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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Calling Water)

이정수............... 조회 수 1730 추천 수 0 2003.10.21 23:58:07
.........
고전예화 259.  마중물(Calling Water)

우리 어릴 적 펌프질로 물길어 먹을 때
마중물이란 게 있었습니다.

마중물 한 바가지 먼저 펌프 윗구멍에 붓고
부지런히 펌프질하다 보면
마중물은 어두운 땅 속 깊이 내려 가
꾹 엎드려 숨어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 만납니다.

잠시 후
마중물이 데불고 오는 그 큰 물줄기의 무게가
낭창하게 손에 느껴지는 감이 오졌습니다.

나 기쁨 잃고 우울하였을 때,
나 믿음 잃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방황 할 때,
나 엄두 잃고 우두커니 손놓고 앉았을 때,

나 위하여 기쁨의 마중물 되어 준 사람 있습니다.
내 속에 태산 같은 믿음의 마중물 되어 준 사람 있습니다.
내 앞 서 팔 걷어 부치고 그 엄청난 큰 일,
시작할 수 있도록 마중물 되어 준 사람 있습니다.

내 삶의 답답한 심연 속에 시원한 생수로 찾아 온 마중물 사람,
그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제
나도 누군가의 마중물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도 마중물 노릇하며 살겠습니다.

<임의진의 시, 마중물을 좋은 의미에서 par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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