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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고전예화 80. 보다 단순하고 간소한 삶
영성적 삶을 위한 바탕은 묵언, 청빈, 섬김입니다. 나의 느낌으로는 묵언, 청빈, 섬김이라는 삶의 태도가 갖는 분위기는 화려, 복잡, 번영, 사치, 성공, 높은 지명도, 최고급, 네온사인, 비싼 물건, 광이 나는 싸롱,.....이런 등등의 분위기가 아니라 무엇인가 담담, 고요, 담백, 은은한 향기, 으젓한 돌항아리, 한옥을 떠받치는 굵은 기둥, 보람, 휘날리는 산맥, 넉넉한 여유, 고귀한 단순성,.....이런 등등의 분위기라고 느낍니다.
그런데 최근 법정 스님이 쓴 <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는 명상 에세이의 한 구절이 내가 요즈음 느끼는 그 영성적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고 있어서 여기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 뒤늦게지만 나에게 소망이 있다면 새삼스럽게 견성이나 성불이 아니다. 수많은 수행자들이 이 견성과 성불이라는 늪에 갇혀 잔뜩 주눅이 들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정진 하고 있지만 나는 견성도 성불도 원치 않는다. 모든 성인들이 한결같이 말하고 있는 < 본래 청정 本來淸淨 >을 확신하고 있다. 나는 이 본래 청정을 더럽히지 않고 마음껏 드러내기 위해 정진할 뿐이다.
어떻게 하면 보다 단순하고 간소한 삶을 이룰것인가? 이것이 현재의 내 유일한 소망이다. 의식주를 비롯해서 생각이며 생활 양식등을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누리고 싶다. 사들이고 차지하고 한동안 쓰다가 시들해지면 내버리는, 그래서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소비의 악순환에서 될 수 있는 한 벗어나고 싶다. 끝없이 형성되고 심화되어야 할 창조적인 인간이 어찌 한낱 물건의 소비자로 전락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그 소유가 곧 우리 자신임을 알아야겠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살아야만 본질적인 내 삶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법정,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샘터, 174쪽 >
모르긴 몰라도 복음서에 드러나는 우리 주님의 삶의 바탕은 얼마나 담백하고 수수하고 자연스럽고 넉넉하고 단순하신가! 우리 주님은 돈 걱정, 옷 걱정, 입을 것 걱정을 뛰어 넘고 계십니다. 누구를 만나도 위압적이지도 않았고, 주눅들지도 않았고, 내세우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주님이 초라해 보이거나, 째째해 보이거나, 빡빡해 보이거나, 비겁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게 우리 주님입니다.
그리고 내가 복음서를 읽을 때마다 내가 신비하고 놀라웁게 느끼는 것은 그 주님속에서 끊임 없이 흘러나오는 < 그 무엇 >입니다. 사람을 감동 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힘이랄까? 땅을 치고 통곡케 하는 애절함이랄까? 활화산이 수백장씩 뿜어 올리는 그 힘찬 불기둥 같은 elan vital( 삶의 비약을 일으키는 힘 )이랄까? 하는 놀라운 < 그 무엇 >이 우리 주님이 서신 삶의 자리에 때로는 도도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소용돌이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들꽃편지2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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