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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기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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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지안조의 그레고리
(Gregory of Nazianzus 329-389)

1.
오, 전능하시고 모든 것을 초월하신 하나님,
무슨 말로 당신을 찬양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혀도 당신을 묘사할 수 없나이다.
어떤 생각도 당신의 신비를 설명 못합니다.
그러하오나, 사람의 모든 말이 당신께로서 나오고
모든 생각이 당신한테서 돋아납니다.
온 세상이 당신을 증언하고
온 세상이
모든 피조물이
당신을 우러릅니다.
모든 바람이 당신께 바치는 기도로 숨쉬고
흔들리는 나무마다 당신을 찬미합니다.
모든 것이 당신으로 말미암아 지탱되고
조화로운 당신의 설계를 쫓아서 움직입니다.
온 세계가 당신을 그리워하고
만인이 당신을 열망합니다.
그러하오나, 당신은 여전히 동떨어져
홀로 계시고, 우리 손에서 멀리 벗어나 계십니다.
당신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목적이지만
우리로 하여금 당신을 이해하도록
허락하시지 않습니다.
주님, 당신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슨 이름으로 제가 당신을 부를 수 있을까요?

2.
깨어 일어나 스스로 약속합니다, 주님
오늘 하루 나쁜 짓 하지 않고
순간 순간을 당신께 제물로 바치겠노라고
제가 얼마나 죄악으로 가득 차 있는지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제가 어떻게 당신을 배반했는지
생각하면 몸이 떨립니다.
그러나, 당신은 아십니다.
지금 저의 단 하나 소원이
당신을 섬기는 그것 뿐임을.
오늘 하루 저를 당신께 몸 바친
종으로 삼아 주십시오.

3.
주 예수님, 당신은 영원한 빛들에서 오시는 빛이십니다.
모든 영적 어두움을 당신은 흩으셨습니다.
제 영혼이 당신의 밝음으로 가득 찼고
당신의 빛은 만물을 아름답게 만드십니다.

당신은 해와 달을 하늘에 달아 놓으셨고
밤과 낮으로 하여금 서로 평화로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해와 달을 친구가 되게 하셨고
저로 하여금 만나는 모든 것을 친구로 사귀게 하셨습니다.

밤에는 우리 몸에 휴식을 주시고
낮에는 생기를 불어넣어 일터로 가게 하십니다.
저로 하여금 낮에는 열심히 부지런히 일하여
평안한 양심으로 밤을 맞게 하옵소서.

이 몸을 잠자리에 눕힐 때
당신 손가락으로 제 눈꺼풀을 닫아 주시고
당신 손으로 제 머리를 받쳐주시어
안락한 잠이 제 머리 위로 내려오게 하옵소서.

4.
그리스도님, 당신 종이 불편하오니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당신을 찬양하던 혀는 말을 잃었고
질병의 고통으로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당신을 찬양 못한다는 사실에
견딜 수가 없습니다.
오, 당신의 위대하심을 다시 찬양할 수 있도록
저를 고쳐주시고, 온전케 해주옵소서.
간절히 비옵나니, 저를 버리지 마십시오.
돌아가서 이제 곧 당신을 섬기게 하옵소서.

5.
오. 주님, 아무래도 생명의 양식이 바닥났나봅니다.
제 몸은 팽팽하고 마음은 온갖 염려로 가득 차 있지만 
그런데도 이렇게, 기운이 없고 흥미도 없습니다.
불안감을 더는 일엔 속수무책이고
몸의 긴장을 푸는 일도 할 수가 없군요
어두운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머리를 점령하는데
그것들을 물리칠 힘도 저에게는 없습니다.
참나무가 바람에 시달리듯이, 그렇게
제 영혼이 곤경으로 요동치는 것입니까?
건물의 기초가 무너지듯이, 그렇게
저의 생명이 지금 티끌로 부서지는 건가요?

벗들은 더 이상 저를 찾아오지 않는데,
당신은 제 영의 형제들을 멀리 데려가셨습니다.
바야흐로 저는 당신의 교회에서 쫓겨났습니다.
더 이상 꽃들은 저를 위해 피어나지 않고
더 이상 나무들은 저를 위해 잎은 내지 않고
더 이상 새들은 제 창가에서 노래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 이웃들이 저를
게으른 죄인으로 저를 단죄합니다.
주님, 제 영혼을 일으켜 주십시오.
제 몸을 소생시켜 주십시오.

6.
제가 시편을 읽을 때 노래하는 당신을 듣게 하소서, 주님
당신 말씀을 읽을 때 말씀하시는 당신을 듣게 하시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을 때 당신 모습을 뵙게 하소서.
당신의 교훈을 실천에 옮기려 할 때 제 가슴을 기쁨으로 채우소서.

<낫지안조-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린 그는, 개인적이고 친밀한 기도의 선구자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태어나기 전까지 기도문이라고 하면 공공예배에 사용하기 위하여 작성된 엄격한 틀을 갖춘 것들이 거의 전부였다. 그런데 그가 개인적인 형식의 기도문을 쓰기 시작했고, 그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향한 본인의 깊은 감정을 표출시켰던 것이다.>

월간 <풍경소리 제91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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