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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176】오늘 상당산에 오릅니다.
지금까지는 가족등산을 할 때 제가 카메라를 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가을부터 카메라를 큰딸 좋은이에게 넘겨주었습니다. "네가 한번 사진을 찍고 정리하고 네 시각으로 리포터를 해 봐라. 이거 생각보다 참 재미있어야."
오대산에 갔을 때는 제법 잘 찍는가 싶었는데, 민주지산을 오를 때는 동행이 많아 함께 어울려 산을 오르기에도 정신 없었던지 못 찍겠다며 중간에 카메라를 저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편집하다 보니 좋은이가 찍은 앞부분과 제가 찍은 뒷부분의 사진에 약간의 시각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먼 산이나 계곡을 찍은 사진을 보면 그 깊이와 넓이에 미묘한 시각 차이가 났습니다. 그것은 좋은이의 눈과, 딱 머리 하나만큼 더 키가 큰 제 눈 높이의 차이입니다.
똑같은 장면을 똑같이 바라보아도 각자 보는 것과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카메라 파인더로 바라보는 세상만 그런게 아니겠지요?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과 말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잘 들어주어야겠습니다.
오늘은 서른다섯번째 가족등산으로 청주 상당산에 오릅니다. 상당산성을 타고 한바퀴 돌다보면 중간에 상당산이 있습니다. 텔레비전 드라마 '대조영'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카메라는 좋은이 담당입니다. ⓒ최용우 2009.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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