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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책벌레 190호 | 생활 속의 이야기

마중물............... 조회 수 1440 추천 수 0 2004.10.10 14:35:09
.........


윤 & 윤 사무실 책벌레지기 책장 풍경

안녕하세요?
오늘은 가끔 책벌레들에게 유머가 있는 삶의 이야기를
보내 주시는 김재욱 님(드림위즈 작가, 프리랜서 디자이너)이
아홉 살, 일곱 살짜리 남매를 키우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보내 주셨네요.
나눔 감사해요! 가을 하늘처럼 상쾌한 하루 되시길...

책벌레지기
****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갖고 싶은데 갖지 못하는 것도 많고, 먹고 싶은데 못 먹는 것도 많고,
하여튼 내 뜻대로 안 되는 것들이 많아서 속상한 일이 많았던 것 같다.
그때도 어른들은 나를 내려다 보면서,<애들이 무슨 걱정이 있겠냐...>
라고 하거나<니들은 그래도 참 행복한 거다. 우리 때는 연필도 침을 묻혀 썼고,
가방이 어딨어...>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여러가지 고민이
있었지만 형제끼리 싸울 때도 무척 괴로웠다.내 힘으로 안 돼서, 늘 형이나
누나는 '나만 갖고' 그래서 말이다. 내 아이들... 아홉살 짜리 하영이와 일곱살
찬영이도 낄낄대고 잘 놀다가도 매일같이 싸운다.

의젓한 하영이가 많이 양보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애라서 똑같이 노는 때도 많다.
요즘은 조악한 캐릭터 고무딱지가 유행인데, 아이들은 이걸 모아서 갖고있다가친구들과
바닥에 놓고 쳐서 따먹는 놀이를 많이 한다고 한다.접는 딱지도 요즘은 파는 게 있을
정도로 우리 때와는 많이 다르지만,그걸 모으고 그것에 열광하고 집착하며 목숨
거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이 잘난 딱지 때문에 매일 싸우던 김씨 남매는
어느날 각자 열개 남짓한 딱지를 가지고싸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잘 갖고 놀더니
방바닥에 놓고 따먹기 놀이를 한동안 했다.그래도 남자라고 2학년인 제 누나 것을
곧잘 넘기는 찬영이.<와! 땄다, 땄어!> 이건 딱지가 넘어갔을 때 하는 얘기다.

<내 껀 절대 안 땁혀!!> 자기 딱지는 절대 딸 수 없다는 뜻으로,
'땁혀'는 '딴다'는 말의 수동태로 분석된다.<후라이판 있기야, 없기야?> 후라이판이란,
딱지가 서로 얹혔을 때 밑에 깔린 자기 딱지로남의 것을 발라당 뒤집어 따먹는 것이다.
이렇게 잘 놀다가 찬영이가 모든 딱지를 다 따고 말았다.그러자 하영이가 개평을
달라고 했던 모양으로 찬영이가 너댓 개를 돌려주었단다.그런데 다시 하영이가
찬영이 것을 따기도 하고 엎치락 뒷치락 했는데,서로 제일 아끼던 이누야샤라는
캐릭터 모양의 딱지를 끝내 하영이가 차지하게 되자 본전 생각이 난 찬영이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울기 시작한 것이다.<원래 내가 다 딴 건데 누나가 달래서
준건데 누나가 다시 따서 안 주잖아...>이 징징대는 소리와 우거지상은 아무리
아빠라도 정말 눈뜨고는 봐줄 수 없는 것으로 부모의 인내심을 시험할 정도다.

얼마 전까지 15세 이상 관람가인<풀하우스>라는 드라마를 굳이 봐야 한다며
우기던 두 녀석.TV를 보던 아내가 찬영이의 쌍꺼풀 없는 눈이 주인공인 '비'를 닮았다며
말했다. <근데 눈꺼풀만 닮고 볼이 너무 넓어서 완전히 다른 얼굴이야...>
<그럼 이제부터 찬영이는 '비'야. 알았지? 아닐 비(非)...>내 말에 아내가 한참
웃다가 한 마디 한다. <아빠란 사람이... 다 기억했다가 나중에 알아듣고 상처 받어!!>
하여간 찬영이의 징징대는 모습에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딱지의 갯수 보다도 최종적으로
그 이누야샤 딱지를 서로 가지려 한다는 것이었다.문제는 이 딱지가 조잡한 놀이도구의
메카인 학교앞 문방구에서도품절이 돼서 돈이 있어도 사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한참 중재를 하기도 하고, 큰 아이를 설득해서 달래도 보았지만 끝내 하영이가 양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쟤는 맨날 지가 다 가질라 그러잖아!
욕심만 많아 가지구!!>  <그러면 누나가 다시 주면 되잖아아아앙앙-이이잉.><싫어!!!>
<싫으면 시집가!! 이----잉>뜨아--!!! 나는 경악했다. 싫으면 시집가.. 그 재미두 없는 걸
아직두 하다니....찬영이의 징징댐에 오래전부터 학을 뗀 아내가 말했다.
<뭐가 그렇게 서러워? 니 엄마 죽었어! 딱지 잃은 게 그렇게 서러우면 엄마 죽을 때
어떡할라 그래!!>나는 웃음이 나왔다.<무슨 애들 싸우는데 오바하고 그래... 얘는 지금
딱지밖에 아무 생각 없어.>

어쨌든 나는 30분째 팽팽한 두 녀석에게 제안을 했다.<이놈들, 도저히 안 되겠다.
가서 가위 가져 와! 잘라서 반씩 나눠 줄 테니까. 됐지?>하영이가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젓는다.<싫어? 그럼 찬영이 넌?><안 돼--잉잉잉>찬영이도 고개를 젓는다.어, 이러면
안 되는데... 한 놈이 그러라고 해야 진짜 주인이 나오는데...<당신이 무슨 솔로몬이야?
애들이 바본줄 아나...>아내가 궁시렁거린다.결국 나는 하영이를 설득했다.
누나니까. 저 녀석은 말이 안 통하는 거 너도 알지?그깟 딱지 가지고 시끄럽게 이러지 말자,
똥이 무서워 피하냐?... 등등...<자, 가져라!>갈등 끝에 딱지를 팽개치듯 던져준 하영이가
제 방으로 가며 혼잣말로 이런다.<어휴~ 참... 사람 사는 게 힘들다...>

아홉살 인생의 그 말이 너무 적절해서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하영이 앞에 무척
많이 남아 있는 세월이 마음에 걸려서 씁쓸함이 느껴졌다.우거지상으로 딱지를 주운
찬영이는 홱 돌아서는 그새 웃음이 터지는 얼굴을 숨기려고 고개를 푹 숙인다.
저거 저거 내 아들 맞나?... 어이가 없었지만 사태는 일단락 됐다.하지만 잠시후
다시 문제가 터졌는데 하영이가 다시 마음이 바뀌어서 딱지를 빼앗은 것이었다.
다시 한동안 실갱이... 찬영이는 또 울고...그런데 억울함을 참았던 하영이도 울기
시작했다.

결국 참았던 말들이 쏟아졌다.<저 새낀 맨날 욕심만 부리고 내 꺼 다 뺏어가고
지랄이야!!>결국 제 엄마한테 딱지를 다 몰수 당하고 야단을 맞고 그렇게 사태는
파국에 이르렀다.쯧쯧... 남매간인데 상생할 수는 없는 건지...마침 TV에서
어른들은 국가보안법이라는 딱지를 놓고 여야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논쟁중이었다.논리가 빈약한 쪽은 분명히 있지만, 애나 어른이나 한 가지에
집착하면 다른 것은 안 보이는 모양이다.다음날 퇴근해 보니, 아이들이 또
벌을 서고 있었다.다시 돌려준 딱지를 갖고 또 싸우다가 재차 몰수 당하고
벌을 선 것이었다.

잠시후 아내의 명령으로 책을 읽게 된 두 녀석이 잠잠하다.그날 나는 일 때문에
몇가지 커다란 문제를 가지고 집에 들어간 상태였다.딱지 같은 걸로 고민을 대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싶었다.딱지에 목숨 건 두 아이를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오래전 어른들에게서 들은바로 그 상투적인 레퍼터리 뿐이었다.
<그래두 니들은 행복한 거야... 어른이 되면 더 어려운 일이 얼마나 많은줄 알어?...>
아이들은 그런 말에 감흥이 없다. 나도 그랬으니까.또 그 소리... 하겠지...하지만
녀석들도 언젠가는 분명히 똑같은 소리를 하면서 아빠인 날 떠올릴 거다.
그리고 딱지 하나로 행복했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음에
씁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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