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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4일에 띄우는 일천오백열일곱번째 쪽지!
□ 오늘 손해봤습니다.
아빠 동화책 읽어 주세요.
아빠 놀아주세요
아빠 목마태워 주세요.
아빠 대청호 산책가요
미처 쓰던 글을 못 끝내고 저녁식사를 하러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아빠에게 매달렸습니다.
"그래, 지금 아빠가 급히 끝내야 원고가 하나 있거든. 얼른 쓰고 와서 놀아줄깨" 그리고 아이들을 뿌리치고 사무실로 올라와 글을 마저 끝냈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습니다.
잠든 모습을 보니 측은한 생각이 들어 머리도 만져주고 뽀뽀도 해주고 배도 쓸어주지만 미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습니다. 밝은이는 잠결에도 아빠의 수염이 따가운지 뽀뽀한 자리를 손으로 스윽 닦습니다.
원고를 끝내는 일과 아이들과 놀아 주는 일.
글을 쓰는 일과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일
밤늦도록 일을 하는 것과 아이들과 산책을 하는일 어느것이 더 중요한가.
학교에 다녀와서 잠들기 전까지 기껏 두어시간 아이들과 놀아줄 뿐인데...
저는 오늘 덜 중요한 일을 했고 엄청 손해본 하루를 살았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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