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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삼대

이정수 목사............... 조회 수 1916 추천 수 0 2009.11.21 11: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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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예화 486.  자린고비 삼대

할배 자린고비는 신발을 사면 사람이 보는 데서는 신발을 신고 안 보는 데서는 맨발로 다녔고, 영광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숫가락 먹고 굴비 한 번 쳐다보고, 외출했다가 귀가 할 때는 지푸라기 하나라도 들고 들어왔습니다.

애비 자린고비는 평생 외식하는 법 없고, 새 옷 사서 입는 법 없고, 기분 내는 법 없이 살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30층 빌딩을 사서 임대업 사장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들 자린고비가 아빠 빌딩에 갔습니다. 새로 입사한 빌딩 관리인은 초라한 옷차림을 한 아이가 사장님의 외동 아들인 줄 까맣게 모르고 門前薄待(문전박대) 하였습니다. 아들 자린고비가 이 빌딩 주인이 자기 아버지라고 쪼아대자 관리인이 사장실에 물어보니 사장 아들이 맞다는 것입니다.

관리인은 백배 사죄하고 아들 자린고비를 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로 안내하였습니다. 그러자 아들 자린고비는 관리인 아저씨에게 멀쩡한 팔 다리 놔두고 뭣 댐시 전기 값을 낭비하느냐면서 30층을 걸어서 올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애비 자린고비가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이 감감 무소식이라 관리인에게 연락하니 관리인 왈 도련님이 전기 값 아낀다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 늦는 모양이라고 하였습니다.

한 참 후 아들 자린고비가 이만 하면 자린고비 삼대로 손색이 없지요? 하는 양으로 땀을 빨빨 흘리며 자랑스럽게 사장실에 나타났습니다. 아들 자린고비를 맞은 애비 자린고비는 칭찬은 커녕 오히려 어리석은 놈이라고 책망하였습니다.

애비 자린고비는 비서를 불러 아들 자린고비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올 때 드는 비용과 30층 올라오는 동안 아들 자린고비가 소모한 체력을 보충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하여 보고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잠시 후 비서가 가져온 보고서를 보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경우 드는 비용은 1,000원, 체력 소모를 보충하는 데 드는 비용은 3,500원이었습니다(짜장면 한 그릇 값). 애비 자린고비가 이 보고서를 아들 자린고비에게 보여주면서 하는 말이

“얘야, 아무나 자린고비가 되는 것이 아니란다. 자린고비도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하는 것이야. 이 보고서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무조건 아낀다고 자린고비가 되는 것이 아니야. 자린고비도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것이야. 알겠니?” 라고 하였습니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잠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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