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이한규의 사랑칼럼] 아직도 희망은 있습니다

무엇이든 이한규 목사............... 조회 수 748 추천 수 0 2004.05.24 15:17:23
.........

2004.5.17 (제 15호)  http://www.john316.or.kr

  일전에 인천에 살던 장인어른이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치었는데, 전치 13주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형사의 말로는 시속 60km로 달리다가 받은 큰 사고였고, 게다가 형사입건이 되는 '횡단보도 사고'였습니다. 간신히 구속은 연기되었습니다. 장인어른이 70이 다 되는 고령이기에 경찰이 피해자와 합의할 시간을 준 것입니다.

  그 일로 제일 염려했던 것은 6년 전에 한 번 쓰러진 경험이 있는 장인어른이 또 충격을 받고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점과 심장에 계란 만한 혹이 있어 심신이 지쳐 있는 장모님이 그 일로 건강이 악화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합의과정에서 생길 어떤 결정이 두 분의 마음에 충격을 줄 수도 있음을 알고 미리 두 분의 마음을 넓히는 작업을 폈습니다. 그래서 두 분에게 합의금으로 수천 만원을 지불할 각오를 하고 겸허하고 침착한 자세로 피해자에게 죄송함을 표현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위로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을 수 있지요. 많이 요구하면 집을 팔아서 드리세요. 돈은 자녀들이 다시 벌면 되지요."

  그런 마음의 대비를 미리 했기에 넉넉한 마음으로 피해자 가족들과 진솔한 합의 과정을 가질 수 있었고, 결국 사고 후 보름만에 피해자 가족들과 합의를 봤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최소한의 치료비용이라고 생각되는 '3백 만원'에 합의해 준 것입니다. 사고에 대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어떤 희생도 달게 받겠다는 겸손한 자세로 나간 것이 피해자 가족들의 선한 마음을 움직인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몇천 만원을 번 것 같아 저는 장모님에게 "정말 값싼 등록금 내고 인생의 좋은 교훈을 얻으셨다"고 좋아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넉넉하지 못하게 사는 장모님도 3백 만원 없어지는 것은 잊고 어린아이처럼 같이 좋아하셨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서 얻은 가장 귀한 소득은 "예수 믿는 사람 중에 아직도 좋은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예수 믿는 사람들이었는데, 가해자인 장인어른을 오히려 위로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합의금을 못 받아도 합의해 드릴게요." 참된 교인을 찾기 힘들다는 말들이 많은 이 시대에 그분들의 모습은 목사인 저에게 시원한 생수와 같았습니다.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들과 가해자 가족들이 모두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인천 영종도에 살았는데, 장인어른 내외를 영종도로 놀러오라고 초청까지 했습니다. 그때 인천남부경찰서 교통조사계 K 경장이 저에게 한 말은 지금도 생생하게 저의 귓전을 울립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다들 너무 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이한규(hanqyul@hanmail.net)
* 마음이 힘든 분들에게 추천해 주세요. 매일 아침에 따뜻한 글이 배달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54 무엇이든 [사랑밭 새벽편지]지혜 엄마의 답신 권태일 목사 2004-05-24 671
3553 무엇이든 [지리산 편지] 안식하는 삶 김진홍 목사 2004-05-24 795
3552 무엇이든 ▷◁ *solomoon의 1223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05-24 1120
3551 무엇이든 ▷◁ *solomoon의 1223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05-24 598
3550 무엇이든 [산마루 서신] 천사와 악마의 차이 file 이주연 2004-05-24 754
3549 무엇이든 [이한규 사랑칼럼] 칭찬은 행복을 불러옵니다 이한규 목사 2004-05-24 612
3548 무엇이든 [사랑밭 새벽편지]토끼의 보이지 않는 사랑 권태일 목사 2004-05-24 761
3547 무엇이든 감사합니다.. file 이요나 2004-05-24 791
3546 무엇이든 메일 책벌레 <스크랩> | 난 책을 쓴다, 고 로 존재한다 file 마중물 2004-05-24 769
» 무엇이든 [이한규의 사랑칼럼] 아직도 희망은 있습니다 이한규 목사 2004-05-24 748
3544 무엇이든 ▷◁ *solomoon의 1222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05-24 1071
3543 무엇이든 ▷◁ *solomoon의 1222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05-24 730
3542 무엇이든 [지리산 편지] 인재를 아끼는 사회가 되었으면 김진홍 목사 2004-05-24 715
3541 무엇이든 [예수님 마음으로] 너의 맘은 푸른 풀잎과 같이 file 손제산 2004-05-24 1977
3540 무엇이든 [예수님 마음으로] 너의 맘은 푸른 풀잎과 같이 file 손제산 2004-05-24 1876
3539 무엇이든 [지리산편지] 로마군과 미국군과 한국군 김진홍 2004-05-24 659
3538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00] 인도가 위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김우정 2004-05-24 1448
3537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00] 인도가 위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김우정 2004-05-24 810
3536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999]느림의 미학 이규섭 2004-05-24 1315
3535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999]느림의 미학 이규섭 2004-05-24 611
3534 무엇이든 유일한 길 file nulserom 2004-05-23 593
3533 무엇이든 *****아주 특별한 율동 카~드***** 암펠로스 2004-05-22 873
3532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송은주 2004-05-22 1122
3531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4-05-21 1066
3530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4-05-21 1097
3529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jhjiya 2004-05-21 1189
3528 무엇이든 방명록입니다 이진영 2004-05-19 757
3527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예수사랑 2004-05-19 1109
3526 무엇이든 [지리산 편지] 소니의 개혁가 구타라기 겐 ⑦ 김진홍 2004-05-17 755
3525 무엇이든 [예수님 마음으로] 나 사는 동안 file 손제산 2004-05-17 2231
3524 무엇이든 [예수님 마음으로] 나 사는 동안 file 손제산 2004-05-17 1160
3523 무엇이든 (이한규의 사랑칼럼) 상한 감정을 감싸 안으십시오 이한규 2004-05-17 693
3522 무엇이든 [사랑밭 새벽편지]신나는 웰빙(Well-Being)! file 권태일 2004-05-17 737
3521 무엇이든 ▷◁ *solomoon의 1220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05-17 1089
3520 무엇이든 ▷◁ *solomoon의 1220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05-17 624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