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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상자

국민일보............... 조회 수 1218 추천 수 0 2004.07.23 19:06:58
.........
매우 가난한 광부가 있었다. 광부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모두 두뇌가 명석했다. 하루는 장남이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나는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을 돕겠어요.” 광부는 기뻤다. 그러나 마음 한편은 무거웠다.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대학을 보낸단 말인가. 그렇다고 아들의 꿈을 꺾을 수는 없었다.
아버지는 커다란 상자 하나를 아들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아들아, 네가 자랑스럽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고학을 해야 한다. 나는 지금부터 너를 위해 이 상자에 돈을 모으겠다. 네가 의사가 되면 이 상자에 모은 돈으로 병원을 지어 주마. 이것은 우리 둘만의 약속이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아들은 열심히 공부해 의사가 됐다. 아버지는 까만 때가 낀 거친 손으로 장롱에서 상자를 꺼냈다. 상자는 비어 있었다.
“네 꿈을 꺾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했단다.”
아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아버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상자 속에는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어요. 그것은 제게 희망의 상자였습니다.”

<국민일보, 9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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