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칼럼니스트No.1071] 숲이 있어야 삶도 푸르다

무엇이든 이규섭............... 조회 수 1237 추천 수 0 2004.10.09 16:07:11
.........


사진설명 : 아침햇살이 물빛으로 번지는 고척근린공원 조깅코스

2004년 9월 2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이규섭 (칼럼니스트, 시인)
http://columnist.org/kyoos

릴케는 '여름이 위대했다'고 노래했지만, 지난 여름은 무더위의 기승이 위대했다. 10년만이라는 찜통더위와 열대야에 시달리며 여름나기가 무척 힘들었다. 여름이 무덥고 겨울이 포근해진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환경오염과 난개발로 숲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삭막한 빌딩 숲에 가린 도시에 시원한 나무그늘 조차 제대로 없으니 더위를 피하기란 여간 짜증스러운 게 아니다. 몇 년 전 미국 뉴욕 도심에 위치한 센트럴파크를 둘러보며 부러워한 적이 있다. 드넓은 잔디밭에 반나(半裸)의 시민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조깅과 낚시를 하는 모습은 마천루의 숲에 가린 거대한 도시 뉴욕의 오아시스와 같다.

올 여름 무더위에 시달리다보니 집 부근에 있는 근린공원의 고마움을 절감했다. 아스팔드를 녹일 듯한 불볕더위 속에서도 공원에 들어서면 공기부터 상큼하다. 녹색 그늘에 앉아 매미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어느새 사라진다.


야산과 시유지를 이용하여 조성한 고척근린공원은 3만여평으로 면적이 꽤 넓다. 아침마다 800여m의 조깅코스를 돌기도하고, 저녁엔 산책을 즐긴다. 나무와 숲과 그늘시렁과 정자, 벤치는 주민들의 쉼터다. 공원 안에는 축구장, 테니스장, 야외무대에 도서관, 스포츠센터까지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도심곳곳에 짜투리 땅을 이용해 소공원을 조성한 곳이 늘었고, 지자체마다 생태공원조성이 활발하다. 환경단체는 한발 더 나아가 '야생동물이 찾아오는 풀빛마을 만들기'운동을 펼친다. 도심에 녹지를 확보하고 학교나 마을에 숲을 조성하여 야생동물과 새들이 찾아온다면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풀빛세상이 될 것이다.

집을 나서면 숨쉬기조차 두려운 것이 도시환경이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로 호흡의 곤란을 느끼고, 자동차 배기가스와 미세 먼지로 뒤덮인 대기오염에 숨이 턱턱 막히니 나무와 숲이 더욱 그립다. 숲 그늘에 앉아 나무가 토해내는 피톤치드의 향기를 맡고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만 들어도 세상근심을 잠시 털어 내는 여유가 생긴다.

공원과 녹지는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과 도시미관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삶의 질 향상에도 보탬이 된다. 흙에서 땀을 흘린 뒤 나무그늘에서 쉬어 본 사람만이 숲의 고마움을 안다. 맨발로 땅을 밟고 걸어 보거나 나무숲에 앉아 심호흡을 하면 자연의 에너지가 온 몸으로 퍼지는 기운을 느낀다. 흙은 뿌린 대로 씨를 거두고, 숲은 삭막해진 우리의 삶을 푸르게 하는 생명의 힘이다.

- <한국4H신문> 9월 15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89 무엇이든 ▷◁ *solomoon의 1323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158
3988 무엇이든 ▷◁ *solomoon의 1322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153
3987 무엇이든 ▷◁ *solomoon의 1321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082
3986 무엇이든 ▷◁ *solomoon의 1320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047
3985 무엇이든 ▷◁ *solomoon의 1319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121
3984 무엇이든 ▷◁ *solomoon의 1318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203
3983 무엇이든 ▷◁ *solomoon의 1317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053
3982 무엇이든 ▷◁ *solomoon의 1316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112
3981 무엇이든 ▷◁ *solomoon의 1315번째이야기 솔로문 2004-10-11 1153
3980 무엇이든 계시의 원천 file nulserom 2004-10-10 940
3979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7] 고령사회, 심판의 날 임영숙 2004-10-09 1465
3978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6]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말을 사랑하는가 이재일 2004-10-09 1234
3977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5] 우린 친구쟎니! 김소희 2004-10-09 1302
3976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4]휴대전화기 디지털 탐험 끝 박강문 2004-10-09 1217
3975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3 ] 쪽빛 가을하늘이 그립다 file 이규섭 2004-10-09 1299
3974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2]동물도 술 즐긴다 김소희 2004-10-09 1511
»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1] 숲이 있어야 삶도 푸르다 file 이규섭 2004-10-09 1237
3972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70] '포도작목반'이란 말 이상하다 박강문 2004-10-09 1371
3971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9]'코리안타임'에서 '코리언타임'으로 이재일 2004-10-09 1448
3970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8 ]마음을 밝게 해주는 거울 박연호 2004-10-09 1255
3969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7] 사람처럼 기쁨, 슬픔을 느끼는 동물들 김소희 2004-10-09 1235
3968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6] 각종 모임과 민주시민 훈련 박연호 2004-10-09 1323
3967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5] 뉴욕시쓰레기닷컴 박강문 2004-10-09 1441
3966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4]흡혈 동물의 세계 김소희 2004-10-09 1600
3965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3] 광주에 가는 힐 대사에게 임영숙 2004-10-09 1336
3964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1 ] 링크에 관해 토론하는 인터넷 대중 이강룡 2004-10-09 1093
3963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60 ]추억의 먹거리 file 이규섭 2004-10-09 1609
3962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59] 유언비어 퍼나르기와 인터넷의 자율성 이재일 2004-10-09 1487
3961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58 ] 비상식적인 제작시스템을 고발한다 김우정 2004-10-09 1136
3960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57 ]마음의 텃밭 file 이규섭 2004-10-09 1590
3959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56]온라인으로 내는 경조사 부조금 이재일 2004-10-09 1696
3958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55] 당신의 진짜 나이는 몇 살? 이재일 2004-10-09 1449
3957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1054 ] 내가 만든 전화번호부 박강문 2004-10-09 1159
3956 무엇이든 조선일보에서는 말 안해주는 사실 - 한국의 힘 조반 2004-10-09 730
3955 무엇이든 하쿠나마타타 file 맴맴 2004-10-09 821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