들이 이해가 됐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져서 우린 서둘러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저녁 또한 간단히 해결하고 의자를 젖히고 침대 삼아 누웠다. 후두둑, 후두두둑. 빗소리와 산속의 적막감, 기기묘묘한 분위기. 태고의 적막이 이럴까 싶은, 두려움과 또 다른 신비였다.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이야기가 이런 것일까.
일상생활과 분리된 산속의 경이로움처럼 하나님은 얼마만큼 나와 떨어져 계시기에 경이로우신 분일까. 그 경이에 대한 탐구와 열정이 식은 지 오래다.
눈을 감으며 기도했다. '주님, 주님의 신비 속에 나를 집어넣어 주소서 ….' 깊은 산속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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