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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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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김용택
비바람 분다 보리야
비바람이 불면
바람 온 쪽 보며
바람 간 쪽으로 쓰러지자
위엔 언제나 하늘이고
등엔 언제나 땅이다
온몸으로 끝까지 쓰러져
무릎에서 뿌리내려
몸 들고 고개 들고 일어서자
서너 번 쓰러지면
서너 번 일어나는 보리야
온몸이 일어나는 보리야
잘 드는 조선낫으로 베어도
피 한 방울 없는 보리야
가자
오뉴월 뙤약볕 아래
보릿대 춤으로 가자
<누이야 날이 저문다, 창작과비평사, 1988>
밭고랑 위에서
김소월
우리 두 사람은
키 높이 가득 자란 보리밭, 밭고랑 위에 앉았어라.
일을 필하고 쉬이는 동안의 기쁨이여.
지금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꽃이 필 때.
오오 빛나는 태양은 내려쪼이며
새무리들도 즐거운 노래, 노래 불러라.
오오 은혜여, 살아 있는 몸에는 넘치는 은혜여,
모든 은근스러움이 우리의 맘 속을 차지하여라.
세계의 끝은 어디? 자애의 하늘은 넓게도 덮였는데,
우리 두 사람은 일하며, 살아 있었어,
하늘과 태양을 바라보아라, 날마다 날마다도,
새라 새로운 환희를 지어내며, 늘 같은 땅 위에서.
다시 한 번 활기있게 웃고 나서, 우리 두 사람은
바람에 일리우는 보리밭 속으로
호미 들고 들어갔어라, 가지런히 가지런히,
걸어 나아가는 기쁨이여, 오오 생명의 향상이여.
<진달래꽃, 매문사, 1924>
송광택 목사님이 보내 주신 시예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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