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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257】아이고, 우리 아이들 불쌍해서 어쩌냐?우리 아이들 큰 딸 중학교는 지난주 금요일, 작은딸 초등학교는 토요일에 분명히 여름방학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평소와 똑같이 아이들이 가방을 매고 학교에 갔습니다. 8월 첫째 주까지 평상시와 다름없이 수업을 한답니다. '보충학습' 인지 '몰입교육' 인지 그런 이름으로 아이들을 방학중에도 학교에 등교하게 한 것입니다.
원래는 방학 4주 동안 내내 등교해야 되는데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고 2주로 줄였다고 하네요.
작은딸은 "절대 학교에서 강제로 하는 게 아니고 원하는 사람만 하는 거래요"하고 몇 번이나 강조합니다. 아마도 아이들에게 철저하게 입막음을 시킨 모양입니다. 안내서에는 출석체크를 철저히 하고 결석시에는 그 사유서를 받으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반강제'가 맞는데...
도대체 왜 아이들을 방학중에도 등교하게 하는 것일까요? 오는 10월에 있는 '학업성취도평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랍니다. 여름방학 한 달이 학력 향상을 위해 몰입지도 할 시간이라면서 학교마다 우리만 안 할 수 없다며 경쟁이 붙어버렸습니다.
학업성취도평가가 뭐냐 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4.15교육자율화 조치를 취하면서 부활한 전국일제고사입니다. 전국에서 동시에 시험을 치루어 1위부터 꼴찌까지 전국의 학교를 순위를 매겨 일렬로 쭉- 세우겠다는 발상이지요.
이미 작년에 한번 등수놀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북 임실인가 그 군의 실력이 가장 높았다가 그게 조작이었다는 것이 들통났지요. 올해는 아마도 기상천외한 불법들이 판을 칠 것이 뻔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등수를 올려라 이거지요. 참 선생님들도 고달프겠습니다.
자, 그런데 문제는 교회입니다.
해마다 방학과 동시에 '여름성경학교'를 했는데, 올해는 여름성경학교를 못한답니다. 아이들이 다 학교에 가버리고 없는데 어떻게 성경학교를 합니까? 한 교회는 현수막까지 걸었다가 취소를 했고, 한 교회는 개학하기 전에 할까 고려중이고 다른 교회들은 어찌할 줄을 모르고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항의라도 해보고 싶지만 아이들이 불이익이라도 당할까봐 못하겠습니다. 방학까지 빼앗겨버린 우리 아이들.... 아이고, 우리 아이들 불쌍해서 어쩝니까? ⓒ최용우 2009.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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