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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실패자
KBS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한 여대생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말해
논란(論難)이 일어나고 있다.
그녀는 키도 경쟁력(競爭力)이므로,
키 작은 사람은 싫고,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학생 말대로 한다면
대한민국 남자 80%는 하루아침에
실패자가 되어버렸다.
나폴레옹, 모택동, 박정희, 김정일도
루저요, 꽃미남 장동건도
루저에 속한다면,
그럼 나는 어쩌란 말인가.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가
남자들의 자존심(自尊心)을 구기고,
일부 여성은 키 작은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까지 본다고 하니
인생이 더욱 허무하다.
키 큰 남자들은 졸지에
자신감이 생겨 더 당당하겠지만,
한순간에 루저가 된 남자들은
더 주눅 들고 열등감까지
생겨나는 것은
루저란 실패자, 패배자란 뜻과 함께
‘쓰레기’라는 은어(隱語)까지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키 작은 남자가 살인자보다 나쁘다는
인터넷 투표 결과가 있듯이,
키 작은 것이 죄(罪)가 되는 세상에
이번 일은 웃음으로만
넘기기엔 씁쓸하기도 하다.
어찌 보면 이러한 현실들은
지금 이 시대의 단면(斷面)이기에
그 학생에게만 책임을 지우게
할 수는 없다.
연예인도 아니고 일반인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모든 초점(焦點)이
그녀에게만 맞춰져 있다는 것은
더욱 부당한 일이다.
오히려 이번 일을 통해
우리 사회(社會)의 뿌리 깊은 문제점이
무언인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는 방송(放送)지상주의다.
'나는 키 작은 남자와 사귈 수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공영방송 토론(討論) 질문 내용이다.
방송에 대해 최소한의 고민조차
하지 않은 프로도 문제지만,
대답 역시 막상막하(莫上莫下)다.
그것도 모자라 제작진은 친절하게
‘loser’라는 자막(字幕)까지 깔아 주었다.
아무리 소재가 떨어지고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그렇게 자극적인 소재를 갖고
이슈거리를 만들어 낸다는 자체가
방송의 한계(限界)를 스스로
드러낸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번 일로 우리사회는 지금
얼마나 그릇된 가치관 속에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잘못된 가치관 때문에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살(自殺)을 하고 있는가.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막아야 할
방송이 이것을 악용(惡用)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방송지상주의의
문제점을 또 한 번
만천하에 드러낸 꼴이다.
방송출연은
모든 사람에게 참 매혹적이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고양이 앞에 쥐가 된다.
방송은 어느 덧
새로운 종교(宗敎)가 되어버렸다.
교황이 교서를 내리듯,
방송에서 말한 내용들은 현대인의
삶의 지침이 되고 있다.
일반인이 자기 생각을 말한 것을
갖고 이리도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방송의 사회적 기능과 함께
종교적(宗敎的)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태도는 더 큰 문제다.
둘째는 외모(外貌)지상주의다.
외모지상주의란
외모는 개인 간 우열뿐 아니라,
인생의 성패(成敗)까지 좌우한다고 믿는
사회 풍조를 말한다.
옛날에는 먹고살기 힘들어
자신을 돌아 볼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경제적인 안정을 얻자
자연스럽게 외모(外貌)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잘난 외모를 선호하는
이러한 사회 풍조(風潮)는 어느 덧
외모지상주의를 만들었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와도
외모가 받쳐주지 않으면
취직도 결혼도 힘든 세상이 돼 버렸다.
또한 대중매체는
말초적인 관심사를 확대 생산함으로
상업적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
덕분에 성형외과와
다이어트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폐해(弊害)와 비할 수 없는 것은
가치관 혼란에 있다.
어느 덧 외모는 인종이나 종교만큼
차별화를 가져다주며,
청소년들의 꿈을 왜곡시키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소외(疏外)시키고 있다.
셋째는 물질(物質)지상주의다.
‘미수다’출연진은
대한민국 대표(代表)로 나선자리인데,
그녀가 한 말 때문에
외국인 출연진들이 황당해 하는
표정이 아직도 생생히 떠올라 씁쓸하다.
‘자신이 뛰어난 능력이 있다면
상대방을 채워라,
그렇게 자신이 없는가’ 라는 말에
그녀는 계속해서
자기합리화라는 극치(極致)의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물질만능 사상에 젖어들었단 말인가.
사랑은 있어도
단칸방에서는 못 산다는 세대,
결혼(結婚)은 당연히 조건을 봐야하는데
조건만 맞으면 사랑 없어도
가능하다는 세대,
환경과 상관없이 명품 한 두 개쯤은
지니고 다녀야
사람 취급받는다는 세대...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이해(理解)해야 한단 말인가.
이렇듯 그녀의 말 속에는
방송과 외모 그리고 물질지상주의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루저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인생의 목표가 없는 사람이
진짜 실패(失敗)자다.
곤충학자 파브르는
날벌레들의 생태를 연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앞에 있는 어느 날벌레가
아무 생각 없이 돌기시작하면
다른 벌레들도 무조건
따라서 같이 빙빙 돈다는 것이다.
바로 밑에다 먹을 것을 갖다 놓아도
먹지 않고 무려 7일이나
돌다가 굶어서 죽어가더라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날벌레처럼 목적 없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지만 목표가
없는 사람이
87%나 된다고 한다.
실패자란 결국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목표를 정하지 않아
헛도는 날벌레처럼 소중(所重)한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이다.
끊임없이 성장(成長)하는 사람은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한 후 또 다른 이상적인 목표를
설정하기에
성공할 수밖에 없다.
온대 지방에 사는 꿀벌들을
열대 지방으로 이동시켜 실험을 해보았더니,
벌들이 겨울이 오지 않자
꿀도 안 모으고 오히려 사람을 쏘아댔다.
목표가 없으면 이렇듯
삶은 진부해 지고
파괴적인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목표가 없는 사람은
이미 인생의 길을 잃은 사람이요,
100% 실패자가 될 확률(確率)이 있기에
그는 루저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둘째는 돈이 목적(目的)인 사람이 루저다.
사람은 나름대로
인생의 목표를 갖고 있다 해도
어떤 목적을 갖느냐에 따라
인생의 질(質)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인생의 목표를
나이에 따라 탐구욕,
소유욕, 성취욕, 정치욕으로 바뀌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물질이 생의 목표가 된다면
100% 실패자 인생이다.
김훈의 ‘밥벌이의 지겨움’을 보면
모든 밥에는 낚시 바늘이 있어
먹으면 먹을수록
돈을 벌면 벌수록 매인다는 것이다.
겉으론 환상의 시대 같지만
실상 고독과 불안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은
거라사 광인(狂人)처럼
온갖 사슬에 묶여 있으며
괴성을 지르고 옷을 벗는다.
그러므로 목표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그 날에도 부끄럽지 않으려면
속히 생의 목적이 돈에서
사람을 얻는 것으로 바꿔야만 한다.
주유소를 경영하는 김현철씨는
어릴 때부터 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듯 했으나,
어느 집 또 담을 넘으려다 그 가족들의
화목한 모습을 보고서
생의 목표(目標)를 바꾸었다.
그는 말통 기름 배달원 경험을 살려
기름을 팔기 시작하면서
1L당 1원씩 기부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했는데 지금은
네 개의 주유소를 통해
연간 몇 천 만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버느냐고 물으면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기부하면 할수록 돈은 벌려요’
그처럼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면
돈은 저절로 들어온다.
그런 사람이 진정한 성공(成功)자다.
하지만 사람은 안 보이고 돈만 보인다면
볼 것 없이 그 사람은
철저히 루저 인생(人生)이다.
셋째는 우선순위(優先順位)가 없는 사람이
진정한 실패한 인생이다.
어느 경영학 교수가
항아리에 큰 돌을 먼저 넣고
작은 자갈을 또 넣었다.
마지막으로 모래를 집어넣자
항아리는 가득 찼다.
그런 후에
교수는 항아리를 다 쏟은 후
이번에는 반대 순으로
모래, 작은 돌, 큰 돌을 넣자
다 들어가지가 않았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 실험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자,
학생들은 시간의 계획성과
자투리 시간 활용 등에 대해 답하자,
그는 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큰 돌을
먼저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규모는 11위이지만
삶의 질은 OECD국에서 최하위다.
왜 이런 결과가 생겨났을까.
분주함에 원인이 있다.
분주함이란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는 삶을 말한다.
우린 가족끼리도 타인처럼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른다.
그런 상태(狀態)에서 돈을 번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무리 급해도
노를 저으려면 로프를 푸는 일이
급선무(急先務)이듯이,
가장 기본적인 일이 우선순위가
되어야만 더불어 삶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가 있다.
‘그렇게도 자신이 없어요?’
그 방송에서 외국인의 질문은 지금
우리 자신에게 하는 듯 했다.
상대방의 조건보다도
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빛낸다면
키가 문제가 아니다.
분명한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물질보다 사람을
더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그리고 가치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그는
다른 사람을 기댈 필요가 없는
확실하게 성공(成功)한 사람이 될 것이다.
주여,
어릴 때부터
키 때문에 상처가 컸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키가 아니라
자신감(自信感)의 크기에 따라,
돈이 아니라
사람의 가치(價値)에 따라,
분주함이 아니라
우선순위(優先順位)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남을 기대려는 마음이 아니라,
돌아보고
섬기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2009년 11월 28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경포호수’ 카페 자유게시판
공지(피러한 그림...)를 읽어보세요.
주위에 혹 해당되시는 분이 계시면 소개 많이
해 주세요^*^
사진허락작가ꁾ투가리님 갈릴리마을(우기자님 제임스박임)
^경포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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