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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094] 감독자의 책임이 더 큰 휴대폰커닝 사건

무엇이든 이재일............... 조회 수 1513 추천 수 0 2004.11.24 13: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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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감독자의 책임이 더 큰 휴대폰커닝 사건  
이재일 (정보통신 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netporter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창시절 시험시간에 커닝을 한 경험이 있다. 시험문제를 풀다가 답이 생각나지 않을 때의 답답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럴 때 수험생은 커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남의 시험지를 훔쳐보게 된다.

이런 경우는 그래도 양심적인 편이다. 아예 처음부터 커닝작전을 세우는 사람도 있다. 방법도 여러 가지다. 시험을 치기 전에 손바닥, 책상 위, 조그만 쪽지 등에 예상문제에 대한 답을 적어놓는 것은 아주 오래된, 그리고 순진한 수법이다. 여학생들은 옷깃 안이나 치마 밑에 커닝페이퍼를 숨겨놓고 선생님의 감시를 피해 훔쳐본다는 말도 들었다.

지금도 이런 고전적인 방법들이 통하지 않겠지만, 몇 십년 전에는 성공할 확률이 꽤 높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과감한 수법이 시험지를 아예 바꿔치기 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교실에서는 얼마든지 방법이 쓰일 것으로 여겨진다.

커닝(Cunning)이란 시험 중에 수험자가 저지르는 부정행위를 말한다. 영어사전에서는 "교활, 빈틈없음, 잔꾀, 솜씨, 숙련, 교묘" 등의 뜻으로 풀이해놓고 있다. 미국에서는 시험 중의 부정행위를 치팅(Cheating)으로 부른다는 말을 들은 것 같지만 알 수가 없다. 그러나 Cunning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것만은 틀림없다.

필자 역시 중·고교 시절은 물론 대학에 다닐 때 커닝을 해본 경험이 있다. 방법이라고 해야 위에서 열거한 몇 가지 가운데 하나였다. 실제로 커닝을 해서 득을 본 경우도 없진 않다. 그럴 때 '죄'를 지은 부끄러움은 간 데 없고, 성공했다는 마음에 마냥 기쁘기만 했다.

중·고교와는 달리 대학에서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는 중·고교와는 달리 감시가 엉성하다. 그래도 감독선생의 체면 때문에 노골적인 커닝은 하지 않지만, 제 나름대로 수법을 동원하여 일을 저지른다. 감독하는 사람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스승인 만큼 어느 정도까지는 눈을 감아준다.

대학시절의 얘기다. 우리 과 학생 중에는 그야말로 ''커닝도사''가 하나 있었다. 커닝을 하는 친구들은 남의 것을 엿보거나 페이퍼를 이용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 친구는 너무나 단순하지만, 어떻게 보면 매우 지능적이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우선 자리를 교실 뒤편에 있는 뒷문 바로 옆자리에 앉는다. 감독관으로부터 거리가 가장 먼 곳이다. 그러다 보니 감시의 눈도 덜 가게 된다. 그 자리는 미리 준비한 페이퍼 등을 이용하기가 아주 쉽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인데, 그 친구는 아주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을 이용했다. 맨 뒤의 끝자리, 즉 학생들이 드나드는 뒷문 바로 옆에 앉아있으니 밖에 나간 친구와의 대화(?)가 가능해진다. 그는 바로 이 점을 이용했다.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간 친구들에게 자신이 모르는 문제의 답을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친한 친구들은 곧바로 대답해주거나, 모를 경우는 답을 알아낸 뒤 알려준다. 이럴 때 교단 가까이에 있는 감독관은 사정을 알 수가 없다. 비록 낮은 목소리가 들리더라도 설마 커닝이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시험 중에 감독을 하는 교수들도 공부 잘하는 학생인 만큼 그의 행동에 대해서는 별 의심을 하지도 않았다.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춘 그 친구는 이런 수법을 십분 활용한 덕에 늘 우수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 매우 가난했던 그는 장학금까지 타며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커닝은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실력이 있으면 조금만 힌트를 주어도 정답을 맞힐 수 있다. 그러나 기초를 갖추지 못한 학생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통째로 가르쳐주지 않는 이상 힌트만으로는 정답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여하튼 커닝은 이 세상에 '시험'이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 확실하다.

지난 17일 치러진 2005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 등 학생 80여명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송 방법을 이용하여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져 교육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휴대폰커닝'' 관련 학생이 80여명이나 된다고 하니 수능시험 사상 미증유(未曾有 : 아직까지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수능시험 도중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광주 S고 3년 이모군 등 고교생 2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또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던 50여명이 서로 자신 있는 과목의 정답을 고사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후배 30여명에게 전송하면, 후배들은 이를 다시 조합해 이들에게 재전송한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에 붙잡힌 학생들은 중학교 동문인 후배 및 친구들과 수능시험 전에 서로 실력이 모자라는 과목의 답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고받기로 약속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부정행위는 이미 관행화된 것이고, 친구·후배들과 여러 차례 모여 직접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실전연습을 했다''고 진술했다.

사실 시험칠 때 휴대폰으로 부정행위를 하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휴대폰으로 문제메시지를 주고받는 게 유행하면서 이런 형태의 커닝이 성행하자 학교마다 시험 때는 휴대폰을 지참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에서의 시험도 아닌 국가에서 주관하는 대입수능고사장에서 이 같은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당국에서는 수험생들에게 "고사장에는 휴대폰을 갖고 들어갈 수 없다."고 분명히 알렸는데도 많은 학생이 이를 어겼다. 그래서 휴대폰을 수거하여 교실 뒤쪽에 모아두는 선에서 그쳤다.

만약 휴대폰을 소지하면 수험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규정까지 만들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처럼 수많은 학생이 고사장까지 휴대폰을 갖고 오는 일을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혹시 몇몇이 잘 모르고(?) 가져왔다고 해도 조사하기가 쉬웠을 것이다. 이번 경우를 보면 거의 모두가 지참했던 만큼 완전하게 체크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니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들처럼 깊숙하게 숨겨두면 '무사통과'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사실 휴대폰을 이용한 부정행위는 오래 전부터 예고된 일이라고 한다. 각종 입시관련 인터넷사이트에는 그 수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예방을 소홀히 했다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번 사건이 붉어진 것도 수능시험 직후 한 수험생이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제보전화에 의해서였다. 만약 제보가 없었다면 사건은 영원히 묻혀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휴대폰커닝을 자행한 수험생들도 밉지만, 그럴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예방에 소홀한 당국의 안이한 자세가 더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지금 이 세상에서는 우리가 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온갖 현상들이 일어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능하고 예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일이 그렇다. 이미 예고된 일인데도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야단법석이다. 사건에 연루된 수험생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휴대폰을 압수하지 못한데다가 부정행위 자체를 적발하지 못한 시험감독관은 물론 교육청과 교육부의 관계자 및 책임자에게도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 200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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