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 하늘 아래서 잠시 하늘을 바라본다.
내가 보고 있는 이 하늘,
늘상 우리들에 머리 위에서
모든 세월과 함께 그자리에서 존재해 왔다.
항상 그러했다.
우리들에 가슴을 송두리째 빼앗는 그리움에 별도 그러했고.
그렇게 우리들과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은
언제나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인생의 한 방황자만이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언제나 그자리에서 자기에 족한 빛으로
그만큼의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우리에 사랑도 고된 인생도 그러했다.
언제나 우리를 버린 것 같다 느껴질때도
그자리에서 우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을 뿐이다.
모든 것은 그자리에 있었다.
태초에 내가 만들었던 모습 그대로 생과 사를 함께 하고 있었다.
다만, 짙은 안개에 휩싸여 그것이 죽었다 믿었을 뿐이다.
나 혼자라 믿었을 뿐이다.
삶을 여행하며 감당키 힘든 파도를 만났으리라.
그래, 그것 뿐이었다.
하기사 높고 거친 파도가
그렇게 허망하게 부서질 물거품이 될 줄이야 그 누구도 알았을까.
그렇게 포호하는 모습 그대로 존재하리라 생각했겠지.
허나, 결국 이것도 여린 물방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우리네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시퍼런 칼날같은 아픔도 고통도
세월과 함께 닳아 없어지듯 무뎌지리라.
내가 오늘 멍든 가슴을 하고
붉게 노을진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해도
내일은 다시 활짝핀 어린 아이에 눈망울로
세상을 보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진정 그것을 믿고 있기에
이렇게 서글픈 얼굴을 하고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이리라.
차가운 바람결에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가난한 작은 마음을 위해
하얀 눈으로 물들여 곱게 빈 여백 채워주소서
마지막 남아 흔들리는 갈대밭
새들의 빈 둥지마다 가득 채워진 마음
얼지 않는 따스한 집 한 채
흩어진 내 가슴에 지어 모두 넉넉한 마음 안아
가난한 모두가 그 안에 편안하게 들게 하소서
날은 추워도 어둠 속에서 별들이 깜박이며 빛을 냅니다
별들이 있어 춥지 않은 하늘
먼 뭇별 하나 따서 모두의 가슴에 담아두고 등불이게 하소서
빈자리는 그리움 채워주어
사랑할 수 있는 따스한 겨울이게 하소서
가난한 내 삶의 한 고비
지금은 모두 쫓겨 나 오늘은 비롯 텅 빈 가슴이지만
마음마다 하얀 눈을 내려주어 눈빛 보다 맑은 마음 지녀
겨울의 꿈으로 오래 지니고 살도록 모든 고통을 덮어 주소서
혼자 길들일 수 없는 가슴앓이 하던 지난 밤
밖에 차가운 바람이 아픔의 병이 되더라도
눈 속에 작은 들꽃으로 피어내
외로운 시간을 넘으며 바라보게 하소서
그리고 사랑은 오직 하나이게 하소서
이 겨울은 모든 이에게
눈길 위에 따듯한 발자국 남겨 그리움으로 남게 하소서
조금도 시들지 않는 사랑의 자국 남게 하소서
그대를 위한 겨울 기도 / 이 효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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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보이
첫 번째글은 커피향기 님이 남겨주신 글 입니다
두 번째글은 마리아 님이 남겨주신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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