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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의 목자

시편 임영수 목사............... 조회 수 2297 추천 수 0 2009.05.21 10: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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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시23:1∼6 
설교자 : 임영수 목사 
참고 : 주님의교회 1998. 7. 12. 주일낮 예배 

저는 이 시간 설교를 시작하면서 교우 여러분께 먼저 신앙적인 질문 하나를 드립니다. 여러분에게 하나님은 왜 필요하십니까?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시면서 말씀에 귀를 기우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본문 시편 23편은 유대교인 보다 그리스도인에게 더 사랑 받는 시입니다. 이 시편은 인간이 왜 하나님이 필요한가에 대해 실제적인 면에서 해답을 주는 시입니다. 이 시는 신학적인 개념으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심을 말씀하지 아니하고 시인 자신이 삶의 체험에서 만난 하나님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서는 이상론을 말하지 아니하고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현실주의(realism)입니다. 이 시편에서도 역시 그러한 현실주의에 입각해서 하나님의 필요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자신의 어두운 생의 경험에서 하나님을 아주 가까운 분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에게 하나님은 영원히 가까이 섬겨야 할 고귀한 존재가 됩니다.

시인이 경험하는 생의 어두운 경험들은 생의 결핍, 죽음의 골짜기, 인간의 불완전함, 죄와 같은 것들입니다. 그러한 경험들은 물로 그가 처한 생의 곤고한 상황을 통해서입니다. 요즈음과 같이 하나님의 상이 흐려져 가고 있고 아울러 그 분의 존재의 필요성까지 회의적인 때에 이 시를 통해 우리의 삶에 아주 구체적으로 관여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에서 하나님을 구체적인 분으로 만난다는 것은 세상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보화를 얻는 것 이상입니다.

먼저 시인은 존재의 결핍이라는 어두운 생의 경험에서 그 결핍을 채워 주시는 분으로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시인 다윗은 실제로 여러 가지 생의 위기 상황에서 많은 생의 결핍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목동으로서 양을 돌볼 때 맹수의 공격 가운데서 공포와 두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울 왕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다니면서 그는 말할 수 없는 피곤과 고독 생명의 위험을 경험합니다. 아들 압살롬의 반역에서 그는 생의 깊은 허무감과 치욕을 경험합니다.

그러한 고난의 상황에서 시인은 한 인간으로서 존재의 결핍을 깊이 체험하게 됩니다. 존재의 결핍이란 고난 가운데서 경험하는 힘의 소진 영적 고갈이라는 특수한 인간 체험입니다. 그러한 인간 체험이 상황에 따라서 깊은 좌절과 절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질투와 시기, 반항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시인은 그러한 상황에서 목자와 같은 분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본문에서 그러한 사실을 목자와 양의 표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1∼3)

좋은 목자의 인도를 받은 양들은 사막을 통과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좋은 목자는 생명을 던져 양들을 보호하고 양들이 만족하게 풀을 뜯으며 물을 마시고 쉴 수 있는 푸른 초장과 물가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생의 두려움·고독·내적고갈·약함 가운데서 하나님으로부터 위로 용기·희망·믿음·사랑을 공급받게 됩니다. 하나님 자신이 생의 모든 결핍을 채워 주는 근원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좀 더 어두운 생의 경험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4)
시인이 당면한 모든 위기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한 것이 죽음이었습니다. 죽음과 함께 그에게 찾아온 것은 단절 고독이었습니다. 죽음이 느껴지는 곳에서 그 누구도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대상이 없었습니다. 그의 부모, 형제, 사랑하는 사람, 친구 그 누구도 그와 동행해 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자리에 함께 하셨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그의 손을 잡고 그와 함께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 영원한 곳으로 인도하시는 분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본 시편과 관련된 일화 가운데 이 대목과 관련해서 소개하고 싶은 일화가 있습니다.
영국 웨일즈 산악 지방에 따뜻한 봄날 한 목동이 양을 돌보고 있는데 두 사람의 등산객이 그 곳을 찾아왔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목동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대화 중에 그 등산객은 목동에게 하나님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목동은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등산객은 목동에게 하나님은 목자와 같은 분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부터 양을 칠 때 하루에 한 번씩 오른손 손가락을 하나씩 굽혀 가면서 하나님은 나의 목자이다라고 반복해서 외우라고 하였습니다.

그 다음 해 봄 어느 날 그 지방 산 밑에 있는 조그마한 음식점에 다시 한 사람의 등산객이 찾아왔습니다. 그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벽에 걸린 소년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소년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얼굴에 슬픈 기색을 띠면서 그 소년은 자기 아들인데 작년 겨울 양을 돌보다가 눈사태에 깔려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얼마 후에 아들의 시신을 꺼내 보니 오른 손이 주먹으로 꼭 쥐여 있어서 펴기가 어려웠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손님은 그 비밀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그 소년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해 준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소년은 눈에 갇혀 죽어 가면서 오른손 손가락을 굽혀 가면서 하나님은 나의 목자라고 반복하면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 영원한 세계로 들어갔을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하나님은 큰 연회를 베푼 주인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옛날 히브리 전통에 주인이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붓고 그의 잔에 포도주를 넘치게 따라 주는 것은 손님에 대한 최상의 존경의 표시입니다. 본문에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씀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님은 시인의 허물과 죄를 언제나 용서하시고 감싸주셨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입니다.

시인은 그러한 하나님을 영원히 떠나지 아니하겠다고 말씀합니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했습니다.
누구나 하나님을 믿든지, 믿고자 할 때 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각자의 생의 문제와 관련될 것이기 때문에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본문 말씀을 통해서 듣게 되는 해답은;

* 하나님은 우리의 결핍을 채워 주시는 분이시며,
* 하나님은 우리가 죽음의 골짜기를 건너갈 때 유일하게 우리와 동행하시는 분이시오,
* 하나님은 우리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시는 사랑이십니다.
그러한 하나님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직접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선한 목자로서 병든 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의 친구가 되셔서 그들의 결핍을 채워 주셨고 그들을 사랑하시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에게 고난을 면제시켜 주거나 초인을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시지 않습니다. 그 대신 고난이 있는 현실에서 선한 목자로서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우리를 쉴 수 있는 곳으로 의의 길로 영원한 곳으로 인도하시겠다고 말씀합니다. 우리 모두 이 세상에서 영원한 곳을 향해 순례의 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로서 도상에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인도자가 필요합니다.

하나의 비유로 저의 설교의 결론을 맺겠습니다. 요즈음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 말의 뜻은 그 시대에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사고방식 또는 행동, 습관을 의미합니다. 고상한 품격을 가진 한 사람이 여행을 위해 좋은 자동차를 마련해서 여행에 지장이 없도록 연료도 충분히 채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그가 가지고 있는 여행용 안내 지도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목적지로 운전해 가고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철저히 교통법규도 준수합니다. 그러나 지도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본래 목적지와는 전연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의 생의 패러다임이 잘못되면 비유의 여행자와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그래서 올바른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올바른 패러다임은 하나님을 목자로 삼고 살아가는데서 형성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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