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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무엇이든 5106 ............... 조회 수 878 추천 수 0 2004.03.09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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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류낙원

교원정기인사에 따라 정들었던 동평여중을 떠납니다. 5년 전, 난생 처음 여학교에 들어서며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많은 추억이 남습니다. 남학생들과는 달리 음악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의 기대에 걸맞은 수업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낙후된 음악실의 환경 개선을 위하여 동분서주했던 일, 한번은 아파트에 버려져 있는 100호 가량의 강강술래 유리액자를 주워 그 크기 때문에 채 닫히지도 않는 자동차 문을 아내에게 붙잡게 하고는 늦은 밤 음악실로 옮겨 걸었던 일도 아스라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부임 첫해 믿음을 가진 선생님들과 신우회를 조직하여 월요일 오후마다 음악실에서 함께 뜨겁게 찬양하고 기도했습니다. 타 학교에 비하여 가난하고 불쌍한 아이들이 많았는데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얼마간 돕는 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교내 학예발표회 때 합창반을 조직하여 전교생들과 내빈들 앞에서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찬양했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다음해부터는 매 발표회마다 기독교사들의 지도하에 “수화 찬양”, “워십 댄스” 등이 발표되었고 복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마지막 음악수업을 하였습니다. 짧게는 1년, 또는 3년 내내 제 수업을 들어 주었던 사랑스런 아이들입니다. DVD로 영화 <타이나닉>의 한 장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거함 ‘타이타닉’이었지만 빙산에 부딪치고는 그렇게 속절없이 심해 속으로 침몰해 갑니다. 생사의 기로에서 모두들 마지막 남은 구명정에 오르기 위하여 결사적으로 움직이는데 선상 한 귀퉁이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이 있습니다. 드디어 연주는 끝이 나고 악장은 단원들의 해산을 명합니다. 쓸쓸한 모습으로 뒤돌아 떠나는 악사들의 귓전에 한 순간 슬프지만 매우 감동적인 한줄기 바이올린 가락이 울립니다.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
E’en though it be a cross that raiseth me,
Still all my song shall be,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내 주를 가까이 하게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애잔한 바이올린 가락이 절망에 가득 찬 호화유람선 ‘타이타닉’에 울려 퍼집니다. 떠나던 악사들은 곧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 섭니다. 솔로 바이올린에 한 겹의 바이올린이 더해져 아름다운 2중주를 토해 내더니 곧 첼로와 더블베이스까지 더해진 아름답고 풍성한 찬송이 배를 지켜내지 못한 회한에 방향키를 놓지 못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선장에게도, 미쳐 탈출을 하지 못한 채 담담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노부부의 침실에도, 사랑스런 어린 남매를 품에 안은 채 더 이상 슬픔과 죽음이 없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야기 해 주는 어머니의 귓전에 울려 퍼집니다.


    
There in my Father’s home, safe and at rest,
There in my Savior’s love, perfectly blest;
Age after age to be,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my God, to Thee, Nearer to Thee!천성에 가는 길 험하여도 생명 길 되나니 은혜로다
천사 날 부르니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이윽고 연주는 끝나고 악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 오늘 연주는 평생 못 잊을 거요” 꿈 많은 열여섯 소녀들은 오직 주인공 디카프리오에게만 정신이 나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디카프리오처럼 멋있는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인생에 큰 행복이란다. 그러나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죽음 앞에서도 너무도 평온한 모습으로 끝까지 찬송을 연주한 악사들처럼 여호와 하나님 안에서만 가능한 일이란다. 선생님은 내가 믿는 이 예수를 너희에게도 소개하고 싶단다. 예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란다. 나는 너희들도 내가 소유한 이 기쁨, 행복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진지하게 응시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며 이 시대 이 땅에 부족한 나를 교사로 세우신 하나님의 은혜에 더욱 감사와 찬양을 드리게 됩니다.

                           <성안교회 시온찬양대 회보 중 지휘자 칼럼> 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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