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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 속 쉼터

이대희............... 조회 수 1378 추천 수 0 2004.05.22 13: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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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학원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였다. 한 방에 4명의 친구들이 함께 생활하였는데 이중 침대 두 개와 2인용 테이블 두 개가 다정스레 붙어 있었다. 2년 동안 같은 방에서 뒹굴었기에 친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고 자연스레 서로의 사람됨을 알게 되었다. 공부하는 방법도 각각 다르고 잠자는 시간도 달랐지만 서로 익숙해져 갔다. 한 학기 정도 지나고 나니 생활 습관도 비슷해졌다. 나는 시험이 바로 눈앞에 있어도 밤 12시가 되면 반드시 취침을 하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시험 기간에 생긴 일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밤 12시가 되어 침대에 누웠다. 아직도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어 "잡시다!"라고 말을 하자 두 명의 친구가 자기 책상 위의 전등을 끄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은 여전히 불을 켜 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한참 기다리다가 말을 꺼냈다. "내가 너희를 2년 동안 가르쳤으나 아직도 내 말을 듣지 않는도다." 그러자 옆에 누워있던 친구가 내 말을 받아 이렇게 말했다. "랍비여, 그자가 누구니이까?"
그때 불을 켜놓고 공부하던 친구가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 친구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나와 눈이 마주친 자가 바로 그니라." 우리 방안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 한참을 배꼽잡고 웃어댔다. 우리는 가끔 신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유머를 사용한다. 공부와 경건의 훈련이 때로 우리를 건조하게 만들지만 보잘것없는 공간에서도 우리는 잊을 수 없는 웃음의 보름달을 띄우곤 했다.
들판 위에 조그맣게 피어 오른 들풀과 이름 모를 꽃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그 시절 우리 마음엔 언제나 잔잔한 기쁨이 머물러 있었다.

-「하나님! 나는 공사중이에요」, 김원태,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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