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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2322번째 쪽지!
□ 우유를 사며
"여보, 들어올 때 우유 하나 사 가지고 오세요."
밖에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줄 우유가 떨어졌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슈퍼마켓에 들러 우유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여러 종류의 우유들이 한 줄로 가지런히 서서 누군가에게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손은 나도 모르게 가장 뒷쪽에 서 있는 우유를 무심코 빼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오래 전에 우유배달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가정집에도 배달을 했고 구멍가게나 슈퍼마켓의 냉장고에도 날마다 우유를 배달했습니다.
그날 배달한 우유가 그날 다 팔리면 좋은데, 팔리고 남은 우유는 유통기한이 하루씩 짧아집니다. 그래서 어제 우유를 사람들이 먼저 집어 가도록 앞줄에 놓고 오늘 우유는 뒤쪽에 놓습니다. 하지만 눈치 9단 아줌마들은 그걸 단번에 알고 꼭 우유를 뒤쪽에서부터 빼 갑니다. ㅠㅠ
유통기간이 짧아져 안 팔린 우유는 다시 가져와 눈물을 머금고 하수구에 쏟아 부어야 합니다. 잉잉. 처음에는 그게 아까워 벌컥벌컥 마시기도 하고 끓여 먹기도 하고 우유로 세수도 해 보았지만 나중에는 우유의 '우'자도 보기 싫어 그냥 버렸습니다.
어떤 신부님은 장보러 갈 때 "안 좋은 물건을 사는 사람이 없으면 가난한 장사꾼들은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 하면서 물건 중에서 가장 나쁜 것, 흠이 있는 것들을 골라 사오셨다고 합니다.
뒤쪽에서 끄집어낸 우유를 다시 뒤쪽에 놓고, 앞쪽에 약간은 배가 볼록해진 우유를 집어들었습니다. 우선은 하루라도 더 신선한 우유가 좋기는 하겠지만, 나 좋자고 그저 날짜 하루 더 지났을 뿐인 우유를 외면하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요. ⓒ최용우
♥2005.3.12 흙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홈페이지에 좋은 글이 더 많이 있습니다. http://cyw.pe.kr
♣♣그 2322번째 쪽지!
□ 우유를 사며
"여보, 들어올 때 우유 하나 사 가지고 오세요."
밖에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줄 우유가 떨어졌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슈퍼마켓에 들러 우유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여러 종류의 우유들이 한 줄로 가지런히 서서 누군가에게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손은 나도 모르게 가장 뒷쪽에 서 있는 우유를 무심코 빼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오래 전에 우유배달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가정집에도 배달을 했고 구멍가게나 슈퍼마켓의 냉장고에도 날마다 우유를 배달했습니다.
그날 배달한 우유가 그날 다 팔리면 좋은데, 팔리고 남은 우유는 유통기한이 하루씩 짧아집니다. 그래서 어제 우유를 사람들이 먼저 집어 가도록 앞줄에 놓고 오늘 우유는 뒤쪽에 놓습니다. 하지만 눈치 9단 아줌마들은 그걸 단번에 알고 꼭 우유를 뒤쪽에서부터 빼 갑니다. ㅠㅠ
유통기간이 짧아져 안 팔린 우유는 다시 가져와 눈물을 머금고 하수구에 쏟아 부어야 합니다. 잉잉. 처음에는 그게 아까워 벌컥벌컥 마시기도 하고 끓여 먹기도 하고 우유로 세수도 해 보았지만 나중에는 우유의 '우'자도 보기 싫어 그냥 버렸습니다.
어떤 신부님은 장보러 갈 때 "안 좋은 물건을 사는 사람이 없으면 가난한 장사꾼들은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 하면서 물건 중에서 가장 나쁜 것, 흠이 있는 것들을 골라 사오셨다고 합니다.
뒤쪽에서 끄집어낸 우유를 다시 뒤쪽에 놓고, 앞쪽에 약간은 배가 볼록해진 우유를 집어들었습니다. 우선은 하루라도 더 신선한 우유가 좋기는 하겠지만, 나 좋자고 그저 날짜 하루 더 지났을 뿐인 우유를 외면하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요. ⓒ최용우
♥2005.3.12 흙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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