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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무지의구름17] 관상가는 험담하는 자를 반박하지 않는다

수도관상피정 운영자............... 조회 수 2655 추천 수 0 2009.09.18 23: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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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7.  참된 관상가는 활동생활을 중시하지 않고, 남들이 자기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에 개의치 않으며,
      자기를 험담하는 자들을 반박하지 않는다.

    누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바에 따르면 우리 주님께서 마리아의 자매 마르다의 집에 들어가 계시는 동안 마르다는 내내 그분의 식사준비로 바쁘게 움직인 데 반해서, 마리아는 줄곧 그분의 발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에게 온통 귀를 기울이고 있는 동안 그녀는 언니의 분주한 활동(이것은 선익하고 성스러운 일로서, 활동생활의 첫번째 단계가 바로 이것 아니겠습니까?)에도, 그분의 더없이 귀하고 신성하고 완벽한 육신에도, 그분의 아름다운 육성과 말씀들(이는 활동생환의 두 번째 단계이자 관상생활의 첫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만큼 일종의 발전인 셈입니다.)에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찾고 있었던 것은 오직그분의 인성에서 나오는 말씀들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그분의 신성에서 나오는 지고한 지혜, 그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다하여 이 지고한 지혜를 응시했습니다. 그리고 보거나 듣는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마냥 고요하게 거기 앉아서 심원한 환희와 절박한 사랑으로 자신과 하나님사이에 가로놓인 이 드높은 무지의 구름 속으로 열심히 팔을 내뻗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이승에서는 제아무리 순결하고, 제아무리 황홀한 기쁨 속에서 하나님을 관상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중재 역할을 하는 이 고상하고 경이로운 구름이 반드시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사랑의 은밀한 움직임들을 수 없이 체험했던 곳도 바로 이 구름 속이었습니다. 왜냐고요? 왜냐하면 우리가 지상에서 터득할 수 있는 가장 높고 가장 성스러운 관상의 경지가 다름 아닌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단계' (눅 10:41)에 있던 마리아는 지상의 그 무엇도 움직이도록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자매 마르다가 우리 주님께 불평하면서 모든 일을 자기 혼자서 하도록 놓아두지 말고 마리아에게 일어나서 자신을 거들도록 해 달라고 청했을 때 마리아는 그저 더없이 얌전하고 조용하게 앉아만 있을 뿐 언니에게 보일 수도 있었을 반발감이나 불만의 기미는 털끝만큼도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로서는 자매 마르다가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할 일이 있었으며, 그래서 언니를 위해 틈을 내거나 언니의 불평에 대꾸할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나의 벗이여, 우리 주님과 이 두 자매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 -그들의 상호작용과 말과 행실은 그때 이래로 교회 안에 출현한, 그리고 심판의 날까지 출현하게 될 모든 활동가와 관상가의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자기네 삶을 그녀의 살과 조화시켜야하는 관상가들의 전형이요, 마르다는 동일한 입장에서 활동가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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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예수와 베다니 친구들 (「무지의 구름」 17장 참조)

하나님 안에서 사랑하는 벗이여, 내가 이 책을 쓰고 있는 곳은 '거룩한 땅'에 자리잡은 라트론의 트라피스트 수도원입니다. 이 수도원은 델아비브와 예루살렘 사이에 있습니다. 내방 창문에서 내다보면 여호수아가 기도로 태양을 멈추게 했다는 아얄론 골짜기의 널따란 평원이 내려다보입니다.

저 멀리로는 작은 도시 리따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3세기에 성 제오르지오가 살았고 순교한 곳입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사도 베드로가 성령강림 후에 이곳으로 와서 중풍병자 애니아를 낫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예루살렘 쪽으로 뻗어나 있는 구릉들도 바라다보입니다. 이 수도원도 아주 성스러운 땅 위에 서 있으니, 이곳은 곧 고대 도시 엠마오가 있던 자리입니다. 그러니까 두 제자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시는 말씀을 듣고 빵을 뗄 때 그분을 알아보았던 바로 그곳입니다.

수도원이 서 있는 위치 덕분에 나는 우리 주님께서 구원의 신비들을 펼쳐 보이셨던 수많은 거룩한 장소들을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작은 도시 베다니에 다녀왔습니다.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반 시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예수께서는 중요한 축제를 맞아 예루살렘에 오실 매면 이곳으로 당신의 친구 나사로와 마르다와 마리아를 찾아와 함께 지내셨습니다.

나는 사해와 여리고로 이어지는 간선도로에서 벗어나 예수의 친구들이 살던 집터 표지판이 있는 작고 아름다운 성당을 찾았습니다. 거기에서 미사를 드리며 마리아가 예수의 발치에 앉아 사랑으로 탄복하면서 말씀을 들었다는 복음서의 그 대목을 낭독하는 특전을 누렸습니다. 그 순간 분주하게 움직이던 마르다가 문간에 나타나 허리에 양손을 짚고 서서, 예수께 마리아를 부엌으로 보내 자기를 돕게 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스무 세기 동안 이곳과 온 세상에서 그러했듯이 예수의 말씀이 이 작은 성당의 고덕식 둥근 천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마르다, 마르다,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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