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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14일에 띄우는 일천사백아흔번째 쪽지!
□ 모자 던지기
왜 도시사람인가 하면 도시에 살기 때문에 도시사람이고, 왜 촌사람인가 하면 촌에 살기 때문에 촌사람입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오랫동안 한 곳에서 살다보면 그곳에 익숙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그 삶의 틀 안에 스스로 갇히기도 하는데 그것이 무서운 것입니다. 여기 아닌 다른 세상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것입니다.
노르웨이의 목동들 중에는 '모자 던지기 놀이' 라는 것이 있습니다. 목장의 울타리 밖으로 누가 더 멀리 모자를 던지는지 시합하는 놀이라고 합니다. 양을 가두어 놓은 목장 안에만 있다보면 그 생각과 생활의 반경이 좁아지고 협소해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울타리 너머로 멀리 멀리 내던진 모자를 찾으러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지요.
갈릴리마을에서 살게 된 기간이 그렇게 긴 것은 아닌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 울타리 안에서 한 달에 한번도 밖으로 나갈 일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득문득 느끼는 것은 나의 생각이나 삶의 크기가 이 울타리만큼의 크기에서 더 자라지 않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더니 아내도 어느 날 제게 똑같은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모자 던지기'를 자주 하려고 합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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