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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원소

창세기 김희준............... 조회 수 1605 추천 수 0 2008.07.29 23: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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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창1:1 
설교자 : 김희준 형제 
참고 : 새길교회 2001.8.26 주일설교 
창세기 1:1, 요한복음서 1:1-3

저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젊을 때는 술도 많이 마셨다는데 어느 날 예수를 믿고 나서부터 술을 딱 끊고, 집에서 교회를 시작하시고 교회를 짓고 섬기는 일에 평생을 바치셨습니다. 저의 아버지도 할아버지의 교회 섬기기를 이어받으셨는데, 사업과는 거리가 먼 분이 함석헌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뜻으로 본 한국 역사" 등 선생님 책들을 출간하느라 여러 모로 고생하신 것을 보면 저의 아버지도 잘 믿어보려고 무척 고심을 하신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제 나름으로 잘 믿어보자고 긴 신앙의 역정을 거쳐왔습니다. 상도장로교회를 다니던 어릴 때는 주일학교에서 배운 예수님 말씀을 곧이곧대로 실천해 보면서 이 분이라면 믿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경동교회에서 강원용 목사님의 진보적인 설교에 심취하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일생에서 가장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은 박사 후 연구원 기간에도 돌도 안된 첫째를 태우고 밤늦게 먼 거리를 달려 카톨릭 성령운동 집회에 다니는가 하면, 거의 1년 동안 실습을 겸한 전도 훈련도 받았습니다. 하버드와 MIT 캠퍼스에서 2세 학생들과 성경 공부도 같이 해 보았고, 귀국해서는 선교에 열심인 온누리 교회와 고려파 교단에 속하는 영동교회에도 출석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새길교회에 다닌지도 1년 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솔직히 저는 아직도 어떻게 믿는 것이 잘 믿는 것인지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고민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제 고민은 제가 객관적인 관찰 사실 앞에서는 자기의 의견이나 주장을 기꺼이 내던질 용의를 가져야만 하는 한 사람의 과학자라는 데 있습니다. 아니 21세기를 살면서도 성경의 무오류와 자연 법칙의 진실성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갈릴레오적인 갈등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운 것입니다. 그래서 목사님의 설교가 좋아 다니던 어느 교회에서 "과학과 성경이 상치되면 과학이 틀린 것이다"라는 한마디에 미련 없이 그 교회를 떠났습니다.

구체적인 제 고민 중의 하나는 과학이 밝혀낸 천지 창조의 과정은 창세기의 기록과는 여러모로 배치되는 데, 그렇다고 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성경은 수천 년 전에 당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정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서 상처를 주거나 혼란을 초래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단순하게 믿는 것이 좋다고 했다가는 성경보다 과학을 먼저 배우거나 보다 신뢰하는 21세기를 살아가야 할 대다수의 젊은이들을 영영 놓치지 않을까 염려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학은 창세기의 기록을 어떻게 이해할까요? 한 1년 전까지만 해도 조선일보에 연재되며 인기를 누리던 광수 생각 만화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생명의 비밀을 풀었다고 자신한 인간이 신에게 우리도 사람을 만들 수 있다고 하자 신이 그럼 한번 해보라고 했습니다. "자 이렇게.." 하며 흙을 집어 사람을 빚으려는 인간에게 신이 말합니다. "그게 아니지. 내 흙으로 말고 네 흙으로 해야지" 하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생명의 원리를 이해하고 인간복제의 기술을 터득한다고 해도 재료가 없이 무에서 생명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도 사람을 만들기 전에 먼저 흙을 만드셨습니다.

오늘 저는 하나님이 만물을 지으시는 데 사용한 흙을 어떻게 먼저 만드셨는지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그의 솜씨를 찬양하는 데 얼마나 큰 보탬이 되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현대 과학은 창세기 1장이 말하는 태초는 지금부터 약 120억 내지 150억 년 전의 시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약 천억 개의 별이 들어 있는 은하계가 천억 개정도 모인 것이 우주의 전체 모습입니다. 태초에는 우주 전체의 질량과 에너지가 수천 억 도를 넘는 뜨거운 한 점에 모여 있었다고 합니다. 이 한 점 우주가 150억 년 전의 한 시점에 대 폭발로 팽창을 시작하여 지금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빅뱅 우주론의 골자입니다. 이 소위 빅뱅 우주론에 대한 증거는 코페르니쿠스가 천동설을 지동설로 대치할 때 가지고 있었던 증거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풍부합니다. 150억 년 후 인간이 빅뱅이라고 이름 붙인 대 폭발로 팽창을 시작한 태초의 우주에서 하나님은 모든 흙의 원조 흙인 수소를 만드셨습니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두 번째 흙인 헬륨을 만드셨습니다.

두 번째 흙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수소 한 가지만 가지고는 아무래도 나중에 직립해서 별빛을 바라보며 우주의 기원을 생각하고 창조주를 찬양할 인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150억 년 후 인간은 두 번째 흙이 만들어지는 이 중요한 사건이 빅뱅 순간 후 처음 3분 사이에 일어난 것을 알아냅니다.

그런데 자신이 만든 수소와 헬륨을 보고 좋더라고 하신 하나님도 한편으로는 조바심이 납니다. 왜냐하면 화학 결합을 전혀 하지 않는 헬륨은 흙으로서 별 가치가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소나 헬륨을 묶어서 쓸모 있는 탄소나 산소 같이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야 하겠는데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우주에서 수소, 헬륨들은 자꾸 멀어만 가니 이것들을 붙잡아 합칠 길이 막연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애당초 대폭발로 우주를 시작하신 것도 하나님 자신이고 보니 이제 와서 팽창을 멈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게 이랬다 저랬다 해서야 어떻게 나중에 인간들이 태초에 로고스가 있었다고 하겠습니까?

그래서 하나님은 수 억 년을 기다리십니다. 팽창하는 우주에서 티끌들이 약하디 약한 중력에 의해 이끌려 별이 되기까지를 말입니다. 그리고 보면 탕자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에게 기다리는 것은 하나의 속성인 모양입니다. 하기야 150억 년 우주의 역사에서 수 억 년이라야 하나님의 시간에서는 눈 깜짝할 사이인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하늘에 별이 생기고 나서도 또 수 억 년, 아니 수 십억 년 동안 수소를 태우고 나서야 비로소 생명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탄소, 산소, 질소, 인 등의 흙이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집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기적적으로 후다닥 필요한 흙들을 만드실 것 같은데도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에게는 나중에 인간이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흙을 만드는데 어떤 원리들을 사용하셨나 깨닫기를 원하신 모양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사랑한다고 하는데, 우주의 원리에 들어있는 하나님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야 어떻게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찬양할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인간의 재료인 흙을 만들기 위해 만드신 별은 그 과정에서 찬란한 빛을 냅니다. 태양도 하나의 별입니다. 후일 인간은 그 빛을 통해 신선한 만물을 보고 나도 세상 살 동안 빛이 되게 하소서 하는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아니 그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보다 직접적으로 인간에게 전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예수도 자신을 어둠을 밝히는 빛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빛은 인간으로 하여금 150억 년 우주의 역사를 뒤돌아보고 천지 창조에 깃들어 있는 하나님의 손길을 감지하는 단서가 되었습니다. 수 억 년, 아니 수 십억 년 동안 광속으로 달려온 별 빛은 우리에게 150억 년 전 대폭발로 시작된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또한 처음 우주를 휩싸고 있던 빛의 미미한 잔광은 지금도 우주 공간에 메아리로 남아서 휘황했던 과거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진리는 빛으로 찾아옵니다. 진리가 무엇인가 물었던 빌라도에게 저는 진리는 빛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우리는 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 빛으로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뜨거운 별의 내부에서는 인간과 푸른 초장과 시원한 물을 포함해서 모든 만물을 빚기 위해 필요한 흙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또한 생각해야 합니다. 아니 우리는 별을 바라보기보다는 우리 주위의 사물을 바라보는 데 더 익숙해 있으니 만큼 저 장미꽃과 그 위의 이슬을 바라볼 때도, 그리고 밥상 공동체로서 함께 식탁을 대할 때도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만들기 위해 먼저 별을 만드셨어야만 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하늘의 별이 흙을 만드는 공장이라면 울려 퍼지는 뇌성은 또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흙을 빚어서 아담을 만드셨다고 되어있습니다. 빚는 것은 합치는 것입니다.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탄소, 산소, 질소, 인 등 무거운 원소들이 빅뱅 우주에서 만들어져서 팽창하고 있는 우주를 채우고 있는 수소와 합쳐지려면 일단 별의 내부에서 우주 공간으로 빠져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수소와 함께 빚어져서 물도 만들고 DNA도 만들게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은 빅뱅의 대 폭발에 이어 두 번째 대 폭발을 하늘에 두셨습니다. 우리의 조상들도 관찰해서 선조 실록에 기록을 남긴 초신성 폭발이 바로 그것입니다. 별이 수명을 다하고 노쇠해졌을 때 별은 거대한 폭발로 자신의 몸을 우주 공간에 내어줍니다. 그리고 그 별의 죽음을 통해 훗날 태양계의 한 행성에서 생명이 잉태됩니다.

예수의 죽음을 통해 생명을 허락하시기로 한 하나님의 마음은 이 때 이미 작정되어 있었나봅니다. 그리고 보면 울려 퍼지는 뇌성을 통해 우주에 찬 주님의 권능은 수 억 년, 수 십억 년의 인고 끝에 우주 공간으로 빠져 나와 흙으로 쓰임 받기를 기다리고 있는 생명의 원소들인지도 모릅니다.

흔히들 과학은 자연을 파헤쳐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말살하는 메마른 행위인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것은 과학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에서 이야기입니다. 자연은 깊이 이해하는 자에게 보다 많은 비밀을 드러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우주의 역사에 깃들어 있는 자연의 원리, 즉 로고스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때 성령의 역사를 느끼고 눈시울이 뜨거울 정도로 성령의 충만함을 맛봅니다. 하나님이니 조물주니 하는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다들 알아차립니다. 그리고는 무언의 공감을 전해 옵니다.

전도지를 들이대고 결단을 촉구해서 한 명의 결신자를 얻는 동안 아흔 아홉을 잃지는 않는지가 제 고민입니다. 왜냐하면 흔히 자연의 질서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일은 정통적인 교회의 전도 내지는 선교와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갈릴레오를 파문에서 해제한 카톨릭도, 개신교도 신앙과 과학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피차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천지창조는 빛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도 자신을 빛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빛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현대 과학이 밝힌 놀라운 사실은 빛은 이중적이라는 것입니다. 빛은 파동이라는 성질을 관찰할 수 있는 장치를 들이대면 파동으로 나타나고, 입자라는 성질을 관찰할 수 있는 장치를 들이대면 입자로 나타납니다. 이분법에 익숙한 우리의 상식으로는 빛이 동시에 파동이면서 입자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빛의 이중성은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하나님도 우리도 빛이라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천사가 나타나서 단 한 가지 질문에 대해서만 답을 해주겠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물으시겠습니까? 많은 사람에게 이 소위 천사 질문은 "외계에도 생명이 있을까"라는 질문이라고 하지만, 저는 빛 되신 주님은 성경을 소박하게 믿는 자에게는 그대로 은혜를 주시고, 십자가의 공로를 대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에게는 그도 옳다고 하는 그야말로 빛과 같은 분이 아닌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바하가 음악으로 평생 신에게 봉사했듯이 과학자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이면의 질서를 공부하고 이웃에게 전하는 일로 신에게 봉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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