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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든 거구나
"조직검사 최종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악성이 의심됩니다."
작년 11월부터 인후염을 앓아오시던 엄마에게 1차 조직검사를 마친 후
의사가 하는 말이었습니다. "천국 가는 건 너무나 좋은데 그 고통을
어떻게 당해낼지 두렵구나. 괜한 너희들은 또 무슨 고생이고……."
할 일 다 마치면 빨리 천국 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뇌이셨지만,
예순 셋 엄마에겐 너무 이른 것이었지요.
십대부터 집안을 돕느라 객지생활로 전전했고, 결혼 후 시부모님들 모시랴
일 하시랴, 엄마의 건강을 챙기기란 힘든 일이었지요. 매일 새벽 기도로
삶의 무게를 눈물로 쏟아내고 상쾌한 바람을 몰고 들어오던 엄마의 미소가
아침마다 어린 저의 자명종이었지요. 환갑이 넘도록 미장원 일을 하시며
동네 이웃들 위로자로, 전도자로 본이 되는 엄마였는데 악성이라니…….
엄마는 입원과 수술을 대비해 아픈 중에도 집안을 정리해놓고 계셨지요.
남편을 보낼 때의 그 참담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단 하나, "딸아, 평안하라. 안심하라."
"하나님, 어떻게 평안해요? 어떻게 안심해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선하게 이끄시는 아버지를 믿습니다. 주님, 모든 것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화나고, 억울하고, 슬픈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일주일 후 최종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가면서 엄마를 다독였지요.
암은 죽을병이 아니라고, 만성질환 정도로 바뀌었다고, 이번에 '대공사'
마치면 20년은 끄떡없다고, 엄마는 어떤 말에도 희미하게 웃기만 했지요.
그런데, 결과는 '바이러스성 염증'이었습니다. 우리는 눈물범벅이 되어
오진을 한 의사에게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연신 꾸벅거리며 나왔지요.
엄마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 같다며 전도사님과 한 심방 봉사 약속을
기억했습니다. "엄마, 훈련 한 번 호되게 받았네."
이부자리를 깔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기도하는데 넓은 그 자리가
아버지의 따스한 무릎 같아 엎드려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한없이 감사했지만, 고통 받는 다른 환자들 모습에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그렇게 힘든 거구나.'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예수 믿으세요.
모든 고통과 슬픔 주님께 맡기고 평안하세요. 천국이 있습니다.
글쓴이 / 장주연 / 수필가 / 서울광염교회 집사 happyj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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