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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은 질서를 낳는다.
각 언론기관에서 지난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우왕좌왕(右往左往)’이란 말을 뽑았다. 정치를 선두로 이 나라의 각 분야가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헤매기를 일년 내내 거듭하였기에 우왕좌왕이란 말이 일년을 대표하는 말로 뽑힌 듯하다.
본래 정치가들의 역할이 국민들의 살림살이와 안녕과 질서를 염려하고 살피는 것인데 이 나라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국민들이 정치가를 염려하는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 국민 전체로서는 물론이려니와 정치를 전업으로 하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도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금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부터 혼란의 정도가 더 심하여졌기에 많은 국민들이 "지도자를 잘못 뽑았을까? 이 나라는 왜 이렇게 지도자 복이 없는 나라일까?" 하고 염려와 탄식을 하고들 있다. 나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한동안 하다가 요즘 들어 생각을 바꾸고 있다.
다름 아니라 어차피 제대로 안 될 판이면 보수도 아니고 개혁도 아닌 어정쩡한 일꾼들이나 정부를 세워 또 몇 년을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일시적으로 혼란하더라도 아예 새 판을 짜 나가는 편이 훨씬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옛말에 혼돈은 질서를 낳는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이 겨레가 당면하고 있는 혼란과 무질서가 오히려 새 시대의 새 질서를 낳는 산모의 역할이 되기를 기대하며 다시 희망을 품어 본다.
지리산에서 온 편지 / 김진홍 목사 / 두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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