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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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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문 두드리는 소리
1.계세유? 안에 계세유?
밀린 원고를 열심히 쓰고 있는데 밖에서 누가 문을 두드립니다.
"부녀회장님이 오셨나?"
가끔 부녀회장님이 무슨 서명을 받아가곤 해서 부녀회장님인줄 알고 문을 열었더니 딴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오셨시유?"
"아 예.. 저는 저 위에 있는 땡땡사에 다니는 성도입니다. 부처님 믿고 축복 받으시라고 전도 나왔습니다. 부처님 말씀 한번 들어보세요."
하면서 한 참 무슨 말을 하는데, '부처님'을 '예수님'으로 바꾸면 완전히 교회 전도대원들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뜸
"혹시 전에 교회 다니셨었나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머뭇거리며 한 참 서 있다가 그냥 가네요. 분명히 저분 전에 교회 다녔고 이집 저집 전도하러 다녔을 것입니다.
아니, 그런데 워째 지금은 부처님을 전도하고 다닐꼬?
2.우리도 별 다를것이 없지만
누군가 2층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밖에 나가보니 한 청년이 2층에서 저를 보고 1층으로 내려오네요.
"무슨 일이신가요? 2층에 영웅이네는 지금 아무도 없을텐데요"
"아, 예. 다름이 아니고 혹시 '낙원'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여호와의 증인이시죠? 참 더운데 열심이시네요. 교회에서는요 '여호와의 증인'들과는 말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거든요"
제가 먼저 그렇게 말을 꺼내니 그분은 잠시 움찔하더니 "왜 그렇지요?" 하고 조그맣게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여호와의 증인들은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지도 않고 자기들이 할 말만 공식처럼 달달 외워와서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하고 끝내잖아요. 왜 그런지 알아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피해가기 위해서지요. 만약 청년이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단 5분만에 '여호와의 증인'이 왜 틀렸는지 나는 이야기 할 수 있어요.
두 번째로 여호와의 증인들은 예수 믿는 사람들만 찾아다니지요? 우리 기존 교회에서는 전도를 잘 안 하기도 하지만 최소한 교패가 붙어있는 집은 피하거든요. 혹 예수 잘 믿고 교회 잘 다닌다고 하면 "그래요. 신앙생활 열심히 하세요" 하고 나오는데, 여호와의 증인들은 속으로 "옳지 걸렸다" 하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교회에서는 '여호와의 증인'들과는 처음부터 상종을 하지 말라고 가르쳐요"
그 청년은 제 말의 중간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틈을 주지 않고 않고 계속 더 크게 일방적으로 말을 해버리니까 중간에 끼어들 기회를 얻지 못하고 그냥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마도 속으로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 했을 것 같습니다.
"어떼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하지 못하는 심정이?"
... 그 청년은 아무 대꾸도 안하고 그냥 갔습니다.
그 청년의 뒷모습을 바라 보면서 슬그머니 미안해졌습니다. 요즘 교회 '전도대'들이 다니면서 하는 방법이 '여호와의증인'들의 수법과 별로 다르지 않기에...
3.시골사람들 속이려고?
"여기가 53-3번지 맞나요?"
어떤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려서 얼른 나가니 자주 보지 못한 아주머니가 문 밖에 서 계셨습니다.
보니 동네사람들 명단이 쭉 적힌 종이를 들고 무슨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 모양입니다.
"뭐에요? 무슨 서명을 받나요?"
"아니 뭐..동네 좋은 일을 하려고 하는데요. 이 번지에 사시는게 맞는지 확인하려고요"
"예..여기 살아요."
"근데... 젊은 분이..." 하고 뒷말을 흐리면서 알았다며 그냥 가는 것이었습니다.
들고있는 용지를 얼핏 보니, 한 정당의 마크가 그려져 있고 입당을 동의 합니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글이 있는것을 보아 아마도 정당가입을 받으러 다니는 분인 것 같았습니다.
시골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은 동네 좋은일 한다고 하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사인을 합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이 뭐냐고 물으니 놀랐는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버리네요.
원래 그 정당이 그렇게 자기 당에 가입하라고 정정당당하게 드러내놓을 만큼 정당한 정당은 아닌 모양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시골 사람들 슬쩍 속여서 가입을 받아내려 하지요.
4.문 두드리는 소리
저는 직업(작가)의 특성상 집 안에 작업실이 있습니다. 아이들 학교 가고 아내도 일터로 가버리면 혼자 집안에 남아있을때가 많아요.
집에 있으면 문 두드리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가끔 우체부 아저씨가 문을 두드리는 것 외에는 대부분 미리 연락을 하고 오는 분들이라 기다렸다가 문을 열어줍니다.
아이들이나 아내는 그냥 문을 열고 들어오지 문을 두드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예고 없이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경우는 전도하는 분들과 물건을 팔러 다니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것도 쉽지 않지만 열어주는 일도 쉽지는 않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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