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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핵폭탄 운반작전

햇볕같은이야기1 최용우............... 조회 수 1350 추천 수 0 2002.03.07 08: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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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 이야기
♣♣그 940번째 쪽지!

□ 핵폭탄 운반작전

아니나 다를까,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어머님께서 고춧가루며 양념 같은 올망졸망한 봉지들을 마루 한 가득 펼쳐 놓으시고서도 계속해서 여기저기에 감춰뒀던 것들을 꺼내오시느라 다람쥐처럼 왔다갔다 분주하십니다.
1년에 기껏 서너번 얼굴만 내미는 불효막심한 자식도 자식이라고 저렇게 당신은 드시지도 않으시고 아껴놨다가  아낌없이 꺼내오셔서 하나라도 더 담으려고 박스 옆구리가 터지는 것도 모르고 꾹꾹 눌러 담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들고 다니는게 이세상에서 제일 싫은 이 나쁜 아들은 '가져가라 못 가져가겠다' 어머님과 옥신각신 말다툼을 합니다. (집에 갈 때는 어머님이 주신 정성을 생각해서 꼭 모두 가져오리라 다짐했건만, 마루에 늘어져 있는 그 많은 상자들을 보는 순간...오! 주님 용서하소서)
결국 이 많은 봉지들 중에 올 때 가지고 온 베낭에 들어가는 것으로 한가지만 가져가겠다고 선포를 합니다. (아, 저 어머님의 섭섭해하시는 표정...결국 눈물까지 비치는 어머님.. 나는 정말 죽일 놈이야. 어머님 죄송합니다. 빨리 커다란 트럭을 사서 주시는 것 다 가져가겠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는 그 한가지를 하필이면 '된장봉지'를 선택하셨습니다.
"넌 어렸을 때부터 내가 만든 된장국이 제일 맛있다며 맛있게 잘도 먹었지." 하시면서 장독대로 가시더니 누런 된장을 한 양동이 가득 퍼 오셨습니다.
행여 국물이 새어 나올까봐 싸고 또 싸서 베낭에 넣어 짊어지니 등에 닿는 된장의 촉감이 거 참! 기분 되게 야릇하네요.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고 면도를 하고 한껏 꾸민 그럴 듯 한 신사가 지금 등에 된장을 가득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안다면 얼마나 배꼽을 잡고 웃을 일 입니까... 그래서 일부러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조심 '된장운반작전'을 실행합니다. 기차 안에서도 자꾸 눈이 선반의 베낭에 갑니다. 행여 된장국물이 새어 나와 그 시금털털하고 구리구리한 냄새가 진동을 하면, 휴가 끝에 피곤한 몸을 눕혀 쉬고 있는 기차 안에 일대 소동이 일어날게 분명합니다.
드디어 무사히 집에까지 왔습니다. 시골에 다녀온 아빠의 가방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해서 후다닥! 열어보는 딸내미 눈앞에 펼쳐진 된장봉지는 네겹까지 국물이 새어나와 있었고 천만다행으로 마지막 다섯 번째 겹을 삐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1998.8.11 화요일에 웃음과 사랑을 드리는 좋은이 아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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