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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김학중............... 조회 수 1137 추천 수 0 2003.12.18 23: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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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누나와 나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왔다. 누나는 시집도 가지 않고 택시 기사로 일하며 나를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냈다. 그런데 어느 날 음주 운전 덤프 트럭이 중앙선을 침범해 누나의 택시와 충돌하였고, 누나는 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때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여자 쪽에서 내가 누나와 같이 산다면 파혼하겠다고 했고, 누나와 자신 중에 한 사람을 택하라는 최후 통첩을 해왔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의 상처도 옅어질 즈음, 나는 누나와 고아원을 방문하기 위해 함께 외출하게 되었다. 택시마다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는 도망치듯 지나가 버렸고, 우리 남매는 도로에 어둠이 짙게 깔리도록 택시를 잡을 수가 없었다. 몇 시간 후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 멈추어 섰다. 놀랍게도 운전사는 여자였다. 내가 누나를 택시에 안아 태우는 동안 그녀는 휠체어를 트렁크에 넣어 주었다. 고아원에 도착하여 어두운 길을 가는 동안에도 그녀는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우리가 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 주었다. 지금 나는 이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두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

- 아내의 말 한마디가 남편의 인생을 결정한다 / 김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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