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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춤출 수 있다면 나는 노래하리

신명기 김준우 목사............... 조회 수 2940 추천 수 0 2003.10.03 08:16:34
.........
성경본문 : 신26:1-11 
설교자 : 김준우 교수 
참고 : 새길교회 
1

추수감사절 예배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께서 위로와 기쁨과 소망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성경 본문(신 26:1-11)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햇곡식을 바치며 아뢰는 신앙고백으로서, 학자들은 이 본문이 이스라엘 민족의 최초의 신앙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최초의 신앙고백이 추수감사예배와 관련된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수확이 가져다주는 종교적 의미가 매우 큰 것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햇곡식을 추수하게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먼저 조상들이 떠돌며 살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생존하기 위해 애간장을 태우고 매일 밤 고단한 몸을 뒤척이던 조상들의 현실을 새롭게 기억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이집트에 내려가 몸붙여 살면서 그곳에서 겪게된 고난의 역사를 기억합니다. 어렵사리 생존을 위한 터전을 마련했나 싶었더니만 이집트인들의 억압과 노역에 시달리게 된 조상들, 기온이 섭씨 40도 내지 50도를 오르내리는 사막 한 가운데에서 2.5톤짜리 돌 2백만 개를 하나하나 쌓아올려 피라밋 한 개를 세우던 그 조상들, 도대체가 왕 한 사람의 무덤을 건설하기 위해서 더군다나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그 미친 짓을 몇 십 년씩 채찍 맞아가며 해야만 했던 조상들의 피눈물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그 고난 속의 부르짖음과 그 고난으로부터 기적을 통해 구출하신 하느님의 구원에 대해 감사하는 신앙고백을 아뢰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피맺힌 절규를 들으시고 해방의 길을 열어주신 하느님께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넷째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올 수 있게 된 것과 그 땅에서 햇곡식을 수확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혜 덕분에 이루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감사함으로써, 과거에 조상들에게 베푸신 은혜가 오늘에까지 연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섯째로, 하느님께서 주신 온갖 좋은 것을 레위인들과 떠돌이들, 즉 토지가 없어 수확할 것이 없는 사람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라고 말씀하십니다.

2

우리 민족 역시 고난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하늘의 은혜에 감사해왔던 민족입니다. 여러분이 역사책에서 배우신 것처럼 우리의 조상들 가운데도 많은 사람들은 중국 역사상 기원전 5세기 전국시대에서 전국 진이 통일전쟁을 수행하고 통일 진의 말기에 대규모 농민전쟁이 일어나던 3세기 말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전쟁의 난리와 진의 과중한 요역, 특히 만리장성을 쌓는 고역을 피하여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피난해와 몸붙여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삼국지] 권30 동이전에는 "진한의 노인들은 대대로 전하여 이르기를 '우리는 옛날의 망명인으로 진의 고역을 피해 한국으로 왔는데 마한이 그들의 동쪽 땅을 나누어주었다'고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후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역사적 고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 기원전 109년 한 무제의 조선침략을 필두로 하여, 기원후 293년에는 선비족 모용씨가 고구려를 침공하여 남녀 5만 명을 납치하고, 612년에는 수양제가 113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세 차례나 공격하는 등, 당나라, 금나라,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등 대륙의 왕조가 바뀔 때마다 계속 침략을 받았습니다. 또한 일본과 미국이라는 해양세력의 침략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전쟁과 반란, 폭동으로 인해, 어느 신부님의 말처럼, 한반도의 땅 자락 가운데 피에 물들지 않은 땅은 한 자락도 없을 만큼, 우리 민족은 피눈물과 한숨 속에 생존해왔습니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곰이 어둠 속에서 쑥 한 타래와 마늘 스무 톨을 먹으며, 빈 속에 쓰디쓴 쑥과 맵디매운 마늘만을 씹어삼키며, 속이 쓰리다 못해 뒤틀려지는 상황을 만나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땅바닥에 몸을 내던진 채 울부짖었던 것입니다. 피눈물을 흘리며 역사의 고비마다 아리랑 고개를 넘었습니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고. "아, 제발,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절뚝거리는 다리 병신이 되어도 좋으니, 제발 돌아오기만 하라"고 간절히 하늘에 대고 빌면서 하루하루를 악몽처럼 살아왔던 것이 우리 조상들의 고난에 찬 세월이었습니다.

동양사를 전공한 친구와 만주를 갔던 적이 있습니다. 일제시대에 농사지어봐야 이리저리 다 빼앗기고 몇 해씩 계속 흉년도 들어 만주로 가셨던 저의 외삼촌 한 분을 비롯해서 많은 선조들이 피눈물을 뿌렸던 지역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 따라갔던 것입니다. 닷새 동안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만주를 돌아다니며, 얼마나 많은 우리의 조상들이 가난 때문에, 전쟁 때문에, 포로로 끌려가서, 가슴 저미며 살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이 정말 많이 있지만, 제가 새삼 충격을 받은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시겠습니까? 압록강 강가에 옛날 고구려의 초기 수도 국내성이 있는 집안이라는 도시의 박물관에서 보았던 손바닥만한 돌이었습니다. 같이 간 친구에게 저 돌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신석기 시대의 돌칼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저 돌칼로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벼이삭을 벨 때 사용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정말 아차! 싶었습니다. 탈곡기가 없던 시절에 우리의 조상님들은 한 손에 돌칼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한 움줌씩 볏단을 잡고 이삭을 베고 돌 위에 올려놓고 껍질을 벗기는 힘겨운 노동을 통해 자식들을 먹여살리던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새삼 그 생각을 하니 왈칵 눈물이 나올 듯이 목이 메였습니다.      

이처럼 조상들의 힘겨운 노동과 간절한 기도와 사랑의 수고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새롭게 깨닫게 합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새롭게 깨닫게 합니다. 우리를 살아남도록 하기 위한 조상들의 그 모든 수고 앞에서 우리가 오늘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새삼 깨닫게 합니다.

3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우리 민족이 무천의 백성이라는 사실입니다. 춤출 무(舞), 하늘 천(天). 하늘의 가락에 맞추어 춤추며 살아온 백성이라는 말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그처럼 고난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견디어낼 수 있었던 힘은 추수를 끝내고 난 다음에 하늘의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추며 살아온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산세가 험하고 평야가 몹시 비좁은 척박한 땅 압록강변에서, 개마고원에서, 그리고 김포평야와 김제평야에서 우리 조상들은 하늘 저편에서 들려오는 가락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그 고통을 이겨냈다고 믿습니다. 전염병이 돌아 한 마을에서 수 십 명씩 사람들이 죽어나간 해에도, 전쟁이 일어나 수 천 명, 수 만 명이 죽고 포로로 끌려간 가을에도, 홍수와 태풍이 몰아쳐 황금들판이 쑥대밭이 된 가을에도, 하늘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가락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하늘의 위로와 새로운 힘을 얻었던 우리의 조상들이었다고 믿습니다.

4

우리는 지금 미국으로부터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무역기구 WTO의 농산물 관세 인하와 개방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피하기도 어렵고 해결책도 찾기 힘든 현실입니다. 또한 태풍 매미의 피해 앞에서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습니다.

1) 도대체 왜 미국은 우리에게 또 다시 이라크에 전투병 파병을 요구하는가?

2) 도대체 왜 미국은 WTO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농산물 수입관세 인하를 요구하는가?

3) 도대체 왜 미국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쿄토 협약조차 비준하지 않는가?

1998년 현재 60억의 인류 가운데 전세계 상위 20%가 전세계 소득 총액의 8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류가 쌀 100가마니를 생산하면, 힘이 센 20명이 86가마니를 독차지하고, 나머지 힘이 약한 80명은 14가마니를 나눠먹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세계현실입니다. 이런 불의한 경제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가난한 80%의 사람들을 더욱 착취하기 위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를 공격하여 점령하고, 이제 이란과 북한을 선제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남해안과 동해안을 강타한 태풍 매미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21세기는 더욱 심한 무더위, 폭풍, 가뭄, 기근의 세기가 될 것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처럼 매년 1%씩 증가하면, 2040년에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의 밀도가 현재보다 2배가 되어, 지구 전역의 평균기온이 섭씨 2도 상승하게 되며,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게 되어, 수온 상승으로 인해 바다 물의 분자가 팽창하게 되면, 갠지스 강 유역과 방글라데시, 네델란드와 뉴욕과 토쿄 등 세계적인 항구도시들은 물바다가 될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과학자들이 1986년부터 경고하기 시작했던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5% 삭감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모습에서 인류문명의 거대한 탁류가 수많은 사람들을 삼키고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가용 시동을 걸 때마다 태풍 피해를 당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이 눈에 밟힙니다. 또한 강대국의 압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대체 희망을 찾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런 불의한 세계경제구조는 바뀔 가능성이 별로 없는 답답한 현실입니다. 이 참담한 세계경제구조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악마의 구조입니다.

5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역사적 예수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힘이 들 때마다 예수님은 당시에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예수님 주변에는 왜 그토록 굶주리고 병든 사람들이 넘쳐났을까? 로마제국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소민족들을 정복하고 약탈하고 학살하였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빚에 쪼들려 결국에는 토지를 빼앗기고, 소작농이 되어 생산물의 70%를 지주에게 빼앗기고, 또한 각종 세금으로 인해 상당 부분을 빼앗겨 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성전의 제사장들은 어떠했는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사람들에게 성전세 십일조를 내도록 하고, 성전세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죄인과 세리들로 사회적인 낙인을 찍었던 제사장들. 영양실조로 인해 병든 사람들을 제사장들은 하느님의 저주를 받아 병이 든 것이라고 속이고, 불결한 사람으로 상대를 하지 않거나, 아니면 그 병에서 낫게 되면 자신들에게 비둘기 한 마리라도 바치도록 만들어 깨끗해졌다고 선포하는 제사장들은 결국, 당시에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벼룩이 간을 빼먹는 악랄한 흡혈귀 집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주변 사람들의 가난과 굶주림 때문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 것인가? 예수님은 그 멋진 성전과 그 속의 강도들처럼, 열매맺지 못해서 말라 없어져야 할 제사장들에 대해 얼마나 자주 분노했을 것인가? 예수님은 얼마나 자주 답답한 가슴으로 하늘을 향해 간절한 기도를 드렸을 것인가? 스승이었던 세례 요한은 하느님께서 조만간 큰 일을 이루시어 로마군대를 쓸어내실 것이라고 믿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가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죄인들과 병자들 사이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어 나가셨습니다. 세례요한을 하느님의 나라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예수님은 소매를 걷어부치고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어나가셨습니다. 세례요한에게 희망은 하느님의 극적인 역사개입이었지만, 예수님에게는 우리가 하느님의 희망이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하느님의 손과 발입니다. 피할 수도 없고 해결책도 찾기 어려운 오늘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우리가 만일 하느님의 기적을 바라고 있다면 우리는 세례요한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의 희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희망을 만들어 나갈 때 우리는 예수의 제자가 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희망이라고 믿을 때, 우리의 희망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

6

지금은 교회력에서 성령강림절 기간이며 하느님의 나라 절기입니다. 영어로 Kingdomtide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보다 정확하게 번역하면, 하느님의 제국입니다. 영어성경을 처음 번역할 당시가 왕국 시대였기에 Kingdom of God이라고 번역했지만, 보다 정확한 번역은 Empire of God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제국들에 맞서는 하느님의 제국이며, 예수님 당시 로마제국에 맞서는 하느님의 제국을 위한 절기입니다.

내가 최근 들어 성경을 새롭게 이해하기 시작한 중요한 관점은 성경의 일차적 컨텍스트가 이 세상의 제국들의 지배전략에 맞서는 하느님의 대안전략, 평화전략이라는 관점입니다.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당시의 수퍼파워들, 즉 이집트 제국, 바빌로니아 제국, 페르시아 제국, 그리스 제국, 로마 제국에 맞서서 싸우는 가운데, 하느님의 반제국주의 전략을 발견하고 고백한 것입니다. 이 세상의 제국들은 정복과 약탈과 착취와 학살을 일삼지만, 하느님의 제국은 서로 섬기며, 도와주고, 나누며, 생명을 북돋워줍니다. 이 세상의 제국들은 약자들에게 치욕감과 수치심을 안겨주어 비인간화, 노예화하지만, 하느님의 제국은 하느님의 사랑과 인정, 우리의 머리터럭 하나까지 세고 계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베풀어 인간화하며 주체화합니다. 이 세상의 제국들은  계급화와 연고주의와 패거리주의로 차별하고 배격하지만, 하느님의 제국은 철저한 평등주의와 아무나 참석하는 공동식사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포용합니다. 이 세상의 제국들은 자기와 다른 남들을 정죄하지만, 하느님의 제국은 서로를 용서합니다. 이 세상의 제국들은 서로 무한경쟁하며 폭력적으로 투쟁하지만, 하느님의 제국은 서로 협동하며 폭력에 대해 비폭력적으로 맞섭니다.

교회는 건물이나 조직이전에 예수 운동입니다. 예수운동은 하느님의 제국을 기다렸던 세례요한의 운동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예수운동은 하느님의 제국을 세워나가는 반제국주의 운동이며, 용서운동이며, 사랑의 운동이며, 정의의 운동이며, 나눔과 섬김의 운동이며 생명운동입니다. 교회는 예수운동을 위해 건물을 필요로 하며 조직을 필요로 합니다. 제국주의가 억압과 착취, 약탈과 학살을 강화할수록, 교회는 하느님의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더욱 더 치열하게 세상 제국의 논리를 뒤집어엎어야만 할 것입니다.

7

한 젊은이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잘 나가는 운동선수로서 대학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오른쪽 다리에 골수 육종이 생겨 무릎 위를 절단해야만 했습니다. 그 수술로 그의 목숨은 구했지만, 그의 인생은 끝장나고 말았습니다. 학교에 복학하지도 않은 채 그는 매일 술과 마약에 절어 자기파괴적 인생을 살면서, 계속 교통사고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예전의 인기만점이었던 자기를 잃어버린 분노, 세상에 대한 저주로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의사를 만나면서 그는 이 세상에서 수없이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들에 대해 분노하기 시작하고, 또한 그로 인해 고통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의사의 제안에 따라, 그 자신과 비슷한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 환자들과 그 보호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은 어느 젊은 여자 환자의 병실을 찾아갔는데, 그 여자는 스물 한 살 된 젊은 여자로서, 가족들이 대부분 유방암으로 죽은 환자였습니다. 어머니, 큰 언니, 사촌 언니가 유방암으로 죽고, 둘째언니마저 유방암 판정을 받자, 이제 스물 한 살 된 이 여자는 자신이 유방암에 걸리기 전에, 자신의 유방을 아예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것입니다. 이 여자 환자의 병실에 찾아간 그 남자는 별별 수단을 다 써서 그 여자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했지만, 그 여자는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의 다리에서 의족을 떼어내어 병실바닥에 패댕이를 쳤습니다. 그 여자가 깜짝 놀라 눈을 뜨자, 그는 한쪽 발로 깽깽이 춤을 추면서 손벽을 치며 웃어댔습니다.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그 여자 환자는 그에게, "Fella, if you can dance, maybe I can sing. 여보시오. 만일 당신이 춤출 수 있다면 나는 노래하리" 하고 말했습니다. 의사 레이첼 나오미 레멘 박사가 쓴 Kitchen Table Wisdom(1996)이라는 책에 나오는 실화입니다.

8

우리의 희망은 우리가 더욱 철저하게 예수운동에 참여하여, 이 세상 제국들의 논리와 횡포를 뒤집어 엎고, 교회를 제국들에 대한 하느님의 대항세력으로, counter-force, counter-community로 만들어내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교회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아무리 예산이 몇 십억, 몇 백억원이 된다해도, 우리가 세상의 제국의 논리, 힘의 논리, 자본의 논리를 타파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교회는 결코 예수운동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계몽적인 설교를 듣고 사회봉사를 한다 해도, 이 교회 안에서 만일 사람들이 차별을 느끼고 아픈 사람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예수운동은 되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제도권 기독교가 지난 2천년 가까이 제국의 시녀가 되어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포로생활하면서, 혹은 세계 방방곡곡에 흩어져 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조상들의 힘겨웠던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하느님의 은혜를 만났던 것처럼, 집을 떠나 타향에서 고생하며 살던 탕자가 아버지의 집을 기억하고 그 사랑을 기억함으로써 그 인생이 새롭게 태어났던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우리 조상들의 피눈물나는 고난을 기억함으로써 우리가 새롭게 태어나기를 원하십니다. 그처럼 굶주리고 헐벗은 채 살았지만, 인생의 광야길을 힘겹게 걸었지만, 되돌아보면, 누더기일망정 언제나 옷을 입혀주셨고, 발이 부르텄을지라도 걸을 수 있는 힘을 주신 하느님의 은혜를 기억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느님의 이처럼 넘치는 은혜를 기억할 때, 우리는 새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생활의 염려와 무게 때문에 여전히 지쳐있고 힘겹다고 느끼십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찬바람 몰아치는 만주 벌판에서 한 손에 돌칼을 들고 한 손에는 볏단을 들고 일했던 조상님들의 시련과 고생을 기억하고, 우리 조상님들의 뼈 속에 사무친 배고픔과 힘든 노동 앞에서 위로를 받기를 원하십니다. 가족들과 이웃들에 대한 섭섭함이 있고, 속만 썩이는 자녀들에 대한 우리의 마음 속에 응어리가 아직도 풀리지 않으셨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감자가 생살을 째어 생명을 나누어주듯, 그렇게 평생 당신의 생살을 째어내어 우리를 키워주신 어머님의 간절한 기도 소리를 들으시며 새로운 힘을 얻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살아가는 현실이 너무 어두워 희망이 없으십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전쟁으로 인해 죽은 시체들을 불태우기 위해서만도 몇 달을 보내야 했지만, 하늘 저편에서 들려오는 아리랑 가락소리에 맞추어 피눈물을 흘리면서라도 춤을 추었던 우리의 조상들을 기억하면서, "조상님들께서 그처럼 춤출 수 있었다면 나는 노래하리"라고 외치시는 여러분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이 세상의 제국에서 많은 혜택을 입고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한쪽 발로 깽깽이 춤을 추면서라도 서로의 아픔을 부둥켜안는 노력이 우리로 하여금 이 어둔 세상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가는 예수의 제자들이 되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이 세상의 제국에서 희생당하고 실패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이 교회 안에서 여러분들을 보며 "그대 춤출 수 있다면 나는 노래하리" 하고 외칠 수 있는 하느님의 제국을 기쁨으로 만들어나가시는 새길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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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 레위기 멋지고 깔끔하게 살자 레11:1-8  전원준 목사  2008-10-18 1799
885 레위기 함께 느끼는 마음 레19:2  정용석 목사  2008-06-17 2026
884 레위기 자기같이 사랑하라 레19:33-34  박찬웅 목사  2008-01-24 1670
883 레위기 그 땅이 안식하도록 하라 레25:1-7  박동현 목사  2008-01-10 1959
882 레위기 희년을 보내는 마음 레25:8-13  서광선 목사  2007-12-22 2149
881 레위기 성서의 희년과 한반도의 1995년 레4:26-21  김창락 형제  2007-12-18 1906
880 레위기 하나님의 땅과 사람의 자유 레25:10  이풍 형제  2007-12-17 1860
879 레위기 우리의 신앙고백-하나님나라 일꾼 나그네 레15:1-7  한완상 형제  2007-12-13 2095
878 레위기 양각 나팔소리 크게 울릴 때 레25:8-3  김이곤 목사  2007-12-12 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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