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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임금이라 생각하오?

이정수............... 조회 수 1137 추천 수 0 2003.10.26 16: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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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282. 내가 어떤 임금이라 생각하오?

<자치통감>은 북송 사마광(1019-1086)이 편찬한 편년체 역사서로 중국 周나라 위열왕(B.C.403)부터 후주 세종(A.D.960)까지, 1362년 동안의 역사 가운데 임금이 나라를 다스림에 참고가 되고 거울이 될만한 것을 그의 독특한 사관에 입각하여 편집 정리된 총 294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입니다.

<자치통감>에 전국시대 魏(위)나라 임금 文侯(문후)와 관련한 세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하나는 문후는 어진 이를 스승으로 섬기고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반드시 예의를 표하는 임금이었다는 이야기. 둘째는 문후가 신하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다가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오늘 산지기와 사냥할 것이라 약속한 것을 깜박 잊었소 그려, 하며 비 오는 들판을 가로질러 몸소 약속을 취소하고 돌아 왔다는 이야기.

셋째. 이런 성품의 문후가 어느 날 신하들에게 <내가 어떤 임금이라고 생각하오?> 라고 물었습니다. 모든 신하들이 어진 임금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임좌(任座)라는 신하가 어진 임금이 못된다고 바른 말을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문후가 심히 불쾌한 표정을 짓자 임좌는 조용히 물러갔습니다. 임좌가 물러 간 뒤 문후는 그제까지 좋다 나쁘다 一言半句 말 없이 가만히 앉아 있던 책황에게 물었습니다.

문후 曰, 그대는 나를 어떤 임금이라 생각하오?

책황 曰, 임금님은 어진 임금입니다.

문후 曰, 그대는 무엇으로 나를 어진 임금이라 하는 것이오?

책황 曰, 임금이 어질면 신하가 바른 말을 한다고 했는데, 조금 전 임좌가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임금님이 어진 임금인 줄 알았습니다.

문후는 그 말을 듣고 즉시 임좌를 불러오게 하여 정식으로 사과하였습니다.

문후에 얽힌 이 세 가지 이야기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문후는 위로 스승을 예로써 섬겼고, 아래로 미천한 산지기 백성과의 약속도 반드시 지켰으며, 자신의 약점을 과감히 인정할 줄 아는 도량을 지닌 임금이었다는 것입니다. 史家는 이 세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나서 <이로써 위나라가 부강하여졌다!>고 단 한 줄을 덧붙여 놓았습니다.

<정민, 책 읽는 소리, 마음산책, 181-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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