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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현존 안에 거함 ; 신비가들의 길 (커밍험)

수도관상피정 최용우............... 조회 수 3598 추천 수 0 2009.04.13 21: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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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하나님의 현존 안에 거함 ; 신비가들의 길
Lawrence S. Cunningham & Keith J. Egan, Christian Spirituality,
엄성옥 역, ?주제별 기독교 영성? (서울: 은성, 2004), pp.191~220.

"너는 나가서 여호와의 앞에서 산에 섰으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왕상 19:11)

모세가 타는 떨기나무 앞에 섰던 그 산(출 3장)에서 엘리야는 위로부터 음성을 들었다(왕상 19:12).  예수님의 제자들은 변화산에서 이 두 예언자가 예수님과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막 9:2-9). 기독교 신비 전통에서는 모세와 엘리야를 기독교 신비체험의 원형, 원시 모델로 간주한다.

이 장에서는 현대의 하나님 탐구의 수단으로서 기독교의 신비 전통을 탐구하려 한다. 칼 라너(KarIRahner)는 "…장래의 경건한 기독교인은 '신비가', 무엇인가를 '경험한'사람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중요한 사람이 되기를 중지할 것이다."1)라고 말했다. 기독교의 장래는 인간의 영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엘리오트가 말했듯이 "기도는 단어들의 순서나 기도하는 음성의 소리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2)

신비가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나님과의 만남에 대해 보고해왔다. 그들은 자기들의 경험을 하나님과의 연합. 하나님을 봄, 관상 등으로 표현했다. 이 책에서는 버나드 맥긴(Bernard McGinn)의 제안을 따르려 한다. 맥긴은 하나님에 대한 신비 체험에 대해서 말하기 위한 기본적인 범주로서 현존을 채택했다.3) 교회 최초의 여성 박사인 아빌라의 테레사는 자신의 하나님의 현존 체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현존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큰 은총이므로, 받는 사람은 그것을 크게 존중해야 한다.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 탁월한 기도이다. 우리는 이 연합의 기도 또는 고요한 기도를 하면서 그분이 영혼에게 허락해 주시는 결과들에 의해서, 즉 하나님께서 자신에 대한 경험을 주려 하시는 방법에 의해서 하나님이 현존하신다는 것을 이해한다.4)

 테레사나 다른 신비가들은 하나님과의 신비한 만남에 대해 열정적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그들의 글은 하나님을 향한 내적 여정의 강력한 탐구가 된다. 신비 생활의 의미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신비 전통 안에 있는 몇 가지 요소와 본문들과 인물들을 살펴보려 한다. 신비 생활은 우리의 인성, 하나님의 현존 안에서 의식적으로 살 때에 완성되는 인성의 포옹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신비주의에 대한 관심이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결국, 신비주의가 의심을 받은 17세기 말 이래로 기독교의 삶은 신비한 것(하나님의 사역)이기보다 수덕적인 것(인간적인 노력)이 되었다. 1960년대에 많은 젊은 사람들은 서방의 신비 전통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방의 비기독교적인 신비주의를 의지했다. 그러나 토머스 머튼이 개 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발견한 것처럼, 동양을 의지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했다.

이 장에서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기독교의 신비적 전통을 간단히 조사해 볼 것이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서 독자들이 매력적인 기독교 신비가들의 글을 읽게 되며, 하나님과의 만남에 대한 기록을 남긴 신비가들과 대화하게 되기를 바란다. 비기독교 전통의 신비주의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자신의 전통에 정통한 후에야 다른 신비 전통과 제대로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어휘

 신비주의를 연구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전문 용어를 알아야 한다. 오늘날 "신비가"라는 단어는 크게 남용되고 있고 부정확하게 사용되고 있어, 온갖 비밀한 것을 언급한다. 초대 시대 신자들은 그리스어로부터 "mystic"이라는 단어를 취했는데, 그리스어로 myo는 "눈을 감는다"는 의미로써 종교적 경험에 대한 반작용을 묘사하는 것이었다. 동일한 어근이 mysterion이라는 헬라어의 기초가 되는데, 그것이 신비주의가 관심을 두는 것-하나님의 신비와의 만남-이다.

일찍이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Clement of Alexandria)에서부터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감추어진 의미나 보다 깊은 의미를 신비한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mystikos도 세례와 성찬 안에서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묘사했다. 12세기에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이라고 언급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신비한 몸이란 성찬을 언급하는 것이었다. 그 이전에 바울서신에서 그리스도의 몸은 교회를 의미했다. 교부 시대와 중세시대에는 신비란 개인적인 신비체험이 아니라 교회적 · 집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했다.

A.D. 500년 경에 시리아의 기독교인이 『신비 신학』(Mystical Theology)5)이라는 책을 저술했는데, 그 책은 기독교 신비주의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 알려지지 않은 익명의 저자는 바울에 의해 개종한 사람으로 행세했다(행 17:34). 그렇기 때문에 그는 종종 위 디오니시우스(Pseudo-Dionysius)라고 불린다. 그의 작은 논문집의 제목인 『신비신학』(Mystical Theology)은 신비주의 연구를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친밀한 하나님 체험을 언급한다. 그러나 중세 시대 말이나 그 이후에야 하나님과의 연합이 개별화된 방식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개념은 신비주의는 개인적인 의식의 변화라는 현대적인 개념을 일으켰다. 9세기에 아일랜드 사람 존 스코투스 에리게나(John Scotus Erigena)는 위-디오니시우스의 헬라어 본문을 라틴어로 번역했다. 이 번역본으로 말미암아 토머스 아퀴나스를 비롯한 중세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위-디오니시우스의 역동적인 신비 사상에 접할 수 있게 되었다.

 17세기 초에 프랑스6) 파리의 살롱에서 신비주의라는 주제에 대해 논의하기 전까지는   "신비주의"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이 장에서 신비가란 거룩한 것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신비 생활에 대한 글을 쓴 사람들을 묘사한다.

신비가들의 글 읽기

판단력을 가지고 성경을 읽으려면, 성경 본문이 뒷받침하지 않는 철저한 직역(直譯)이나 환상적인 해석을 피할 수 있어야한다. 성경해석학은 책임감 있게 성경을 읽는 원리를 분명히 표현하는 학문이다. 경솔한 독자들은 신비가들의 글을 읽을 때에 어려움에 직면한다. 성경 해석학의 원리들은 신비가들의 글을 지혜롭게 읽게 해줄 수 있다.7) 기독교 신비주의는 공식적으로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신비한(감추어진) 현존을 찾으려 한 오리겐의 성경 해석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성경은 기독교의 모든 신비 체험의 기초이므로, 신비주의와 성경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

신비가들의 글을 읽을 때에는 독자 자신의 종교적 탐구와 경험을 저자의 영적 여정과 연결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신비가들의 글 안에서 모든 하나님 탐구의 공동 주제들, 그리고 기본적으로 독자 자신의 탐색과 다른 주제들을 인식할 수 있다. 신비가의 글을 읽는 사람은 신비가가 나름대로 표현하는 것을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존 던(John S. Donne)은 상대방과 함께 거하고 그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경험으로 "건너가는" 과정에 대해서 말한다. 그렇게 한 후에는 상대방의 경험에 의해서 확대된 자신의 경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8) "세미한 소리"(왕상 19:12)를 들은 엘리야의 경험으로 건너간다는 것은 침묵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성령을 이해하는 것이다. 엘리야의 경험은 하나님을 향하는 우리의 능력을 증대해준다.

신비가들의 글을 모두 동일한 것으로 여겨 똑같이 취급할 수는 없다. 신비가들은 각기 특징을 지닌다. 실제로 신비가들은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와 문화를 배경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것을 고려하여 각각의 신비가들을 이해해야 한다. 초대 교회의 주석가인 오리겐의 글을 정열적인 시토회 수도원장이었던 클레르보의 버나드의 설교나 12세기의 신학자 빙겐의  헬레가르드(Heldegard of Bingen), 또는 14세기 영국의 환상가인 노리지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의 저서인 『계시』(Showings)와 동일한 방식으로 읽을 수는 없다. 성경적인 글을 읽을 때에는, 자신이 읽는 본문의 장르를 확인해야 한다. 읽는 본문은 오리겐의 성경 주석인가, 어거스틴의 설교인가, 성 빅톨 수도원의 리처드의 신학적 논문인가, 아니면 토머스 머튼의 관상에 관한 논문인가? 또한, 각각의 신비가들을 연구할 때에는 역사적인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 12세기와 17세기는 아주 상이한 시대이므로, 이 두 시대에 활동한 신비가들의 글을 읽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초대교회의 신비적인 본문들은 시에나의 캐더린(Catherine of Siena)의 환상적인 기사나 프랜시스 수도회의 신학자인 성 보나벤투어(St. Bonaventure)의 신비적 논문들과는 상이하다. 신비가들의 글을 읽을 때에는 각각의 신비가, 각각의 장르, 각 시대의 특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신비가들에게는 자기들의 상상을 언어의 한계너머로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비가들은 자기들이 말할 수 없고 말로 나타낼 수 없는 것을 말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들은 신비이신 하나님, 성경에 계시되어 있으며 동시에 말할 수 없이 깊은 신비 안에 감추어져 계신 하나님과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남에 대해 글을 쓴다. 이 만남에 대해서는 예언자 예레미야처럼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렘 1:6)라고만 말할 수 있다. 신비주의 작가들은 신비의 베일을 꿰뚫기 위해서 물과 불, 산과 저택과 같은 상징들을 사용한다. 어떤 신비가들은 하나님 체험에 대해 힌트와 추측을 제공하기 위해서 시(詩)에 의존한다(T.S. 엘리오트). 스페인의 갈멜회 수도사였던 십자가의 요한은 자신의 신비한 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시들처럼 신비한 이해에서 솟아나는 사랑의 표현들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9)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비가들은 때로는 시인 같지만, 자기들이 신과의 만남에서 경험한 아름다움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노력한다.

기독교 신비가들은 인간과 신의 만남을 묘사하려고 노력하면서 종종 아가서를 의지해왔다. 아가서의 에로틱한 표현과 상징들은 하나님과 기독교 공동체 사이, 또는 하나님과 신비가 사이의 사랑의 관계의 힘과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강력한 상징 사용이 가득한 영감된 본문은 신비가들에게 인간 안에 현존하시는 신에 대한 경험의 깊이를 탐구할 풍성한 광산을 제공해준다.

이 성경적인 연애 시에 대한 오리겐의 신비적 해석은 아가서가 하나님을 향한 신비한 여정을 나타내는 비유와 상징의 근원 역할을 하는 오랜 기독교 전통의 효시가 되었다.10) 신비가들의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가서, 그리고 아가서에 관한 오리겐의 글에 대해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11) 많은 기독교 신비가들 중에서도 클레르보의 버나드와 십자가의 요한만이 사랑 안에서 하나님과 연합을 향한 여정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아가서의 표현과 상징을 사용했다.12)

초대 교회의 신비주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예수님 시대의 종교를 물들이고 있던 형식주의를 피하라고 경고하셨다. 또 마음과 정신과 혼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예수님은 아버지에 대한 헌신 및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에 대해 가르치신 것을 위해서 죽으셨다. 예수님을 죽음으로 이끈 헌신과 고결함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증거 하는 생활을 한 순교자들을 위한 본보기가 되었다. 순교의 시대에, 기독교 안에는 하나님에 대한 급진적이고 변화시키는 사랑을 요구하는 요소가 생겨났는데, 이것은 후대에 신비주의라고 불리게 된다. 신비가란 하나님의 현존을 의식하게 해주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소유한 사람이다.

이 신비한 전통은 성경 안에 감추어진 그리스도와의  접촉을 통해서 되도록 깊이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려는 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 만남은 신비한 것, 성경 안에 감추어져 있는 그리스도와의 만남, 세례와 성찬 안에 감추어진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만남이라고 불렸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 시대의 신비주의 연구에는 성경적이고 성례전적인 토대가 부족했다. 거기에다가, 개성주의적이고 이성주의적인 접근 방법으로 말미암아 기독교 신비주의의 활력 및 신비 의식을 고취하는 능력이 상실되었다.13)

초대 신자들의 신비주의 경험에는 현대에 등한시되는 이러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시대의 신비주의 저술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성례전을 기독교 신비생활을 위한 참된 기초로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이러한 강조점 때문에 신비주의는 배타적인 것이 되지 않았다. 기독교 전통에서 신비주의는 교회적(집단적)인 배경과 성례전적인 근거를 소유하며,  항상 성육신적이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육신이 되신 하나님과 관련된다. 신비주의는 결코 육체를 미워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교회의 신비주의는 현대인의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치료할 수 있는 치유책이다. 성경과 성례전은 신비 생활을 건축가이신 성령의 영향 아래 둔다. 맥긴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신비주의는 대체로 하나님의 현존의 직접적인 형태들을 현세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의식을 육성하기 위해서 성경과 예배에 의해 육성되는 기도와 실천의 교회적 전통이다…"14) 이러한 신비주의의 성격적이고 성례전적인 기초로의 복귀는 칼 라너가 표현한바 일상적인 신비주의나 평범한 신비주의를 가능하게 해준다. 이것은 물을 탄 신비주의가 아니라 신비한 은혜들을 기독교적 삶의 성례전적인 실체들과 연결하는 것이다.

세례 때에 시작되어 성찬 때에 육성되는 그리스도와의 만남은 기독교 신비주의의 기초가 된다. 신비가는 사도 바울처럼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19-20)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31세 때에 발생한 신비생활로의 전환의 결과를 묘사하면서 바울의 정서를 언급했던 아빌라의 테레사의 견해를 잘 나타내준다.15) 신비주의는 복음서에서 명한 제자도에 대한 헌신이다.

여기에서는 초대 교회에서 배출한 몇 명의 신비적 작가들에 대해서만 언급하려 한다. 앞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오리겐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기독교 신비주의의 부흥에는 오리겐의 저술로의 복귀가 포함된다. 오리겐은 닛사의 그레고리(Gregoryof Hyssa)라는 중요한 인물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레고리는 결혼한 사람으로서 후일 닛사의 주교가 되었다. 그레고리는 동방교회의 신비주의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지만, 서방에서는 금세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지혜에 대해 그리 알지 못했다. 토머스 머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레고리의 epektasis라는 개념에 매료되었다.16) 이 용어는 기독교인의 삶의 중심이 되는 활력은 지금부터 영원까지 그치지 않는 하나님 사랑 안에서의 성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생명과 영광 안에 영원히 참여하면서 영원히 새로워진다.17) epektasis는 영원하게 된 세상의 신비주의이다. 오리겐은 빛의 신비주의를 전개한 데 비해, 닛사의 그레고리는 신비한 하나님 체험을 어두움과의 만남으로 보았다. 그레고리는 자기의 형이요 동방 교회의 위대한 수도원 입법가였던 바실(Basil)의 경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우리는 종종 형(Basil)이 하나님이 계시는 어두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성령의 신비한 인도하심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감추어져 있는 어두움 속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18)

이러한 어두움, 또는 불가해의 경험은 부정의(apophatic) 신비주의, 또는 영상이 없는(imageless) 신비주의라고 알려져 있다. 그레고리는 하나님의 절대적 초월성을 강조했다. 하나님의 절대적 신비에 대한 부정의 경험은 말로는 묘사할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신적인 것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초월하신다. 부정의 신비주의는 동방 기독교의 특징이지만, 신비가들은 모두 하나님의 타자성(他者性)을 대면한다. 블라디미르 로스키 (Vladimir Lossky)와 같은 동방 교회의 신학자들은 부정의 경험은 비인격적인 것도 아니고 추상적인 것도 아니며, 어두움 속에서 삼위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로스키는 성육신,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감추임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말한다.19) 서방교회의 신비가들은 부정적인 것을 그리 강조하지 않지만, 14세기에 『무지의 구름』의 저자처럼 아는 것(knowing)은 일종의 무지(unknowing)라고 주장하는 기도서를 저술한 사람들도 있다.20)

부정의 경험에 대응하는 것이 긍정의(katapatic) 신비주의이다. 긍정의 신비주의는 하나님에 대해 알 수 있거나 말할 수 있거나 상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경험에 초점을 둔다. 긍정적인 것이란 창조세계, 성경, 성례전, 기도하면서 이루어지는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 안에서 하나님에 대해 계시되거나 나타난 것이다. 거의 눈이 먼 프랜시스가 창조 세계 안에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신비 체험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 주여, 당신이 지으신 모든 것을 통해서 찬송을 받으시옵소서. 먼저 하루를 가져다주는 형제 태양, 그리고 당신께서 그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시는 빛을 통해 찬송을 받으옵소서. 그는 무척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당신의 모양을 지니고 있습니다. 내 주여, 자매 달과 별들을 통해서 찬양을 받으옵소서. 당신은 하늘에서 그것들을 빛나게 하셨습니다.21)

오늘날 신비가들을 부정의 신비가와 긍정의 신비가로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다. 동방의 신비주의에서는 신비 체험의 절정을 부정적인 것으로 본다. 서방의 작가들은 점차 그러한 개념에 친숙해지고 있지만, 마이스터 엑하르트와 같은 신비가는 부정의 신비가라고 볼 수 있는 동시에 긍정의 신비가이다. 다시 말해서 서방의 신비가들은 한 쪽으로 기울 수도 있지만, 그들의 하나님 체험에는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이 포함되어 있다. 신비가들은 결코 자기들의 경험을 표현하는 역설에 싫증을 느끼지 않는다. 부정적 · 긍정적 역설은 창조적인 긴장 안에 보존되어야할 서방 신비주의의 특징이다.

수도원적 신비주의

 3세기 말에 이집트에서는 기독교 수도원운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막의 공주(共住)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남녀 수도사들 및 은둔자들과 독수도사들의 독거는 수세기 동안 수도원운동 안에서 특별히 전개된 신비주의를 낳았다. 버나드 맥긴은 11세기의 신비주의는 "수도원운동의 역사와 분리할 수 없으며" 초기 서방 신비주의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22)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Evagrius of pontus)와 그의 제자 존카시안은 오리겐의 신비주의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로서, 그들의 글은 기독교 신비주의에 특별한 영향을 남긴 수도원적 신비주의를 전해준다. "불의 기도"(prayer of fire)에 대한 카시안의 묘사는 수세기 동안 그의 저서인 『담화집』(Conferences)을 읽는 사람들에게 감화를 주었다. 카시안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님의 기도는 그들을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져 있는 불의 기도로 끌어올려 준다. 그것은 소리를 내지 않고 혀를 움직이지 않고 말을 하지 않은 채 인간의 의식을 완전히 초월하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도에게로 끌어올려준다.23)

서방 교회에서는 힙포의 어거스틴(Augustine of Hippo)과 대 그레고리(Gregorythe Great)가 후대의 신비주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어거스틴의 『고백록』(Confessions)은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발견하지 않는 한 마음이 불안하다"24)고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 수세기 동안 기독교인들은 어거스틴과 그의 어머니 모니카가 오스티아의 어느 주막의 창가에 기대어 동산을 바라보면서 경험한 물아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상상해왔다.25) 그러나 어거스틴의 신비한 가르침은 그의 많은 저술 전체에 흩어져 있는데,  맥긴은 그것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째는 영혼이 신적 현존의 관상적이고 물아적인 경험으로 올라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요, 둘째는 삼위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본성 안에서 이것을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의 근거요, 셋째는 이 경험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그리스도와 교회의 역할이다.26)

어거스틴 외에도, 수도사요 교황이었던 대 그레고리는 서방기독교의 종교적 표현과 상징 사용을 철저히 구체화했다. 여기에서는 후대의 신비적 표현과 상징과 이론에 널리 영향을 미친 그레고리의 영향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특히 그레고리는 "관상은 성경 연구 안에서, 그리고 성경 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27) 어거스틴과 대 그레고리의 흔적은 후대의 서방신비주의 전체에 나타난다.

베네닉트의 규칙이 작성된 6세기 중반부터 클레르보의 버나드가 사망한 1153년까지, 수도사들은 기독교 신비주의에 매우 수도적인 모습을 부여했다. 그러나 수도원적 신비주의에 가장 큰 인격적 흔적을 남긴 사람은 클레르보에 있는 시토회 수도원의 원장이었던 버나드였다. 토머스 아퀴나스에서부터 마틴 루터에 이르기까지, 중세 시대의 작가들은 버나드의 글을 폭넓게 인용했다. 버나드는 86편에 달하는 아가서에 관한 설교를 통해서 신비주의에 폭넓은 영향을 주었다. 이 열정적인 설교들은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아가서의 본문과 표현과 상징들을 사용했으며,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만남의 경험을 찬양한다.

아가서에 관한 버나드의 설교들은 중세 시대의 신비가들과 역종교개혁자들이 매우 기분 좋게 여긴 결혼 신비주의를 전달하는 핵심적인 글이다. 버나드는 라틴어를 독창적으로 구사했는데, 이것은 신비가들이 신비 체험을 탐구하고 체험할 때에 신축성이 있는 언어를 취하여 그것을 최대한으로 확대하여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본보기이다. 14세기에 노리지의 줄리안과 16세기의 스페인 사람인 십자가의 요한이 그러한 인물이었다. 시적(詩的) 상상력을 가진 신비가는 깊은 내적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서 신축성 있는 언어를 취하여 단어와 상징들을 형성할 수 있다. 클레르보의 버나드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신비한 영적 경험에 참여하게 하는 가사를 가진 라틴어 노래를 지었다. 버나드의 산문은 매우 시적이다.28)  마이스터 엑하르트의 독일어 설교들은 그의 표현 능력으로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성 티에리의 월리 엄 (William of Saint-Thierry)와 같은 시토회 수도사들은 신비한 주제들을 열심히 탐구하여 후대의 신학자들에게 신비생활의 기초를 제공했다. 공동체 안에서의 독거를 강조한 카르투지오 회의 수도사들은 꾸준히 많은 글을 배출했다. 성 빅톨 수도원의 휴와 리처드처럼 새로운 스콜라주의 신학을 실천한 사람들은 신비생활을 체계적으로 탐구한 논문들을 저술했고 중세 시대의 남은 기간 동안 신비 신학의 발달을 위한 지침을 제공했다.29)

중세 시대 후기의 신비주의

 1253년에 버나드가 사망한 후의 반세기는 유럽 전역에서 인구가 증가하고 새로운 도시들이 세워지고 상업적인 모험이 활발했던 시대이다. 평신도들 사이에서의 대중적인 신앙부흥은 가난과 복음전도에 관심을 나타냈다. 또 교회와 수도적 관습들에 대한 반대가 등장했다. 이 혼란스러운 시대에 기독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운동들 중 하나인 탁발 운동이 출현했다. 이탈리아 사람인 아씨시의 프랜시스(Francis of Assisi)와 스페인 사람인 도미니크 구즈만(Dominic Guzman)이 이 운동을 시작하여 유럽 전역에 수사들을 파견했고, 제4차 라테란 공의회(1215)의 도전에 비추어 기독교인들의 신앙을 갱신했다.

프랜시스 수도회의 창시자인 아씨시의 프랜시스는 글을 거의 저술하지 않았지만 신비주의를 생활화했다. 그는 자신을 벌거벗고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와 동일시하여 자기의 몸에 다섯 개의 성흔(聖痕)을 받았다. 도미니크 수도회의 창시자인 도미니크는 성경 연구에 기초를 둔 설교와 영적 지도의 갱신을 위한 기초를 놓았다.30) 도미니크 수도회, 프랜시스 수도회, 갈멜회, 어거스틴 수도회 등 네 개의 탁발교단들의 전도와 가르침을 통해서 신비주의 전통에서 비롯된 많은 개념들이 성직자들과 수도사들과 평신도들에게 전파되었다.

 이 탁발 수도사들의 설교는 특히 경건한 여인이 되는 기존의 방법을 벗어나서 복음적인 삶을 신봉한 베긴들(Beguines)에게 영향을 주었다. 베긴들은 탁발 수도사들의 설교를 열심히 들었다. 여성들의 수도생활이 일반적인 제약들로부터 자유하게 됨으로써 베긴들은 중세 유럽에서 활발해지기 시작한 신비주의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도미니크 수도사인 마이스터 엑하르트는 중세 유럽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역할을 한 이 여인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는 그들의 영향을 받았다.31)

중세 시대에 가장 탁월한 탁발 교단의 신학자는 토머스 아퀴나스와 보나벤투어이다. 토머스 아퀴나스는 관상 신학을 분명히 표현했다. 그러나 중세 시대 이후 신학자들은 종종 신비주의 연구를 토머스 고유의 사상의 활력을 제거한 토머스 신학의 변형 안에 두었다. 종교개혁 이후의 신학자들은 토머스의 글을 주석을 통해서 읽었다.

보나벤투어는 프랜시스 수도회의 총장이 되었고, 프랜시스가 서정적으로 실천한 신비주의의 신학을 발달시켰다. 이 매우 기독론적이고 감정적인 프랜시스 신비주의는 후대의 기독교 신비주의 전체에 심오한 영향을 주었다. 보나벤투어는 기독교 신비주의의 중요한 걸작들인 『하나님을 향한 영혼의 여정』(The Journey of the Soul into God)을 저술했다. 그는 그 책에서 "영혼이 하나님을 향해 올라가는 데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상징적으로, 그리고 신학적으로 고찰했다.32)

20세기 말에 여성 운동은 오랫동안 등한시 되어온 중세시대의 여성 신비가들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는 쇼나우의 엘리자베스(Elizabeth of Schonau), 앤트워프의 하데위치(Hadewijch of Antewerp), 마그데베르크의 메히틸드(Mechtild of Magdeberg), 학케보른의 메히 틸드(Mechtild of Hackeborn), 헬프타의 게르투르드(Gertrude of Helfta), 폴리뇨의 안젤라(Angola of Foligno), 스웨덴의 브리지트(Bridget of Sweden), 노리지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시에나의 캐더린(Catherine of Siena), 제노아의 캐더린(Catherine of Genoa) 등의 이름이 생소하지 않다. 이러한 중세 시대의 여성 신비가들과 환상가들에 대한 현대의 문헌들은 급속히 성장했고, 중세 시대의 영성생활에 대한 새로운 견해들을 배출하고 있다.33) 이 장에서는 이러한 여성들뿐만 아니라 마이스터 엑하르트의 발자취를 따른 신비한 저자들-요한 타울러, 헨리 수소, 그리고 기독교 신비주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얀 반 루이스브렉-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종교개혁과 카톨릭 개혁

마틴 루터가 신비주의 전통을 거부한 것은 개신교와 개신교-카톨릭 간의 관계에 있어서 불행한 일이었다. 실제로 신비주의 전통에서 많은 지혜를 얻은 루터에게는 신비적인 것이 있었다. 루터는 신비주의 전통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성경적 증거가 결여된 것처럼 보인 중세 시대 말기의 경건을 거부했다. 그러나 루터가 신비주의를 거부했기 때문에 개신교는 신비적 전통에 접근하지 못했고, 이 전통에 개신교 신비가들이 유입되지 못했다.34)

16세기 카톨릭 교회의 개혁자들 중에서는 세 명의 스페인 신비가들이 유명하다: 제수잇회의 창시자인 로욜라의 이그나티우스, 갈멜회의 개혁자인 아빌라의 테레사, 그리고 시인이요 영적 지도자였던 십자가의 요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신학자들은 테레사와 요한의 글을 다소 기계적으로 해석하고 이그나티우스의 신비주의를 소홀히 해왔지만, 이 세 사람의 신비가들은 카톨릭 영성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군인의 모험 생활에 열중했던 로욜라의 이그나티우스는 팜플로나 전투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군인으로서의 삶을 중단했다. 이그나티우스는 『그리스도의 생애』(A Life of Christ)와 성인들의 전기들을 읽으면서 거만한 군인에서 담대한 성인으로 변화되었다. 그는 생을 마칠 때까지 신비한 은혜를 받았다. 피정자들을 회심시키려는 의도를 지닌 그의 저서 『영신수련』(Spiritual Exercises)은 이그나티우스 자신의 신비 체험들의 결과였다.

일부 이그나티우스의 추종자들은 그의 영성의 신비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신비주의를 수덕주의로 축소시켰다. 그러나 그의 동료인 제롬 나달(Jerome Nadal)은 이그나티우스의 경험의 깊이를 알았다. 나달은 이그나티우스를 "활동하는 관상가"라고 묘사했다. 이그나티우스의 신비주의는 20세기에 재발견되었고, 영적 순례자들은 『영신수련』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그나티우스는 관상 기도에 기초를 둔 봉사와 사역의 영성을 발달시켰다.35) 이그나티우스의 영성에 관한 초기의 문서들은 신비적 근거를 가진 사역의 영성을 발달시키려는 현대적 시도에 반드시 필요하다.36)

아빌라 근처에 있는 마을에서 유대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던 가정에 테레사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태어났을 때에, 이그나티우스는 군사적인 업적을 추구하고 있었다. 테레사는 따뜻하고 다정하고 재능이 있는 처녀로서 20살 때에 아빌라 성 밖에 위치한 큰 갈멜 수도원에 들어갔다. 테레사는 39살 때에 회심을 경험하면서 신비생활을 시작했는데, 그것을 계기로 갈멜 수도회를 개혁하고 신비주의 고전들을 저술하게 되었다.

테레사는 조언자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그녀의 전기』(The Book of Her Life)에 자신의 영적 여정을 묘사했다. 그 책 11-22장에서는 물이라는 상징을 사용하여 신비한 기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테레사의 신비적 걸작은 『내면의 성』(The Interior Castle)이다. 그녀는 『그녀의 기초에 대한 책』(The Book of Her Foundations)에서 스스로를 훌륭한 이야기꾼으로 나타냈다. 테레사는 자신의 개혁 수도원에 속한 젊은 여인들을 위해서 그들의 생활방식을 묘사하는 『완덕의 길』(The Way of Perfection)을 저술했다.

예수의 테레사(Teresa of Jesus)는 1970년, 교회가 시에나의 캐더린에게 교회의 박사라는 칭호를 부여하기 일 주일 전에 교회의 박사라는 호칭을 부여받은 최초의 여인이다. 테레사의 은사는 그녀를 인도하여 여정의 "저택들"을 통과하여 하나님과의 영적 결혼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행위를 재치 있고 정화하게 묘사하는 능력이었다. 테레사는 자신의 여정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테레사는 자신을 하나님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어리석은 것들로부터 이탈한 사람, 자신의 자아를 잘 아는 사람, 경청하는 마음을 가지고 규칙적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특별한 현존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37) 예수의 테레사는 땅에 든든히 발을 딛고 있는 신비가였다. 그녀에게 있어서 신비 체험을 검증하는 방법은 이웃 사랑 안에서의 성장이었다. 그녀는 "만일 이웃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버림받은 사람들이다"38)라고 말했다.

 1567년 가을에 테레사는 새로 사제로 임명된 십자가의 요한을 처음으로 만났다. 테레사는 즉시 요한의 재능을 알아보았다. 그녀는 요한에게 카르투지오 수도회로 옮기지 말고 그녀를 도와 갈멜 수도회를 개혁하라고 설득했다. 요한은 가난하게 자랐고, 십대의 청소년 시절에는 성병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일했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요한은 특히 병든 사람들과 노인들을 불쌍히 여겼다. 그러나 요한이 개혁에 몰두한 것으로 인해 일부 동료 수도사들은 노하고 복수를 하려 했다. 그들은 요한을 9개월 동안 톨레도에 가두어 두었다. 그러나 그 작은 감방에서 요한은 신비주의에서 가장 사랑 받는 서정시들을 썼다. 요한은 감옥에서 아가서를 고쳐 쓴 "영적 아가"(The Spiritual Canticle)의 처음 39연을 썼다. 십자가의 요한의 시는 그의 신비 체험의 표현이며, 그가 저술한 주석서들을 보기 전에 먼저 그의 시를 읽어야 한다. 『갈멜 산 등정』, 『어두운 밤』, 『영적 아가』, 『살아있는 사랑의 불길』십자가의 요한의 저술들은 1591년에 그가 사망한 후 300년 동안은 그리 관심을 얻지 못했다. 20세기에 스페인 시인들은 그의 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몇 편은 스페인에서 가장 훌륭한 시로 간주된다. 1926년에 요한은 교회의 박사로 명명되었다.

 신비주의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신비주의와 연결되는 정신적인 현상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십자가의 요한의 충고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요한은 "그것들을 무시하라.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그러한 현상들에 주목하기 전에 의도하셨던 것을 행하셨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인간적 연약함의 결과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안에서의 성장이다. 요한은 환상과 계시를 추구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말한다: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말하고 계시했고 너는 그리스도 안에서 네가 구하고 바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에게 시선을 고정하라."39)

현대의 신비주의

 17세기에 신비주의의 초점은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이동했다. 그 당시 프랑스 내의 영적 에너지는 대단했다. 한 가지 영향력은 예수의 테레사와 그녀의 동역자들의 저술이 프랑스에 도착한 것이었다. 이 신비주의의 부흥에는 프랑소아 드 살(Prancis de Sales), 베륄 추기경(Cardinal Berulle), 베네딕트 깡필드(Benedict Canfield), 바르비 아카리(Barbe Acarie), 성 바돌로뮤의 앤(Anne of Saint Batholomew), 예수의 앤(Anne of Jesus), 블레이즈 파스칼(Blaise Pascal), 기욘 부인(Madame Guyon), 펠릭스 페넬론(Felix Fenelon) 등과 같은 프랑스 신비주의의 유력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40)

이 시대는 특히 은혜와 자유의지, 예정과 보편 구원을 향한 그리스도의 의지의 관계에 대한 끝없는 종교적 논쟁의 시대이기도 했다. 얀센주의와 정적주의처럼 열정과 선한 의도로 시작된 운동들이 부정적으로 종결되었다. 이 두 가지 운동은 거꾸로 신비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17세기 말에 뿌리를 내린 신비주의에 대한 의심은 18세기의 계몽주의 시대와 19세기의 이성주의 시대에 강화되었다. 18, 19세기에는 개성주의적으로, 이성주의적으로, 그리고 신비주의의 성경적이고 교부적이고 성례전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신비가들의 글을 해석했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기독교는 그 신비적 전통을 존중하지 않았다.

신비주의의 미래

3천년대에는 기독교 안에서 신비적 전통이 융성할 것인가? 현재 신비주의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대부분은 기독교인들이 성경적이고 전례적인 상황 안에 있는 신비적 전통에 정통하게 되는 것, 그리고 시대의 징조들을 읽으려는 태도에 의존할 것이다.

이 장에서는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 안에 있는 몇 가지 요소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여기에서 다룬 범위에서는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다. 신비주의 전통에 속한 많은 문헌들을 완전히 소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각 사람은 자기의 마음과 정신에게 말해주는 몇 명의 신비가,  하나님을 향한 여정에서 친구가 될 수 있는 경험과 가르침을 소유한 신비가들을 발견할 수 있다.

구원사의 현 단계에서 이러한 신비가들은 우리를 어디로 일도하고 있을까? 시카고 대학의 데이비드 트레이시(David Tracy)는 과거 수백 년 동안 활동한 중요한 인물들이 "신비적-예언적"인 영성을 가리켜 주고 있다고 믿는다. 트레이시는 존 헨리 뉴먼(John Henry Newrnan), 리주의 테레사(Tirise of Lisieux), 프리드리히 폰 휘겔(Friedrich von Hiigel), 모리스 블론델 (Maurice Blondel), 테이야르 드 샤르뎅 (Teilhard de Chardin), 요셉 마레칼(Joseph Marechal),쟈크 마리탱 (Jacques Maritain), 칼 라너 (Karl Rahner),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Hans Urs von Balthasar), 이디스 스타인(Edith Stein) 등의 말을 인용한다. 또 트레이시는 신비가들을 인간 가족 해방의 자원으로 여기는 해방 신학자들로 언급한다.41)

마지막으로, 트레이시는 토머스 머튼과 도로시 데이(Dorothy Day)의 삶과 저술에서 신비적 전통은 예언적인 행동의 강력한자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것을 발견한다. 트레이시는 이들 현대의 영적 작가들 안에서 "성령 안에 내주하시는 그리스도의 현존"이라는 정체성이 회복되고 있음을 본다."42) 신비가들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안에서의 성장이 성령의 사역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신비가들은 성령의 영향력 아래서 살고 기도하는 사람들이다. 신비가들은 전통이 제공해주는 친구들로서 영성생활의 건축가요 주된 인도자이신 성령을 영접하도록 우리를 준비시켜 줄 수 있다.43)

신비 체험의 특징들은 하나님의 현존 안에서의 삶이 존중되는 공동체의 특징이 되기 시작한다. 신비 체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단순하고 통합시키고 통일시키는 특징을 지닌다. 그것들은 인간의 영을 보다 고등한 삶으로 들어 올려주며 성령의 지도 아래서 보다 완전하게 살고자 하게 만든다. 거기에다 하나님과의 신비한 만남은 이론이 아니라 경험이다. 신비가는 하나님의 현존을 느낀다. 그러나 신비 체험은 인간의 영의 깊은 곳에서 발생하므로, 감정을 초월한다. 신비 체험은 인간을 하나님이 지으실 때에 의도하셨던 대로 자유롭고 사랑이 많은 존재로 만들어주는 변화시키는 경험이다. 마지막으로, 신비 체험은 인간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선물이다. 이것들은 신비가들이 자신의 경험에 대해 보고한 데서 발견되는 특징들이며, 믿음 안에서 보다 완전하게 인간생활을 영위하는 데 유익한 특징들이기도 하다.

이 장 서두에서 기독교의 신비한 미래에 대한 칼 라너의 글을 인용했었다. 기독교의 신비적 특성에 대해 언급한 이 현대의 예언자는 하나님의 영원한 감화 아래서 살아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1980년에 라너는 로욜라의 이그나티우스가 현대의 제수잇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고 상상했다:

나는 하나님, 이름이 없고 불가해하신 분, 침묵하시지만 가까이에 계신 하나님, 영원한 삼위일체 안에서 나를 향하시는 분을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을 신비주의라고 부르는지 그렇게 부르지 않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하나님을 만났고, 하나님의 자아를 경험했다.

라너의 말처럼, 신비주의의 범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비주의 전통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능력들 중에서 가장 심오한 것-하나님을 향하는 능력-을 발휘하여 생활함으로써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안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신비가들은 하나님 추구에 있어서 사랑으로 행하며 자유롭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지혜를 제공한다. 어거스틴이 동산에서 들은 말을 신비가들로부터 배우라는 초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들고 읽으라. 들고 읽으라." 마지막으로, 십자가의 요한은 하나님을 대면하여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을 한다: "만일 누군가가 하나님을 찾고 있다면, 사랑을 받으시는 하나님은 그 사람을 한층 더 찾고 계시다.

◈ 과제 ◈

(1) 아가서를 읽고, 하나님과의 만남의 아름다움을 암시하는 동시에 인간적 사랑의 활력을  표현하는 구절들을 열거해 보라. 특히 신비가들이 좋아하는 구절, 예를 들면 1:2; 2:16-17; 4:1,7; 6:1; 8:6에 주목하라. 이 구절들은 인간적인 사람과 거룩한 사랑의 관계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가?

(2) 단테의 『신곡』 33편, 성 버나드가 단테에게 하나님을 보는 은혜를 허락해 달라고 동정녀 마리아에게 부탁하는 부분을 읽어 보라. 그곳에서 신비 체험의 특징을 나타내는 주제들을 찾아보라. 단테는 이 부분에서 신비한 전통을 얼마나 훌륭히 표현했는가?

(3) 십자가의 요한의 시 "어두운 밤"을 소리 내어 읽어 보라. 여기에 나타난 인간적인 사랑의 이야기는 어떤 것이며, 그것은 하나님과의 사랑의 연합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다음과 같은 역설에 대해 생각해 보라: 이 시는 사랑에 대한 것이요 "새벽보다 사랑스러운 밤"에 대한 것이지만 동시에 상실과 고통이라는 밤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4) 21세기의 교회가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을 보다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해 보라.

(5) 당신이 좋아하는 신비가는 누구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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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arl Rahner, Theological Investigations 7, trans. David Bourke (New York: Herder and Herder, 1971) 15.
2) T. S. Eloit "Little Gidding," Four Quarters, The Complete Poems and Plays. 1909-1950(New York: Harcourt Brace and World, 1962)
3) Bernald McGinn, The Foundations of Mysticism: Origins to the Fifth Century (New York: Crossroad,1991) xvii
4) The Book of Her Life 27.4; Vol. 1: The Collected Works of St. Teresa of Avila, trans Kieran Kavanaugh and Otilio Rodriguez (Washington, DC: Institute of Carmelite Studies, 1976) 175; Vol. 2: The Way of Perfection/The Interior(1980); Vol. 3; The Book of Her Foundations(1985).
5) Pseudo-Dionysius: The Complete Works, trans. Colm Luibheid (NewYork: Paulist Press, 1987) 133-41; Andrew Louth, Deny the Areopagite(Wilton: Morehouse-Barlow,1989).
6) Bernard Mcginn, the Growth of Mysticism: Gregory the Great Through the Twelfth Century(New York: Crossroad, 1994) 266.
7) the Jerome Bibblical Commentry, eds., R. E. Brown, J. A. Fitzmeyer, R.E. Murphy (Englewood Clliffs: Prentice-Hall, 1990) 1146-1165.
8) John S. Dunne, The Way of all the Earth: Experiments in Truth and Religion(New York: Macmillan,1972) ix-xiii, passim.
9) Prologue to the Spiritual Canticle, The Collected Works of St. John of the Cross, trans. Kieran Kavanaugh and Otilio Rodriguez, rev. ed.(Washington, DC: Institute of carmelite Studies, 1991) 469.
10) Marvin Pope, Soug of Songs: A New Translation with Introduction and Commenrury, "Anchor Bible" (Garden City: 1977) 114ff,
11) Origen, An Exhortation to Martyrdom, Prayer, First Principles: Book, IV. Prologue to the Commentary on the Song of Songs, Homily XXVII on Numbers, trans. R. A. Greer (New York: Paulist, 1979); Origen, the Song of Songs, Comumentary and Homilies, trans. R. p. Lawson, "Ancient Christian Writers" (New York: Newman/Paulist, 1957).
12) Bemard of Clairvaux, On the Song of Songs, 4 vols., trans. Kilian Walsh and Irene Edmonds (Kalamazoo: Cistercian Publications, 1971-1980).
13) Keith J. Egan, "The Prospects of the Contemporary Mystical Movement: A Critique of Mystical Theology,"  Review for Religious 34(1975) 901-10.
14) McGinn, The Growth of Mysticism 81.
15) The Book of Her Life 23.1, The Collected Works of St. Teresa of Avila I, 152.
16) The Hidden Ground of Love(Letters), ed. by William H. Shannon (New York: Farrar, Straus, Giroux,1985) 348을 예로 들 수 있다.
17) From Glory to Glory: Text from Gregory of Nassa's Mystical Writings, Introduction by Jean Daliflou, trans. H. Musurillo (New York: Charles Scribner's Sons, 1961) 56-71.
18) Ibid. 28.
19) Vladmir Lossky, The Mystical Theology of the Eastern Church(London: James clarke, 1957, 1968) 44,43.
20) The Cloud of Unknowing and the Book of Privy Counselling, ed. William Johnston (Garden City: Doubleday,1973).
21) Francis, "The Canticle of Brother Sun," English Omnibus of the Sources for the Life of St. Francis, ed. Marion Habig, 3rd rev. ed. (Chicago: Franciscan Herald Press, 1973) 130-31.
22) McGinn, The Foundation, of Mysticism 131-32.
23) John Cassian, Conferences, trans. Colm Luibheid (New York: Paulist, 1985), Conference 9,25.
24) Augustine, Confessions, trans. Henry Chadwick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2) 1.1.1.
25) Confessions 9.10.23-26.
26) McGinn, The Foundations of Mysticism 231
27) McGinn, The Growth of Mysticism 39.
28) "Meister Eckhart and the Beguines in the Context of Vernacular Theology,"  Meister Eckhart and the Beguine Mystics: Hadewjch of Brabant, Mechild of Magdeburg, and Marguerite Porete, ed. Bernard McGinn (New York: Continuum, 1994) 1-14을 보라.
29) Richard of St. Victor, The Twelve Patriarchs, The Mystical Art, Book Three of the Trinity, trans, Glover Zinn (New York: Paulist, 1979)을 보라.
30) Benedict Ashley, Spiritual Direction in the Dominican Tradition (New York: Paulist,1995).
31) McGinn, Meister Eckhart 1-14.
32) Bonaventure, The Soul's Journey into God, The Tree of Life, The Life of St. Frencis, trans. Evert Cousins (New York: Paulist Press, 1978).
33) Elizabeth Petroff, ed., Medieval Women's Visionary Literature (New York: Oxford Press) and idem, Body and Soul; Essays of Medieval Women and Mysticis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1994) 등 중세 여성 신비가들에 대한 문헌은 무척 방대하다.
34) The Study of Spirituality, eds. C. Jones, G. Wainwright, E. Yarnold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86) 342-56, 431-80.
35) John 0'Malley, "Early Jesuit Spirituality: Spain and Italy," Christian Spirituality: Post-Reformation and Modern, Vol. 18 of World Spirituality, ed. Louis Dupre and Don E. Sailers (New York: Crossroad. 1989) 3-27.
36) Ignatius of Loyola, The Spiritual Exercises and Selected Works, ed. George E. Ganss (New York: Paulistpress, 1991)을 보라.
37) The Interior Castle, Dwelling Places 1-3, The Collected Works of St. Teresa of Avila: Keith J. Egan, "The Foundations of Mystical Prayer: Teresa of Jesus." Medieval Religious Women, eds. L. Shank and J. Nickels (Kalamazoo: Cistercian Publications, 1987) 331-44.
38) The Interior Castle 5.3.8, 12.
39) The Ascent of Mount Carmel 2.22.5; chaper 18-21, The Collected Works of St. John of the Cores도 보라.
40) Michael 1. Buckley, "Seventeenth Century French Spirituality: Three Figures," 28-68, and Jouis Dupri, "Jansenism and Quietism," 121-42 in Christian Spirituality, III.
41) Segundo Galilea, The Future of our past: The Spanish Mystics Speak to Contemporary Spirituality (Notre Dame: Ave maria Press,1985).
42) David Tracy, "Recent Catholic Spirituality: Unity amid Diversity," Christian Spirituality III, 143-73.
43) John of the Cross, The Living Flame of Love 3.46, The Collected Works of St. John of the Cross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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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관상기도와 수도원의 역사와 개신교의 문제 등을  잘 파악 할 수 있도록 정리된 부분입니다.근대에 대해서는 조금 미흡하지만 그런 부분을 이해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일독 하시면 많이 유익하리라 생각합니다. -박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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