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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이 방망이 깎던 노인

이정수 목사............... 조회 수 1938 추천 수 0 2009.10.24 1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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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155. 다듬이 방망이 깎던 노인

그 남자는 동대문 길가에 앉아 다듬이 방망이 깎아 파는 노인을 보고 방망이 한 벌을 사기로 하였습니다. 노인은 열심히 방망이를 깎았습니다. 방망이가 거의 다 된 것 같은 데도 노인은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면서 마냥 늑장입니다. 그 남자는 그만하면 됐으니 어서 싸 주시오 했으나 노인은 못들은 척 대꾸도 없이 깎고 무게를 재보고 또 깎습니다.

그 남자는 기차 시간이 다 되어가기에 초조하고 답답하여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시오 하니 노인은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합니다. 그 남자도 화가 나서 살 사람이 좋다는 데 무얼 더 깎소 차시간이 없단 말이오 하니 노인은 퉁명스럽게 그러면 다른 데 가 사우 나는 안 팔겠소 합니다.

옥신각신하다보니 차시간이 지났습니다. 노인은 아예 곰방대에 담배까지 담아 피우면서 방망이를 이리 저리 돌려보다가 또 깎기 시작합니다. 그 남자는 다음 차를 타기로 하고 어쩌나 보자 하는 오기로 기다렸습니다. 그리고도 한 나절이 지난 후에야 노인은 다 됐다고 방망이를 내 주었습니다. 그 남자가 보기에 다 되었다는 그 방망이는 벌써부터 다 된 방망이였습니다. 도무지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입니다. 그 남자는 속으로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고는 영 불쾌한  기분으로 돈을 주고 방망이를 싸들고 집으로 갔습니다.

그 남자가 내 놓은 방망이를 받아든 그의 아내는 어디서 이렇게 좋은 방망이를 사 왔느냐고 좋아라 야단입니다. 그 남자는 방망이가 다 그렇지 좋고 나쁜 게 어디 있느냐? 하니 그 남자의 아내가 하는 말인즉 당신이 뭘 몰라서 그래요 방망이 배가 너무 부르면 힘이 들고, 배가 얇으면 다듬잇살이 펴지지 않아요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요즈음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확 풀렸습니다. 그리고 노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뉘우쳤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고,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아름다운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하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끼며 훌륭한 공예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노인도 그런 심정으로 이 방망이를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노인에 대하여 더욱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후 그 남자는 일부러 그 노인을 찾아 동대문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그 노인이 앉아 있던 자리는 비어 있었습니다.
<윤오영, 방망이 깎던 노인 중에서>

댓글 '1'

명52

2012.12.05 22:18:48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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