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糟糠之妻不下堂(조강지처불하당)

이정수............... 조회 수 2561 추천 수 0 2003.10.26 16: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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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281. 糟糠之妻不下堂(조강지처불하당)

후한 중흥조 세조 광무제 밑에는 소위 <鐵中의 錚錚>이라 불리는 뛰어난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大司空 벼슬로 있는 송홍(宋弘)도 인물 좋고 글 잘하는 쟁쟁한 인물이었습니다. 마침 광무제에게는 그 남편이 죽고 일찍 혼자되어 쓸쓸히 살고 있는 누님인 아름다운 호양공주가 있었습니다. 이 호양공주가 송홍을 매우 사모하는 터였습니다.

이를 알아차린 광무제는 이 두 사람을 맺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광무제가 아무리 천자라 하나 이미 부인이 있는 송홍이고, 또 당시 법도로 보아 공주를 신하의 첩으로 보낼 수는 없고, 오히려 본 부인을 첩실로 좌천 시켜야 하는 곤란한 입장이라 광무제는 우선 송홍의 마음을 알아 볼 양으로 어느 날 호젓한 자리를 마련하고 송홍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호양공주가 옆방에서 광무제와 송홍의 대화를 들을 수 있도록 미리 안배하였습니다.

광무제 曰, 여보게 송홍, 어떠신가? 사람이란 그 신분에 걸  맞게 사는 것이 옳은 것 아닌가? 사람이 가난 할 때는 가난한 대로의 사귐이 있고 부해지면 또 부해진 대로의 사귐이 있는 법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제 나라의 귀한 벼슬을 살게 되었으니 그에 걸 맞는 새 부인을 정실로 맞이하는 것이 옳은 일 아니겠는가? 자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 좋은 부인 감을 소개하겠네.

송홍 曰, 폐하, 아닙니다. 옛 사람이 말한 바 貧賤之交不可忘(빈천지교불가망)이요 糟糠之妻不下堂(조강지처불하당) 이라는 말씀이 참으로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우했던 시절을 함께 하였던 사귐을 잊을 수 없고, 너무 가난하여 술 지게미나 쌀겨같이 보 잘 것 없는 음식으로 고생하며 살아온 아내는 제 아무리 運數大通하여 부귀공명을 얻었다 하더라도 不下堂 할 수 없다. 즉 내쫓거나 마구 대하할 수 없습니다. 광무제도 옳은 말이라 하였습니다.

옛날 조강지처 본 부인과 새로 들인 첩실과 함께 사는 어떤 사람이 큰 병을 얻어 자리에 누웠습니다. 오전에는 본 부인이 약 수발을 하고, 저녁에는 첩실이 약 수발을 드는데, 묘한 것은 오전에 먹는 약 사발은 많기도 했다가 적기도 했다가 들쭉날쭉 인데, 저녁 약 사발은 항상 일정하였다는 것입니다.

하여, 이 사람은 저 놈의 마누라가 투기가 심하여 성의 없이 약을 다리는구나 하고 몹시 괘씸하게 여기고 더욱 첩실을 애지중지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람이 본 부인이 약 다리는 것을 보니 졸았으면 졸은 대로 덜 되었으면 덜 된 대로 그대로 들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이 번에는 첩실이 약 다리는 것을 보니 졸았으면 물을 더 붓고 많으면 약을 수채 구멍에 내버리고 일정하게 만들어 들여오더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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