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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29일에 띄우는 일천오백열세번째 쪽지!
□ 노숙자와 기도
가끔 대전역에 갈 일이 있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광장 옆 분식점에서 우동을 한그릇 사 먹었습니다.(대전역 우동은 추억의 우동이쟎습니까)
분식점 넓은 창 밖으로 광장에 오고 가는 사람들이 다 보였는데, 어떤 단체에서 나와 점심공급을 했는지 몇몇 노숙자들이 똑같은 그릇에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초라한 옷을 입은 노인 한분이 한적한 정류장 옆 간판 앞에 쪼그리고 앉아 앞에 음식을 놓고 두 손을 모으고 정말 한참이나 간절히 기도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교회에서 급식을 하면 빨리 기도가 끝나고 밥을 먹을 생각으로 대충대충 식사기도에는 별 관심이 없는게 보통인데, 그분은 정말 진심어린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바람이 몹시 부는 날, 바람을 막아주는 안락한 분식점 안의 편안한 의자에 앉아 돈을 내고 음식을 사 먹으면서도 그냥 대충 기도를 하고 말았는데, 저 바람부는 밖에 노숙자 한 분은 누가 보든 말든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제 마음속에서는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졌습니다. 그래, 무슨 사정으로 노숙자가 되셨는지는 모르지만, 하나님이 아저씨를 너무너무 사랑하시네요. 그 사랑하심이 눈에 보이네요. 빨리 직장도 생기고 따뜻한 보금자리도 생기기를 기도합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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