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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을 300-350쪽 분량의 단행본 26권으로 만들었고 그중 13권을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뿌리가 남아 있으면

햇볕같은이야기2 최용우............... 조회 수 2356 추천 수 0 2002.06.17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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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17일에 띄우는 일천오백예순네번째 쪽지!                              


      □ 뿌리가 남아 있으면

  요즘 피기 시작하는 꽃은 루드베키아 입니다. 해바라기를 닮은 꽃인데 화려하고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아주 긴 꽃입니다. 집 앞 언덕에 루드베키아가 온통 가득합니다. 길 가운데까지 번져 나와 무분별하게 꽃이 피려 하는 것을 그냥 뽑아버리기 아까워 산 언덕에 옮겨 심었습니다.
  아내는 옮겨심기에 늦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과연 옮겨심은 루드베키아는 대부분 시들어 버렸고, 저는 뿌리만 남겨두고 줄기를 모두 잘랐습니다. 마치 꽁지 빠진 닭의 모양이네요. 그런데 지난달에 산 언덕에 다른 풀을 베면서 함께 베어버린 루드베키아 뿌리에서는 벌써 싹이 나고 자라서 꽃이 피려 하고 있었습니다.
  줄기가 잘리고 뿌리만 남아 있던 루드베키아는 살아 다시 꽃을 피우려 하는데, 금방 필 것 같은 꽃이 아까워 줄기까지 옮겨 심은 루드베키아는 햇볕이 나자 다 말라 버렸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선수들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비교적 약한 팀들과 경기를 해서 16강에 올라가 운이 따른 반면, 우리나라는 실력으로 강팀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6강에 올라갔습니다. 훌륭한 선수들을 만든 히딩크 감독에 대한 인기도 대단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대표팀 선수들 외에 히딩크 감독의 지도를 받지 않은 대부분의 축구 선수들의 실력은 이전과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월드컵이 끝나고 히딩크 감독이 돌아가면 우리나라 축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 합니다.
화려한 꽃만 있을 뿐 뿌리가 없습니다. 햇볕이 나도 말라 죽지 않도록 땅 속의 수분을 빨아올릴 뿌리가 없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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