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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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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omoon의 1321번째이야기

무엇이든 솔로문............... 조회 수 1082 추천 수 0 2004.10.11 23:12:41
.........

가을이 오는 길목 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 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따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 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 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 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바라 봐야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갓핀 꽃잎같이 곱고 성당의 종소리 같이 맑으며

보름달 같이 밝은 그대는

작은 새의 깃털 같이 부드럽고 함박눈 같이 고요한 나라 입니다


아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 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 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이 나뭇잎에 안기기 전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첫 가을 편지 / 김용채




눅눅한 바람에 지쳐 있던 나날들을 뒤로 하고

불어대는 선선한 가을 바람에

창가에 놓여져 있는 미소부르 잎이 춤을 추듯 흔들거린다.

푸르름 위에 펼쳐져 있는 흰구름,

모처럼 찾아든 파아란 가을하늘에 반가움이 먼저 앞서

곁을 스쳐 지나가는 모르는 이에게라도 정겨운 눈인사를 하고 싶다.


출근 길 버스 유리창 안으로 비춰드는 햇살의 따사로움은

하루의 시작을 가뿐하게 해 주는 것 같아

가을 날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가을이 가을답지 않았던 요즘,

계속되는 날씨이변으로 더욱 그리워한 가을이다.

소국 한 아름을 사서 매일 물을 갈아주며 가을을 기다렸다.

질긴 생명력으로 하루에 조금씩 풍성해지는 소국을 바라보며

평범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겨움인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대함인지를 자연으로 배워진다.


가을이라 그런가 보다.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로움도

마음의 공허로움도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가을의 이름으로 덮여지고 비어져 가는 것이 아쉽지 않음에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지닌 것이 없을지라도

소중한 무언가를 차곡차곡 채울 것만 같은 희망이

한 걸음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가슴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뿌리고만 싶었던

작은 이야기들을 담담히 끄집어내어

그리운 이들의 안부를 묻고

나 또한 살아있노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빛이 퇴색되어가는 그리움에 물들어 눈물이 나도

잊혀짐 또한 서글프지 않은 것이 가을이라 그런가 보다.


가을이라는 이유로

용서하기 힘들었고 원망스럽던 미움들이 잠재워지고,

가을의 잔잔함에 지나간 계절의 혼란스러움이 부끄럽게 다가와

조용히 받아 들여지며 겸허하게 나를 반성하게 한다.

가을이 주는 호사를 넉넉하게 담는 마음 하나로

스스로를 모질게 얽매이던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

너그럽게 감싸안고 싶어지는 것이 가을이라 그런가 보다.


'가을에는 죽고 싶다' 는 어느 시인의 말을 바꾸어

짧아져 가는 계절을 온 마음으로 빠져들어

이 가을 속에서 나는 아프고 상처받더라도

살아있음에 행복해하며 뻐근하게 살아가고자 소망한다.


가을이라 그런가 보다... / 예표.


















  김광석 - 거리에서

첫 번째 글은 kal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예쁜표정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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