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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편지] 장백산 두레마을의 무명묘지들

김진홍............... 조회 수 1653 추천 수 0 2005.10.18 21: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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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30

장백산 두레마을은 9년 전부터 시작 되었다. 두만강 국경에서 중국 쪽으로 100마일 정도 떨어진 거리에 연길과 용정의 중간 지점에 연화촌( 蓮花村)이란 이름의 넓은 골짜기가 있다. 골짜기가 깊고 넓어 130만평이나 된다.
두레마을은 이 골짜기 전체를 중국 정부로부터 50년 간 빌려 공동체 마을을 세웠다. 중국 땅인 이곳에 공동체 마을을 세울 때에 3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째는 어떻게 하면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북한 동포들을 도울 수 있을까?
둘째는 어떻게 하면 중국의 조선족들을 포함한 중국 인민들과 한국인들 간의 민간 교류를 깊게 다져 나갈 수 있을까?
셋째는 어떻게 하면 앞으로 닥아 올 동북아 공동체 시대의 단초를 열어 나갈 수가 있을까?

이런 목표를 염두에 두고 지난 9년 동안 열심히 일하여 왔는데 이제서야 방향이 제대로 잡혀 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수 차례 그곳을 방문하여 마을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중에 산 속 깊숙이, 으슥한 곳에 십여 곳이 넘는 돌무더기를 보게 되었다. 모두가 웃자란 풀더미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는 터엿다. 나는 이 깊은 산 속에 왠 돌무더기일까 하는 마음이 들어 여러 가지로 조사하여 보았다.  
  
장백산 두레마을의 무명묘지들 ②

장백산 두레마을의 골짜기 깊숙한 곳 덤불속에 쌓여 있는 돌무덤들이 묘지인 줄을 알게 된 나는 그 무덤들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백방으로 알아보았다. 애쓴 보람이 있어 그 무덤의 주인들을 알게 되었다.

먼저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골짜기가 겨레의 독립을 위해 피 흘려 싸웠던 독립군들의 근거지였음이다. 그 골짜기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부대는 3 갈래로 나누워 진다.
첫째가 김좌진 장군의 부대였다.
둘째가 홍범도 장군의 부대였다.
셋째가 김일성 장군의 부대였다.

이로 보건데 그 골짜기에서 우파 민족진영과 좌파 공산주의 진영이 차례대로 진을 치고 있었던 셈이었다. 특히 김일성 장군이 이끄는 빨치산 부대에 대하여는 북한에서 발행한 독립운동에 관한 사료집에는 연길의 연화촌 골짜기가 항일 투쟁의 근거지였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나는 그 골짜기에 두레마을 공동체를 세우던 때부터 조상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싸웠던 항일독립운동의 기지였음을 알고 그렇게 유서 깊은 지역에 우리 후손들이 그 정신을 이어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지역을 정하였던 것인데 이제 독립운동가들의 무덤 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그런 조상들의 묘가 그냥 잡풀더미에 묻혀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장백산 두레마을의 무명묘지들 ③

나는 장백산 두레마을을 방문할 때마다 마음에 간절히 품게 되는 한 가지 염원이 있다. 한반도에서 어떻게 하면 ‘우파다 좌파다’하며 다투는 일이 없어지는 미래를 건설하여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바램이다.

지난 날 그 골짜기에서 우파 민족주의자였던 김좌진 장군께서 일본 침략자들과 맞서 싸울 때에 그 어른이 죽임을 당하였던 것은 일본군에 의하여서도 아니었고 일본의 앞잡이인 조선 사람에 의해서도 아니었다. 같은 독립 운동을 하던 좌파 공산주의자에 의하여 암살당하였다. 그 시절 그렇게 시작 되었던 우파 민족주의자들과 좌파 공산주의지들 간에 다툼은 해방 이후 더욱 거세지다가 급기야는 6·25 전란으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단군 이래 최악의 전쟁이었던 그 전란은 아직도 끝이 나지 못한 체 휴전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진다.

나는 장백산 두레마을의 넓은 땅에 들어 설 때마다 곰곰히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조국 광복을 위해 싸우다 이곳 풀더미에 묻혀 있는 조상들의 무덤을 볼 때마다 생각하고 거듭 생각케 된다. 선조들의 얼을 이어 받아 어떻게 하면 통일조국을 건설하고 통일 조국이 세계 속에 우뚝 솟은 선진조국이 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들의 조국 한반도에서 우파도 좌파도 함께 오손도손 정답게 살아 갈 수 있는 통일한국 시대를 열어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그간에 나라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이번엔 뭔가가 달라지려나 보다하고 기대와 희망을 품고 기다려 보곤 하였다. 그러나 그 기대는 번번이 무너지게 되고 희망은 낙망으로 끝이 나곤 하였다. 이번에도 6자 회담이 어렵사리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소식에 다시 희망 어린 기대를 가져 본다.  

장백산 두레마을의 무명묘지들 ④

장백산 두레마을은 130만평 넓은 농장이기에 땅이 많다. 그 땅에 3년 전부터 북한을 위해 하는 일이 있다. 북한 민둥산에 심을 묘목을 기르고 있는 일이다.

나는 북한을 여섯 차례 다녀왔다. 갈 때마다 눈에 뜨이는 것이 헐벗은 산이다. 어떤 산에는 산 전체에 나무 한 그루도 없는 산이 있다. 지금 60대를 살고 있는 내 나이의 사람들에게는 북한산들의 그런 모습이 낯설지 만은 않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어린 시절에 남한의 산들이 그러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3,40 년 동안에 남한이 좋아진 면들이 많지만 그 중에도 산들이 푸르러 진 것도 가장 좋아진 것들 중에 속할 것이다. 남한의 헐벗었던 산들이 그간에 이렇게 좋아지게 된 이유는 아마 두 가지일 것이다.

첫째는 박정희 대통령이 재직중에 산림녹화를 힘써왔던 점이다.
둘째는 경제 사정이 좋아지게 되니까 국민들이 편리한 기름보일러를 쓰게 되어 나무를 화목으로 쓰지 않았던 점일 것이다.

남한의 경우를 따라 살피면 북한의 헐벗은 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해답이 나오게 된다. 첫째는 남과 북이 서로 차별하지 말고 산림녹화에 힘을 모아 나가는 일일 것이다.
둘째는 북한의 경제를 남한 수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 시켜 나가는 일일 것이다.
과거는 이미 지난 일이고 이제부터라도 서로 싸울 생각하지 말고 동포애를 발휘하여 힘을 합하여 나가기만 한다면 북한산들도 30년 안에 남한처럼 푸르게 될 것이다.

그런 생각에서 장백산 두레마을에서는 북한에 보낼 묘목 기르기를 하고 있다.  
  
장백산 두레마을의 무명묘지들 ⑤

얼마 전에 장백산 두레마을에 북한 쪽에서 손님이 왔었다. 장백산 두레마을 경내에 있는 김일성 장군이 이끌었던 빨지산 부대의 유적이 북한 편에서는 성지라 할 수 있는 소중한 땅이기에 우리가 그 땅을 중국 정부로부터 50년 간 임차하여 가꾸고 있는 사실이 그 쪽에도 진작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북한의 민둥산들을 가꾸기 위하여 조성하고 있는 묘목 단지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튼 두레마을을 방문한 북한 측의 손님이 우리 마을을 두루 살펴 본 후 “선견지명( 先見之明)이 있쑤다레”하고 칭찬 비슷한 말을 하였다.

북한측에서 제안을 하기를 김일성 장군의 빨치산 부대가 신병훈련장으로 사용하였던 펀펀한 들녘을 10만평 가량을 떼어 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쪽 책임자가 답하기를 평양 부근에 있는 묘향산 쪽에 20여만평을 떼어 주면 우리가 이곳의 10만평을 떼어 주겠노라고 하였다.

우리 생각은 평양 가까운 묘향산에다 묘향산 두레마을 공동체 농장을 세우고저 하는 오랜 꿈을 꾸어 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뒤에 북한 쪽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왔기에 얼마 후 우리 실무자가 평양을 방문케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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