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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14일에 띄우는 일천오백마흔한번째 쪽지!
□ 오늘 되게 잘한 이야기
오전에 책을 읽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충남금산 인삼무슨무슨조합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저희 조합에서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하여 인삼액기스를 이용한 건강식품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았습니다. 텔레비젼 광고를 하면 어마어마한 광고비가 지출되니 차라리 그 광고비 만큼 소비자들에게 돌려드린다는 의미에서 전국에 있는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100분만 뽑아 100만원 상당의 건강식품을 홍보 좀 해주시라고 무료로 보내드리려 합니다. 지금 무작위 전화에서 선생님께서 뽑히셨습니다. 주소만 불러 주시면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들어보니 구구절절 틀린 말이 없었습니다. 유난히 '무료'를 강조하는데 마음이 혹! 하여 주소를 불러주려다가.... 말았습니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거든요. 이런 일에는 제 아내가 유난히 영특해서 절대로 속아 넘어가지 않습니다. 거의 주소를 다 불러주고 거래가 성사되려는 찰라에 아내가 들어와 거래가 깨진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고! 이 어리버리한 양반아, 그거 다 사기야! 물건과 함께 지로용지가 한줌 따라 온다고...머리도 안까진 양반이 뭔 '무료'를 그렇게 좋아 한디야..(속으로..아그...저걸 내가 데리고 살아 말어)"
"여보세요? 그거요. 우리 마누라가 사기라고 절대로 주소 불러주지 말라 했어요"
저쪽에서 말 없이 수화기 놓는 소리 딸깍!
카아~~! 나 오늘 되게 잘했다... 마누라가 봤어야 하는데...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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