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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을 기다리는 신부

김학규............... 조회 수 3097 추천 수 0 2010.02.02 15: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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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의 일입니다. 내가 터키로 성지순례를 갔을 때였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동네 자매들과 어울려 축제의 춤을 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왠지 낯 설은 이방인의 춤이었지만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동네사람들의 말로는 그 신부가 신랑을 기다리면서 집 앞에서 기쁨의 춤을 추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천사처럼 아름다운 터키 신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신부의 친구들이 외국인이니까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미녀 신부와 찰깍 기념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나중에 그 사진을 보내주려고 했는데, 그만 주소를 적어오지 않았습니다. 툭하면 튀어나오는 건망증,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사진이 나오면 꼭 보내준다고 했는데, 그 사진을 지금까지 보내주지 못해서 좀 서운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그 대신 그 사진을 보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그 신부와 신랑이 예수님을 믿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 신부와 신랑이 멋진 사진 몇 장 받는 것보다,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게 된다면 그것보다 더 크고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몸단장하고 흰 예복을 입은 채, 밤에 도착하는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신부가 예쁘게 화장도 안하고, 드레스도 안 입고, 늘 입던 평상복으로 신랑을 기다린다면 그 결혼식은 맥이 빠지고 말 것입니다. 아마도 신랑은 실망을 해서 그 결혼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설레는 마음과 사랑의 열정과 기본 매너가 결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종말의식을 갖고 살아야 하는데, 그것은 곧 밤에 오는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을 상실할 때 영원한 천국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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