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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4일에 띄우는 일천오백일흔여섯번째 쪽지!
□ 허수아비와 마네킹
보은읍내를 가다보면 말티재 근처 어느 콩밭에 여자 마네킹이 하나 서 있습니다. 마네킹 허수아비인 셈입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웬, 여자가 콩밭 가운데 덜렁 서 있는지 새 보다도 사람이 먼저 놀라 자빠질 풍경입니다. 마네킹이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백화점이나 폼 나는 근사한 매장에 서 있어야 제격인데, 무슨 사연인지 시골로 낙향한 모습이 영 안 어울립니다.
허수아비는 '허수'와 '아비'가 결합된 단어인데, 허수라는 말은 '허술하다'에서 온 파생어이고 허술하다는 말은 무슨 일이 엉성하여 빈틈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허수아비의 매력은 완벽하지 않은데 있습니다. 눈도 삐뚤 코도 삐뚤 푹 눌러 쓴 밀짚모자에 양손을 벌리고 바람결에 덜렁 덜렁 춤을 추면서 새들과 장난을 쳐야 그게 허수아비입니다. 반면 마네킹은 최신 유행에 맞게 늘씬하고 세련된 포즈를 취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야 마네킹입니다.
무엇이든 그 목적에 맞게 제자리에 있어야 눈에 거슬리지 않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허수아비 같은 사람은 허수아비 같은 일을 하고, 마네킹 같은 사람은 마네킹 같은 일을 하면 됩니다. 자기에게 맞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되 상대방의 일을 판단하면 안됩니다. 그도 그 나름대로 어울리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용우
□ 허수아비와 마네킹
보은읍내를 가다보면 말티재 근처 어느 콩밭에 여자 마네킹이 하나 서 있습니다. 마네킹 허수아비인 셈입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웬, 여자가 콩밭 가운데 덜렁 서 있는지 새 보다도 사람이 먼저 놀라 자빠질 풍경입니다. 마네킹이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백화점이나 폼 나는 근사한 매장에 서 있어야 제격인데, 무슨 사연인지 시골로 낙향한 모습이 영 안 어울립니다.
허수아비는 '허수'와 '아비'가 결합된 단어인데, 허수라는 말은 '허술하다'에서 온 파생어이고 허술하다는 말은 무슨 일이 엉성하여 빈틈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허수아비의 매력은 완벽하지 않은데 있습니다. 눈도 삐뚤 코도 삐뚤 푹 눌러 쓴 밀짚모자에 양손을 벌리고 바람결에 덜렁 덜렁 춤을 추면서 새들과 장난을 쳐야 그게 허수아비입니다. 반면 마네킹은 최신 유행에 맞게 늘씬하고 세련된 포즈를 취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야 마네킹입니다.
무엇이든 그 목적에 맞게 제자리에 있어야 눈에 거슬리지 않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허수아비 같은 사람은 허수아비 같은 일을 하고, 마네킹 같은 사람은 마네킹 같은 일을 하면 됩니다. 자기에게 맞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되 상대방의 일을 판단하면 안됩니다. 그도 그 나름대로 어울리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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