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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책벌레 436호 좋은 책은 우리 영혼의 젖줄

자료공유 마중물............... 조회 수 1603 추천 수 0 2009.03.31 10:45:04
.........

지난 주말 봄 기운이 완연한가 싶더니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오고 오늘은 비가 내리네요. 

저는 감기에 걸려서 며칠 간 고생했는데,

기온 차가 심한 요즘 건강 조심하시길....

송광택 목사님이 보내 주신 글 함께 나눕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책벌레지기

 

 

좋은 책은 우리 영혼의 젖줄

 

조신권 / 전 연세대 교수, 현 총신대 교수

 

 

나는 책을 무척 좋아하고 책과 더불어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책과 더불어 나에게

남아 있는 한가지 아쉬운 점은 6.25 사변 직후 책을 볼 줄 아는 눈이 그때까지는

아직 뜨이지 않아서 좋은 책을 값싸게 많이 살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지금은 책을 가릴 줄 아는 눈이 그때보다 뜨이기는 했지만 그런 국보급의 장서를

싼값으로 구입할 수가 없다.

 

그 때는 국립 도서관 직인이 찍힌 책들과 납북 인사들과 저명한 학자들의 개인

장서들이 전쟁통에 거리로 끄집어내어져 휴지처럼 팔리고 내동댕이쳐진 때였다.

그 소중한 젖줄이 끊긴 사람들의 아픔이야 오죽했겠는가 마는 그래도 그것들이

휴지로 소모되는 것보다는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임자를 만나서 제구실을

다할 수 있었더라면 오죽이나 좋았겠는가 하는 것이다.

 

1954년에 나는 연세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하였다. 내가 영문과를 지망한 것은

막연하나마 앞으로 목회를 하는 데 문학 공부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년을 바로 코앞에 둔 지금까지도 목회자가 못된 것은 내 소명감이 약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때부터 부지런히 도서관을 출입하며 문학과 종교 서적을

읽었고 매주 최소한 한번정도는 서점 (특히 고서점)을 들러 채광업자가 광맥을

찾아내려고 이산 저 산을 더듬어 찾듯이 먼지 묻은 책더미 속을 뒤졌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라도 발견하면 벅찬 가슴으로 돌아오던 생각이 지금도 삼삼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40여 년간 모은 것이 헤아려 보지는 않았지만 어림으로 만 여 권은

넘을 것 같다. 그 중 대부분은 문학에 관한 것이지만 2천 여 권은 종교와 철학에 관한 것이다.

 

책을 통하여 진리와 만나고 위대한 지성을 만나게 되는 것은 진정한 사귐이고 애인을

 만나는 것 같은 기쁨이요 최대의 행복이다. 1958년 대학원 영문과 석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책을 통하여 만난 지성이 토마스 카알라일이라는 19세기 영국비 문인 사상가다.

 그는 영국인이지만 한때는 인류의 스승으로 떠받들어졌었다.

지금은 그저 「의상철학」(依裳哲學), 「영웅, 영웅숭배론」, 「과거와 현재」 및

「불란서 혁명사」 등의 저술가로 알려져있을 뿐이다. 그는 초월주의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정통적인 신앙노선은 아니지만 매우 종교성이 강한 글을 많이

썼다. 나는 그의 전기와 작품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카알라일은 원래 법학을 공부한 법조계 지망생이었고 그 일에도 잠시 종사해

보았지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학교 교사로도 있었지만 그것도

만족치가 않았다. 모든 것이 회의적이고 의미가 없었다. 이런 인생의 암흑시기를

그는 ‘영원한 부정’(everlasting no)시기라고 하였다. 모든 것이 어둡고 부조리하니까

관심의 초점이 상실되고 만다. 그 순간을 그는 ‘무관심의 중심’(center of indifference)

이라는 굴속을 지나왔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새벽 산책을

하다가 동녘으로 붉게 떠오르는 햇빛을 보았고 그 순간 신비로운 경이감과 더불어

그의 마음 속이 뜨거워졌다.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고 모두가 다정하고 사랑스러우며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전적인 부정으로부터 모든 것의 긍정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그는?불세례

(fire-baptism)'를 받았다는 말로 표현했고 그때부터 ‘영원한 긍정’(everlasting yes)이

이루어졌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때의 나이가 33세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33세까지

방황하다가 그는 자기가 할 일은 글쓰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부터 써서 남긴 책이 40여 권이나 된다. 나중에는 에딘버러 대학의 총장이

되었다. 그가 총장 취임사에서 한 말 가운데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간접적인 지식보다는 직접적인 지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학문에 대해서 정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지식이란 가능한 한 그

글이 쓰여진 원어를 통해서 읽는 것이 좋고 그것도 개요나 다이제스트 된

것만을 통해서 지식을 흡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문에 대해서

정직해야 한다는 것은 배우면 자만의 착각에 사로잡히기 쉬워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학문하는 사람의

정직성이라는 것이다.

 

나는 교수다.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나의 일상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나도 시간이 없거나 귀찮을 때는

개요서나 다른 사람이 소개해 놓은 것을 그저 힘들이지 않고 비판 없이 수용해서

가르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마음이 편칠 않다. 그것은 내 양심에 찔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어떤 때는 확실히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고 건방떨 때가 있고 잴 때도

있다. 그것은 정직하지 못한 것이고 겸손하지 못한 것이다. 이 때도 마음에 희열은

없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원문을 몇 번씩 꼼꼼히 읽고 새겨서 학생들 앞에 설

때는 자신감이 있고 떳떳하고 기쁨이 있다.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 열정과 정직성이 은연중 학생들에게 전도되는 것을 본다. 그들이 자라는 것이 보인다.

나는 나의 속사람을 키우기 위하여서 늘 책을 읽는다. 젊어서는 지식의 책이 좋아서 많이

그런 것을 읽었지만 요사이는 영적인 통찰력을 열어주는 깊은 감동의 힘을 갖고 마음을

흔들어놓는 그런 책이 더 좋다. 너무나 많은 책이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책방이나 도서관에 들어가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책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여있다.

 

학생은 부모나 스승에게, 교인은 목사나 신앙선배에게 자문을 구해서 독서 목록표를

만들어 차근차근 읽는 것이 좋다. 성경을 읽을 때도 그렇지만 양서를 읽을 때도 독서

카드를 만들어서 감명깊은 말이나 구절은 적어두기도 하고 인용문을 카드에 써넣은

다음 출처를 분명히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때로는 읽는 사람의 그 순간의

느낌과 생각을 단편적으로라도 적어두면 독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독서는 우리 마음의 거울이요 젖줄이다. 농부에게는 옥토가 젖줄이고 광부에게는

광맥이 젖줄이고 학자에게는 양서가 젖줄이고 목회자에게는 성경과 좋은 신앙의

서적이 젖줄이다. 젖줄을 놔두고 다른 것만을 흡수해서 먹이는 것은 악이요 모유을

놔두고 우유를 주는 것과 같다. 주는 자가 젖이 없거나 모자라면 줄 수도 없고 준다

해도 빈약해서 장소(成長素)가될 수 없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소화를 시키지 못하면 탈이 나듯이 책을 수천 권 아니 수만 권을

읽었다 해도 그것을 소화하지 못하면 삶의 에너지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되 정확히 그리고 꼼꼼히 읽어야 하고 읽은 것을 잘 씹어서

새기고 그것을 잘 소화시켜서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때 비로소

그것은 나에게 젖줄이 된다. 그것이 나에게 가장 좋은 책이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다 읽고 나면 처음 그것을 읽기 시작했을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된다”-폴 아자르

송광택

극동방송 주최 독후감 공모 최종심사위원
도서출판 토기장이 독후감 공모 최종심사위원
한국기독교 출판문화상 심사위원(2007년, 2008년-신앙일반, 청소년도서)
C3TV목회정보PLUS 필진(http://pastor.c3tv.com)

(현) 바울의 교회 목사
(현)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현) 총신대학교 사회교육원 [교회독서교실 지도사과정] 책임교수
(현) 극동방송 [좋은 아침입니다] 책소개 코너 담당
(현) 크리스천북뉴스 발행인 [www.cbooknews.com]
(현) 주간기독교 북리뷰 <책속에길이있다> 고정필자(www.cnews.or.kr)
(현) 월간 교사의 벗 북리뷰 고정필자
(현) C3TV 웹진(주간)목회정보PLUS 북리뷰 고정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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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없이는 미래도 없습니다 "Without forgiveness, there's no future."-투투 대주교(Desmond Mpilo Tu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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