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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27일에 띄우는 일천사백아흔일곱번째 쪽지!
□ 옹달샘이 맑은 이유는?
저는 대청호 주변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타고 다니는 가벼운 등산을 즐기고 있습니다. 댐이 만들어지고 수몰되기 이전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아직도 여기저기에 남아있습니다.
어떤 곳에 갔더니 이전에 살았던 사람이 아마도 우물로 쓴 것 같은 작은 옹달샘이 있었는데 그 고여있는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손으로 떠 마셨습니다. 비록 집은 허물어지고 흔적만 남아 있는 곳이 되었어도 돌 틈에서 계속 솟아나오는 옹달샘은 여전히 맑고 깨끗하였습니다.
고여있으면 썩습니다. 고여있으면 다른 것들이 밀려 들어옵니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세상을 변화시킬 깨끗함을 계속 솟아내지 못하면 세상의 온갖 쓰레기들이 교회 안에 밀려 들어오고 맙니다. 밖으로 내보내는 힘이 더 세지 못하면 반대로 안으로 밀려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적 성숙을 이루어 깨끗함을 계속 솟아내지 않으면, 외식하는 형식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겉만 꾸미게 됩니다. 속에 대한 공허함을 겉으로 채우려 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질까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거짓말을 하게 되고 위선자가 되기 쉽지요.
옹달샘이 여전히 맑은 이유를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시기를...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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