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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자의 탄식-내가 왜 이럴까?

이정수 목사............... 조회 수 1712 추천 수 0 2009.10.24 09: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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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150. 어느 성자의 탄식-내가 왜 이럴까?

<침묵의 성자로 알려진 인도의 요가 수행자 바바 하리 다스는 그의 제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가운데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한 성자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숲 속에서 홀로 살았습니다. 어느 날 그 성자의 친구가 찾아 와 귀중한 <바가바드 기타> 한 권을 선물로 주고 갔습니다. 성자는 날마다 그 책을 읽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자는 쥐가 그 귀중한 책을 쏠아버린 것을 보고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성자는 귀중한 책을 쏠아대는 쥐를 쫓기 위하여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르기로 하였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려니까 고양이에게 먹일 우유가 필요하였습니다.

성자는 우유를 얻기 위하여 젖소를 키우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되자 성자는 道 닦으랴, 짐승 돌보랴, 정신이 헛갈렸습니다. 성자는 생각 끝에 짐승을 돌봐 줄 여자를 한 사람 구하였습니다. 이렇게 숲 속에서 몇 해를 지내는 동안 성자는 어느덧 커다란 집과 아내와 두 아이와 고양이 떼와 젖소 떼 그리고 여러 가지 잡다한 것들을 많이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성자는 문득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성자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혼자서 살 때, 자신이 얼마나 행복했던가! 를 돌이켜보았습니다. 그 때는 항상 신을 묵상하면서 내적 기쁨으로 충만하였었는데, 지금은 신을 묵상하는 대신에 아내와 자식들과 젖소와 고양이들을 돌보느라 끝없이 염려하고 걱정하면서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보게된 것입니다.

성자는 어쩌다가 자기가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출발점이 무엇이었던가? 어디서부터 빗나가기 시작한 것인가? 그것은 <바가바드 기타>라는 책 한 권 때문이었습니다. 그 책 한 권을 소중히 간수하려던 것이 이토록 엉뚱한 사태를 몰고 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한숨 지었습니다.

(법정,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샘터, 1990, 2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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