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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해 주시는 하나님

이재철............... 조회 수 1690 추천 수 0 2009.07.08 19: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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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 얻은 아들의 이름은 승주입니다. 집안 식구뿐 아니라 승주를 본 많은 사람이 ‘위의 세 형과 다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형들보다 훨씬 더 낫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 소리를 들어서인지 승주는 확실히 달라 보였습니다. 위의 세 아이보다 더 단단하며 모든 윤곽이 더욱 또렷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일전에 저와 아내가 저녁 식사 후에 우연히 첫째 승훈이의 어렸을 때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두 달 되었을 때 승훈이의 모습과 승주의 모습이 판에 박은 듯이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부는 둘째 승국이의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그 아이의 모습도 승주의 모습과 구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셋째 승윤이의 사진을 찾아보고서 한 번 더 놀라고 말았습니다. 모두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불과 6년 9개월 사이에 네 아들을 얻었는데, 위로 세 아이의 두 달 되었을 때 모습은 우리 부부의 뇌리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인간은 확실히 망각의 동물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언제나 자식을 용서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가 봅니다. 용서란 곧 망각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도 ‘망각해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회개할 때 그분은 우리의 모든 죄과를 기억조차 하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처럼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식에게처럼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도 ‘망각하는 존재’가 돼야 합니다. 타인의 사소한 잘못까지도 잊지 않는 기억력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가장 큰 수치일 뿐입니다.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이재철  <생명의삶 20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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