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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305. 위대한 목수와 위대한 나무
중국 춘추전국시대 당대 최고의 위대한 <石> 목수가 제자들과 함께 제나라 曲轅(곡원) 땅에 들렀다가 한 위대한 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나무 그늘은 수천 마리 소를 덮을 만 하였고, 나무 둥치는 백 아름이 넘고, 높이는 언덕 위 열 길이나 솟아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상수리나무였습니다. 그런데 <石> 목수는 그 위대한 나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쳤습니다. 저렇게 위대한 나무를 보고 아무 평도 없이 지나치다니 제자들은 의아했습니다.
제자 曰 : 스승님, 어찌 이 위대한 나무에 대하여 한 말씀도 없으십니까?
스승 曰 : 너희는 아직까지 나무 볼 줄을 모르는가?
이 나무는 크기만 컸지 아무 쓸모 없는 나무니라. 이 나무로 배를 만들면 배가 침몰할 것이요, 세간을 만들면 금방 금이 갈 것이며, 기둥을 세우면 금방 좀 먹을 것이고, 문짝을 짜면 바로 뒤틀릴 것이야, 나무로서 제대로 된 품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쓸모 없는 나무란 말이다. 그래서 아무도 이 나무를 베지 않았기에 이렇게까지 클 수 있었던 것이야.
그 날 밤 <石>목수가 잠들었을 때, 꿈에 그 위대한 나무의 혼령이 <石>목수를 찾아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石>목수여, 그대는 나를 무엇에 비교하였는가? 배를 만들 수 있는 튼튼하고 질긴 나무에 비교하였는가? 기둥으로 쓸만한 견고하고 무거운 나무에 비교하였는가? 세간을 만들 결이 고운 나무에 비교하였는가?
<石>목수여, 나는 그런 나무가 되지 않으려고 평생 무던히 애썼네. 그리하여 마침내 사람들에게 전혀 쓸모 없는 나무가 되는 데 마침내 성공하였네. 그 결과 사람에게는 쓸모 없지만 나 자신에게는 매우 쓸모 있는 일을 이루었네.
사람들은 어떤가? 결이 고운 나무, 견고한 나무, 질긴 나무, 튼튼한 나무는 모조 사람들의 소용에 맞도록 모조리 베어다 쓰지 않는가? 사람에게는 유용하다 할지라도 그 나무 자신에게 유용할 것이 무어 있겠는가? 오히려 비극 아닌가?
많은 쓸모 있는 사람의 운명도 쓸모 있어 일찍 잘려버린 쓸모 있는 나무의 운명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내가 쓸모 없는 나무라면, <石>목수 자네도 언젠가는 한 줌 흙으로 돌아가 소멸하고 말 쓸모 없는 사람이 아닌가? 이치가 이러하거늘 그대는 왜 그대의 기준으로 나를 판단하는가?
<莊子, 內篇, 人間世, 을유문화사, 48-49쪽>
중국 춘추전국시대 당대 최고의 위대한 <石> 목수가 제자들과 함께 제나라 曲轅(곡원) 땅에 들렀다가 한 위대한 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나무 그늘은 수천 마리 소를 덮을 만 하였고, 나무 둥치는 백 아름이 넘고, 높이는 언덕 위 열 길이나 솟아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상수리나무였습니다. 그런데 <石> 목수는 그 위대한 나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쳤습니다. 저렇게 위대한 나무를 보고 아무 평도 없이 지나치다니 제자들은 의아했습니다.
제자 曰 : 스승님, 어찌 이 위대한 나무에 대하여 한 말씀도 없으십니까?
스승 曰 : 너희는 아직까지 나무 볼 줄을 모르는가?
이 나무는 크기만 컸지 아무 쓸모 없는 나무니라. 이 나무로 배를 만들면 배가 침몰할 것이요, 세간을 만들면 금방 금이 갈 것이며, 기둥을 세우면 금방 좀 먹을 것이고, 문짝을 짜면 바로 뒤틀릴 것이야, 나무로서 제대로 된 품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쓸모 없는 나무란 말이다. 그래서 아무도 이 나무를 베지 않았기에 이렇게까지 클 수 있었던 것이야.
그 날 밤 <石>목수가 잠들었을 때, 꿈에 그 위대한 나무의 혼령이 <石>목수를 찾아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石>목수여, 그대는 나를 무엇에 비교하였는가? 배를 만들 수 있는 튼튼하고 질긴 나무에 비교하였는가? 기둥으로 쓸만한 견고하고 무거운 나무에 비교하였는가? 세간을 만들 결이 고운 나무에 비교하였는가?
<石>목수여, 나는 그런 나무가 되지 않으려고 평생 무던히 애썼네. 그리하여 마침내 사람들에게 전혀 쓸모 없는 나무가 되는 데 마침내 성공하였네. 그 결과 사람에게는 쓸모 없지만 나 자신에게는 매우 쓸모 있는 일을 이루었네.
사람들은 어떤가? 결이 고운 나무, 견고한 나무, 질긴 나무, 튼튼한 나무는 모조 사람들의 소용에 맞도록 모조리 베어다 쓰지 않는가? 사람에게는 유용하다 할지라도 그 나무 자신에게 유용할 것이 무어 있겠는가? 오히려 비극 아닌가?
많은 쓸모 있는 사람의 운명도 쓸모 있어 일찍 잘려버린 쓸모 있는 나무의 운명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내가 쓸모 없는 나무라면, <石>목수 자네도 언젠가는 한 줌 흙으로 돌아가 소멸하고 말 쓸모 없는 사람이 아닌가? 이치가 이러하거늘 그대는 왜 그대의 기준으로 나를 판단하는가?
<莊子, 內篇, 人間世, 을유문화사, 48-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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